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를 하며 깨달은 것
내가 생각하는 미니멀리스트: 최소한의 것들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사람
군대에서 병사로 복무하며 깨달은 것은 생각보다 자주 사용하는 물건이 몇 개 없다는 것이다.
밥은 식당에서 나오는 군대의 특성상 조리도구는 필요하지 않았다.
자주 사용하는 것: 안경, 군복, 운동복, 속옷, 양말, 수건, 핸드폰, 핸드폰 충전기, 아이패드, 아이패드 충전기, 헤드셋, 컵, 정수기, 치약, 칫솔, 면도기, 면도 크림, 샴푸, 바디워시, 세면 바구니, 세탁기, 건조기, 이불, 캐비닛
이렇게 적어보면 많은 것 같지만 적당한 여행용 캐리어에 모두 들어가는 사이즈다.
이 정도의 물건을 가지고 생활했을 때 엄청나게 불편할 것 같은 내 생각과는 달리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생각보다 마음이 홀가분했으며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불을 끄고도 찾을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으로 사회에 나와서 정말 최소한의 것들로만 살아보자는 생각을 하고
집에서 내가 자주 사용하는 것 이외의 것들은 모두 버렸다.
(물건을 보았을 때 자주 사용하지 않지만 설렘이 느껴진다면 그 물건은 보류하였다.)
그랬더니 100L 종량제 봉투를 5개를 채울 수 있는 용량이 나왔다.
중고나라에 자주 사용하지 않는 것들을 모두 판매하고 나온 금액은 30만 원이 넘었고
집의 공간은 이전과 달리 훨씬 쾌적해졌고 행복한 감정과 후련함이 가슴을 채웠다.
나는 이때 깨달았다.
"내가 좋아하는 물건으로만 집을 채운다면 행복하구나"
생각보다 집에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물건, 버리기 아까워 사용하는 물건들이 많다.
예를 들어 오래 사용해서 색도 바랬고 표면이 거칠거칠한 수건, 보풀이 잔뜩 일어난 양말, 자주 입어 색이 해진 옷, 예쁘지만 입었을 때 자신감이 생기지 않는 옷이 있다.
아주 사소한 것들이지만 이것들을 버리고 품질 좋은 것을 필요한 만큼만 가지고 있었을 때 느껴지는 만족감은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만족감이었다.
옷장을 열더라도 내가 좋아하고 자주 입는 옷들이 있어 고르기도, 옷장의 공간도 여유로워 옷을 꺼내 입기도 편안하고 샤워하고 나오면 부드러운 수건이 몸을 감싸주며 나가기 전 보풀 하나 없는 깨끗하고 촉감이 좋은 양말이 나가기 전 자신감을 북돋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