10월, 전인화씨를 만나다

노주현이 전인화에게

by 에이포

10월 10일, 가을치곤 꽤 쌀쌀했던 월요일 점심쯤 전인화씨를 만나게 되었다. 패딩 비슷한 옷을 걸치고 있어서 추운 날씨임에도 따뜻해 보였다. 한번도 가본적 없었던 근처 감자탕집에서 같이 점심을 먹은 후 주변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R: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J: 안녕하세요. 저는 경제학과 21학번 전인화입니다. 21살입니다.


R: 요즘은 어떤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계신가요?

J: 저는 학교에서 시간을 자주 보내는데 강의 듣는데 시간을 많이 씁니다. 원래 더 많이 듣다가 수업 하나를 드랍해서 19학점을 듣고있어요. 그래도 주현씨보다 6학점을 더 듣네요(웃음)

수업 이외에도 영어회화학원을 다니고 있고 책도 읽을려고 하는데 시간이 없네요.


R: 영어 회화학원을 따로 다니고 계신건가요?

J: 네 영어를 잘하고 싶어서 영어회화학원을 따로 다니고 있습니다. 근데 요새 며칠 빠져서

빨리 나가야 하는데 말이죠.


전인화씨는 여느 대학생들처럼 수업을 열심히 듣고, 자기계발을 위해서 영어회화학원을 다니고 있었다. 수업도 열심히 듣지 않고, 자기계발은 쥐똥만큼도 안하는 나랑 많이 대비되어 보였다.


심지어 나랑 같은 수업을 하나 듣고 있었는데 필기한걸 보니 갑자기 창피함이 밀려오기도 했다. 내가 이 사람이랑 다른 수업을 듣고 있는건가..? 다음 질문으로는 전인화씨가 전에 썼던 글에 기반해 좀 더 깊은 질문을 해보았다.


R: 서강대학교 생활에는 만족하시나요?

J: 만족도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적이 없는데.. 5점만점이라면 3점을 줄게요. 일단 2학년 되고 공부를 너무 안하고,, 새내기때 더 많이했던거 같아요. 그래도 수업시간엔 졸지않고 열심히 듣고 있어요. 필기한거 보셨죠?

이번학기보다 저번학기가 수업내용이 더 만족스러운 것 같아요. 저번 학기때는 국제 정치론이 재밌었는데 이번 학기엔 그정도로 재미있는 수업은 없네요.

또 이번학기엔 새로운게 많았습니다. 대면수업, a4, 등등,, 1학기때는 대면 수업을 하나도 안했는데 집중은 잘되더라구요.


R: 전에 쓰셨던 글로 보았을때,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지 못한 이후로 생긴 우울감에서 어떻게 생각이 바뀌게 되셨나요?

J: 일단은 우울감에 빠진 이유가 작년에 사람을 많이 안만나다 보니 기존의 생각의 틀에서 벗어날 요인이 적었어요. 그래서 더 이 대학에 갈수 있었는데 왜 떨어졌을까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는데 좀 대학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고 다른 사람들도 열심히 하는걸 보며 내가 뭐라고? 이런 생각에 스스로 자기계발을 해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R: 수능이 50일도 안남은 고3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J: 파이팅.


이런 인터뷰를 처음 해봐서 약간 긴장이 되기도 했는데 전인화씨가 상당히 편하게 대화를 이끌어주었다. 중간중간 유머도 섞으며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보니, 음, 상당히 대화하기 편한 상대라고 느꼈다.


전인화씨는 상당히 ‘수업 내용’에 포커스를 맞추고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 또한 스스로 생각의 확장을 위해 노력하는 것 처럼 보였다. 내 관점으로 바라볼땐, 아주 마인드가 건강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나에게 대학은 그저 와야 하니까 온 곳이지 수업내용, 학문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그러나 수업 내용에 주목하며 재미를 느끼는 전인화씨를 보며 이사람은 정말 ‘대학교’를 다니고 있구나. 스스로 대학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R : '겁'에 대해 여쭤보고 싶어요. 나의 것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것을 어려워한다고 하셨고, 이에서 벗어나기 위해 A4에 지원하셨다고 했는데, 많이 바뀌었나요?

J: 저의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진 않은데요, 이 동아리안에선 좀 다른 것 같아요. 정말 대학에서 만난 사람들한테 속 얘기를 하는게 쉽지 않은데 글 주제가 다 속마음을 써야하니 오히려 애매하게 아는 사람이 아니라 처음보는 사람이라서 속마음을 드러내기 더 편한 것 같기도 해요.

제가 블로그를 하는데 다 이웃 공개거든요. 제 글, 사진 이런거를 남이 보는걸 싫어해요. 그래서 전체적인 생각에 크게 변화는 없지만 한발자국쯤은 앞으로 나간거 같습니다.


R: 원래 친구들한테도 많이 얘기를 안하시나요?

J: 친한 친구들한테만 하는 편인거 같습니다. 이유를 생각을 안해봤는데,, 친구들이 저랑 다 비슷한데 이유를 들어보니 남들에게 굳이 내 힘듦을 말하면 듣는 사람도 기분이 안좋아지는게 싫고 혼자 삭히는게 더 낫다고 생각해서인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비슷한 이유인 것 같아요.


R: 세상을 이해하는 데에 나만의 기준이나 철칙이 있다면?

J: 옛날에는 그런게 확고했는데 요즘은 없어요. 다만 차이가 있다면 어렸을 때에는 어딘가에서 상식을 주워듣고 이게 맞아! 하면서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평가를 했다면 지금은 다양한걸 수용하는 시기라서 상대주의적 마인드를 가지고 이해하려고 합니다. 언젠가는 확고한 기준이 세워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겁에 대한 질문은 내가 스스로에게 늘 던지던 질문이었기 때문에 하게 되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잘 말하지 않는 이유는 나와 조금 달랐지만 충분히 이해가는 이유였다.


전인화씨가 전에 썼던 글과 답변하는 것을 보며 상대주의적 마인드를 가지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나 또한 현대사회에서 과잉된 정보를 잘 받아들이기 위해선 상대주의적인 생각이 중요하다고 느꼈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자기 주관 없이 휩쓸리던 어린 시절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주관으로 객관적인 판단을 하려는 모습을 보니, ‘어른’같다는 말이 어울릴 것 같았다.


R: 타인에게 나의 말 혹은 행동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본인으로 하여금 의식하게 하나요?

J:아니요. ‘나는사람들에게영향을주는사람이되고싶다’라고말하는사람들이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 안해요. 의도치 않게 영향을 줄순 있겠죠? 하지만 그것을 의식 하고 행동하진 않아요. 제가 애초에 예민한 편이거든요. 싫어하는게 많기 때문에 다른사람이 싫어할수도 있을 것 같은 것을 생각하며 민폐끼칠 수도 있으니까 조심스럽게 행동하게 되어요.


R: 우울감에 자주 빠지시나요? 빠진다면 나의 해결 방법은?

J: 혼자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자주 빠지는 것 같은데 최근엔 바빠서 그럴 시간이 없었어요. 빠지만 빠진채로 둡니다. 일기를 많이 써서 나중에 이 순간의 감정을 읽어보는게 재밌기도 하구요. 주변인들에게 말하기보단 혼자 글로 써내려가는게 더 나은거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부러웠다. 우울에 대해서 어른스럽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 스스로 감정을 절제할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았다.


R: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J: 모르겠어요. 제가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하진 않잖아요. 어떤 데에선 내성적일수도 어떤 데에선 사교적인 사람일 수도 있는데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지 않고 각자가 기억할 수 있는 최선의 형태로 남고 싶어요.


R: 마지막으로, 나에게 나란?

J: 되게 어려운 질문이네요. 바로는 답변 못하겠지만 제 선택에 확신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주변 어른들이 말하는 안정적 삶이 싫은건 아니지만 남들따라 인생을 살고 싶지도 않고..저만의 기준을 갖고 생각해봐야 하잖아요? 그래서 아직은 기준이 없는 나이지만 언젠간 확신을 갖고 기준을 세울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R: 인터뷰 감사합니다.


이로써 전인화씨와 진행했던 1시간가량의 인터뷰가 끝났다. 난 이 사람을 1시간의 인터뷰로 단정할 순 없다. 하지만 그 시간동안 대화를 나누며 받은 인상은 상당히 큰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대화할 때 상대를 편하게 해주며 행동에 있어서는 상대를 배려한다. 다른 사람들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주관을 갖고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인터뷰를 하면서도 배울점이 정말 많은 사람이라고 느꼈다.


글에서 보이는 단단함은 실제로도 전인화씨를 두르고 있는 듯 했다. 그녀의 돛단배가, 자신만의 대답을 안은 채로 육지에 닿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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