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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엄마 Jan 09. 2024

반짝이는 나의 하루

잘살고 싶은데 참 어렵다.


누구에게 자랑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잘 살고 싶다. 바른 마음, 바른 정신으로 바른 사고를 하면서 바르게 살고 싶다. 그런데 잘 산다는 게 참 어렵다. 


몇 달간 새벽기상을 하면서 책을 읽었으면서도 함께 책 읽기를 그만 두자, 바로 늦잠을 자고 싶은 욕구가 날 가득 채운다. 건강을 위해서 적게 먹고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매일 과식을 하고 앉거나 누워있는 걸 즐긴다. 책을 보겠다는 마음은 가득하지만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있고 뇌에 좋지 않다고 알고 있는 숏츠를 보고 있다. 차라리 모르면 죄책감이 느껴지지 않으련만, 해야 하는데란 마음이 커질수록 불안감이 날 뒤덮고 피로는 쌓인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하루는 끝난다. 


"그래, 네가 이렇게 나약하니까 성공을 못했지!" 혀를 쯧쯧 차며 나를 나무란다.


나란 인간의 나약함을 마주하고 한바탕 불쾌한 마음을 가득 담아 날 무시하고 나면 두 가지 마음이 든다. 정신이 멀쩡할 때는 '그래, 그게 나인걸 어떡해. 이런 나를 잘 데리고 살아야지. 지금 이만큼 한 게 어디야. 앞으로 더 나아지겠지.'란 마음이다. 그런데 일도 잘 안되고 안 멀쩡할 때는 '나 같은 게 노력한다고 달라지지도 않는데 그냥 그렇게 살다 죽어 버려라.' 하는 자포자기 하는 마음이 든다. 살기도 힘든데 차라리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불쑥 올라오면 누군가 내 이런 마음을 알까 두려워 꼭꼭 숨겨놓는다. 


전화가 오면 장난치며 밝게 받는 날 보며 딸이 말한다. 

"엄마는 말괄량이 같아."

어느 날은 어떤 일에 대해 주고받은 대화부터 상황 설명을 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딸이 말한다.

"엄마는 뒷담화를 잘하네." 

사소한 말도 행동도 보고 있는 아이 눈이 매섭다.


내가 꼭꼭 숨겨놓는 마음도 아이 눈에 들킬 것 같아 더 조심스럽다. 내 생각과 마음은 자연스럽게 말로 행동으로 나오기에 숨겨 놓기보다 생각을 바꾸기로 한다. 바뀐 생각이 내뱉는 말은 이쁘길 바란다. 

이왕이면 긍정적인 말로 바꾸고, 이왕이면 듣기 좋은 말로 바꾸자 마음먹는다. 아이들이 날 보며 자라고 있으니 내 삶을 더 바르게 가꾸고 싶은 욕심이 커지면 엄마라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부족해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걸, 아이들도 실수해도 부족해도 나약해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잘해야만 인정하고 잘해야만 칭찬하는 엄마인 게 뜨끔하다. 존재만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우리가 되길 바라본다. 우리는 모두 소중하니까. 너의 하루가 반짝이듯 나의 하루도 반짝이길, 우리가 함께 반짝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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