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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은 Sep 06. 2022

쌍봉사 일기 7/19(화):인류의 미래

인류는 지구를 넘어선 문명이 될 수 있을까

<코스모스>를 다 읽었다. 

<코스모스>와는 크게 관계가 없는 생각일 수도 있는데 아래 같은 생각들을 해보았다.


과거 문명시대 이전의 한 인간이 주변을 파괴하려는 본능을 이기지 못했을 때, 그가 가할 수 있는 위해는 숫자로 따졌을 때 수 십 명 이내의 사람에 그쳤을 거다. 이후에 사회체제가 발달하며 한 사람의 폭력성은 경우에 따라서 매우 거대한 한 국가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근대 이전에 가장 넓은 영역에 그러한 폭력의 영향을 끼친 경우는 아마 몽골제국일 것이다.


그래도 그 시절까지는 과학기술의 수준이 그 이전의 시대와 비교해 엄청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기에 인류 전체에 영향을 끼치지는 못 했다. 인류 그리고 한 인간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과학기술의 힘이 점차 발달하면서, 기술을 무기로써 활용하는 집단에게 인간 개개인은 아무리 많은 숫자가 모여도 이에 대항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심지어는 경우에 따라서 인간 개인은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 채 죽을 수 있게 되었다. 과학과 기술이 더욱 발전한다면 다른 인간에게 위해를 가하는 기술 또한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이다. 현대의 국가처럼 힘을 투사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진 집단뿐 아니라 기술이 고도로 발전한 언젠가는 의사결정 과정이 매우 단순한 불법적 조직들조차 인류 전체를 파멸시킬 힘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한 개인의 단위로 보아도 누구나 손쉽게 다른 사람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술은 발전할 것이다. 현재도 이미 세계 곳곳에서 누군가 마음만 먹는다면 수십 명의 사람을 살해하는 게 가능하다. 미래에는 그런 공격이 아무런 증거도 남기지 않은 채 가능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에 반해 한 개인이 누군가의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기술이랄 것은 크게 발전하지 못했고, 그런 발전의 방향은 쉽게 예측되지도 않는다. 그렇기에 개개인은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더라도 다른 누군가로부터 위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예방적 차원의 힘에 기대야 하고, 따라서 권력에 큰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게 된다. 현대의 민주주의 국가도 개인에 비해 정부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힘과 권력을 가지게 되면 언젠가는 그 의사결정 구조에 큰 위험이 생길 수 있다.


현재 사회의 다양한 의견들 중 단순히 기후변화, 핵전쟁 등 가시적인 몇 가지의 공포들만 잘 넘긴다면 인류에 아름다운 미래가 올 거란 예측들을 여럿 볼 수 있다. 하지만 전 지구적으로 매우 안정된 사회체제나 인간 개인 정신의 철저한 개조가 없이는 고도로 발달한 우주적 규모의 힘을 제대로 통제할 수 있는 문명은 존재가 거의 불가능하지 않나 생각한다. 인류 문명이 지구를 넘어선 우주적 문명이 되기 위해서는 그만큼 거대한 힘을 통제할 수 있는 기술적 수준을 달성해야 하지만, 그 힘이 우리를 파멸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또 사회와 인간 개개인의 본능이 이를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아직 은하 단위의 거대한 외계 문명을 발견하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인류 수준의 문명을 이루어 내는 것 또한 매우 어렵고 확률이 낮은 일이지만, 이를 넘어서 여러 행성을 넘나드는 은하적 규모의 문명을 이루어 내는 것은 이보다 훨씬 낮은 확률의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한 번 영원한 번영의 방향이 어떤 것들이 있을까 시나리오를 생각해보자.


쓰다 보니 이 내용에 대해 더 쓰고 싶단 생각이 사라진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하고 시간이 조금 지나니 이와 관련된 생각이 잘 생겨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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