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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온 Jul 22. 2024

하루를 적는다는 것

일기, 그리고 기록

초등학교 이후로 일기와의 연결 고리는 잠시 끊어져 있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오랜만에 만난 소꿉친구를 통해 '다이어리'라는 것에 관심을 보였던 나는 잘 쓸 수 있을까? 하는 걱정부터 앞섰다. 쓰려고 마음먹고 시작했다가 적응하지 못한 채 작심삼일로 끝나 구석에서 먼지 쌓이는 일이 종종 있었기 때문에 결정하는 게 어려웠던 것 같다. 생각의 무게로 인해 쉽게 발을 떼지 못하고 있던 나를 보며 친구는 말해줬다. 그동안 지켜봐 왔던 내 모습들에 대해 하나둘씩 던져 준 한마디 덕분에 고민하고 있던 생각들이 눈 녹듯이 사라졌다.

교보문고에서 처음으로 산 첫 다이어리. 설레는 마음으로 포장지를 뜯으며 펜을 들고 책상 앞에 앉았다. 처음이라 샘플을 보며 참고할 수밖에 없었지만 쓰다 보니 걱정과 다르게 꾸준히 기록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게 8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이어리를 쓰며 느낀 것 중 하나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오고 가는 대화나 느끼는 감정, 그리고 미세하지만 달라지는 날씨와 온도였다.

나는 이후 다이어리뿐만 아니라 블로그에도 주마다 있었던 일들을 매일 같이 채워나갔고 1년이 지나면 같은 날짜에 기록했던 일기를 열어봤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그날의 기억들과 사진들을 보면 '맞아. 그땐 이런 일이 있었지' 하고 생각하게 된다. 하나를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고 그 단계를 밟는 동안 나는 성장하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지난날을 돌아보고 더 나는 내일을 위해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하는 것. 하나의 재산 같은 거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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