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앵커엄마 Mar 08. 2024

우리 아이는 왜 말끝을 흐릴까 2

주눅 들었거나, 거짓말하거나

자신이 없어 주눅 들고 위축되는 아이들을 동굴 밖으로 끌어내보자고요.  <우리 아이는 왜 말끝을 흐릴까 1>에 이은 2탄 시작합니다.


#. 자신감 키우기 프로젝트


자신감을 키우는 첫걸음은 자존감을 높이는 것입니다. 자존감을 높이면 자신감도 덩달아 생깁니다. 자존감(Self-esteem)은 말 그대로 나 스스로가 소중하다고 믿는 마음입니다.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충분한 사람이야. 그래서 존중받아야 해.' 스스로 믿게 만들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조언은 여기에서 끝나는데요, 저는 이다음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 아이에게 "누가 존중해야 할까"를 꼭 물어보세요.


 나를 존중하는 사람, 가장 먼저 나 자신이 되어야 합니다. 이 세상에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등등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런데 나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일지라도, 부모보다 더 많이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이 있다, 그것이 바로 너 자신이다!라는 메시지를 꼭 전하셔야 합니다.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주눅이 들고 위축될 때마다 제가 늘 해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 주눅 든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줄까?


"스스로 나를 믿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믿어주지 않아.

내가 스스로 용기 있다고 생각해야 남들도 내가 용감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다른 사람은 다 아니라고 말해도, 내가 할 수 있다고 믿는 게 중요해.

스스로 할 수 있다고 믿으면!

내일은 조금 더 쉽게 할 수 있을 거야.

지금 당장 그 일이 어려운 게 중요한 게 아니야.

이 어려운 걸 내가 한 번이라도 '도전'해봤다는 게 중요한 거야.

하루하루 도전하다 보면 너는 이미 그 일을 잘하고 있을 걸?"


그러고는 이 말을 3번 외치게 합니다.


"나는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아이의 표정이 밝아집니다. 말끝을 흐리는 아이의 상당수는 자신 있게 말하는 방법을 몰라서 두려운 건지도 몰라요. 인간의 심리를 좌우하는 가장 큰 적은 '불확실성'이 아닐까요? 내가 실수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상대에게 비난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상대방이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그런데요,  다른 사람의 평가가 그리 중요한가요? 어차피 인생이잖아요. 타인의 말에 쉽게 휘둘리는 사람은 인생을 살아가기가 힘듭니다. 다르 사람의 평가를 기다리며 인생을  이걸 아이에게 계속 말해주어야 합니다.


"아무도 내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아. 그러니 내가 믿는 대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꿋꿋하게 하면 되는 거야."

 

또, 모르면 어때요? 이제 고작 10년도 살지 않은 아이들입니다. 7살인 아이가 어려움을 토로할 때마다 저는 이렇게 말해줍니다.


"너는 이제 고작 6년 좀 넘게 살았어. 모르는 게 당연하고, 못하는 게 당연한 일일지도 몰라. 그런데 그렇다고 지금 도전하지 않으면 앞으로 네가 살아야 할 60년도 똑같이 어려운 일로만 가득할걸?"


내 생각을 자신 있게 말하면 됩니다. 내 마음을 어둡게 만드는 불확실성이라는 베일을 자기 암시로 걷어낼 수 있게, 우리 아이들에게 용기를 줘보자,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어디서 말을 해줄까?


모든 건 전략이 중요합니다. 같은 말이라도, 어떤 환경에서 해주느냐에 따라 효과가 배가 될 수 있습니다. 최적의 위치는 잠자리입니다. 잠들기 전 불이 다 꺼지고 난 뒤 손을 꼬옥 잡든, 팔베개를 하든 신체 접촉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크게 2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부모와 신체접촉으로 인한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고요,

둘째, 불안 요소 차단 효과가 있습니다.


우리가 무섭거나 두려운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하는 행동은 무엇일까요? 바로 눈을 질끈 감는 것입니다. 내게 불안감을 주는 외부 요소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은 눈을 감는 것, 그래서 외부의 자극요소와 나를 분리하는 가장 쉬운 행동. 시야를 차단하면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무언가 커다란 물건이 내게 날아들었다?

눈을 질끈 감고 몸을 움츠리죠.


누군가 나를 열받게 했다?

눈을 질끈 감았다가 번쩍! 부릅뜹니다.


엄마의 잔소리가 너무 많다?

눈을 감고, 귀를 막습니다.

(Feat. 이거 안 해본 분 계시면 제가 손에 장을...)


눈을 감는 행위는 나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 기제 중의 하나입니다. 심리적으로 예민한 아이가 온갖 자극으로부터 고통받고 있을 때, 불을 끄고 -혹은 따뜻한 느낌이 나는 조명만 살짝 켜고- 가장 안정감을 느끼는 존재인 부모와의 신체접촉으로 위로받는 시간. 잠자리가 유일합니다. 잠들기 전 하루를 정리하면서 차분하게 아이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하루아침에 변하기는 어렵지만,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 법입니다. 바위처럼 단단한 아이의 두려운 감정을 낙숫물로 또옥 또옥 떨어뜨려 두드린다고 생각하시고, 매일 한 마디씩 긍정적인 말을 해주세요.


"너는 소중한 사람이다. 너는 할 수 있다. 엄마아빠는 너를 믿는다."


주의할 점은, 부모가 절대 조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아이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올 때까지, 언젠가 아이가 비상할 그날을 기다려 주세요. 육아는 부모가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고 했습니다. 부모에게도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남들보다 조금 늦어져도 괜찮다, 오늘 큰소리로 발표 못 해도 괜찮다, 내일 더 노력해 보자, 너는 할 수 있다, 부모에게서 이런 응원을 받으면 얼마나 힘이 나겠습니까.

경쟁 사회에서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는 끊임없이 남들과 비교하고, 비교당하고, 앞서거니 뒤서 거니 전력질주합니다. 굳이 현대 사회의 병폐라고만 볼 수 없는 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 사는 세상은 다 비슷한 것 같습니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는 속담도 있지 않습니까? 항상 남들보다 앞설 수는 없다는 걸 받아들이면 됩니다. 차분히 기다리고 인내하는 것. 어른도 잘 안 되는데, 아이가 쉽게 될 리가 있나요. 아이를 믿고 지켜봐 주십시오.


#. 거울아, 거울아!


잠자리에서 기분 좋게 자기 암시에 성공했나요?

그럼 다음 날 아침에는 이걸 하셔야 합니다.


아이와 함께 거울 앞에 서세요.

그리고 거울을 보며 말을 합니다.


"나는 할 수 있다.

실수해도 괜찮다.

일단 해보자!"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는 타인과 눈을 마주치기 힘들어합니다. 그렇다면 거울만큼 훌륭한 연습 대상은 없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암시하기 위해서 거울만큼 훌륭한 스승도 없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거울 앞에서 다짐하는 순간을 만들어보세요. 하루, 단 1분이면 됩니다. 그 마법 같은 시간이

아이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진짜 마법이 됩니다. 딱 한 달만 해보시길 권합니다. 분명 변화가 생길 겁니다. 아이에게도, 그리고 어른에게도요.


심리학자인 김정호 교수님이 공저한 <말의 알고리즘>이라는 책에는 말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가 담겨 있습니다. 나의 말을 가장 먼저 듣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며, 그게 무엇이든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거울 속 나에게 말을 걸어보게 하세요. 그리고 스스로에게 있다는 믿음을 심어줄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입니다. 내가 나를 사랑할 때 인생도 나를 사랑하게 된다! 말하는 대로 꿈이 이루어지는 현실을 아이가 선물처럼 받게 되길 희망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남들 앞에서 발표할 때 긴장하는 아이들을 위한 멘털 케어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매거진을 구독하시면 좋은 정보를 놓치지 않고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럼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 아이는 왜 말끝을 흐릴까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