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행복에 관한 변호사의 나름 개인적인 의견 -
이혼 상담을 하다 보면, 결혼에 대한 각 나름의 사람들의 사연들을 듣고 여러 조언도 듣게 된다. 특히 단순하게 상담을 오신 분들도 그러한 뜻깊은 조언을 해주시기도 하지만, 소송을 3-4년 나와 함께 하셨던 분들도 소송이 끝나갈 때 즘 각기의 결혼에 대한 소중한 생각과 가치관을 내게 공유하고 조언을 준다.
최근 유튜브에는 연애와 관련한 조언과 인생에 대한 조언 등 이러한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확실성을 담보로 여러 사람들에게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고자 하고 있고, 나름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 상당한 조회수를 얻는 경우도 많다. 필자 또한 잠깐 휴식을 취할 때, 법률가나 의료진이 아닌 자칭 데이팅 코치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여러 조언을 담을 영상들을 보며 생각에 잠기곤 한다.
필자는 결혼에 실패한 분들과 결혼에 아픔이 있는 분들을 주로 만나고, 그들의 아픔을 치료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결혼에 대한 여러 면들을 직접 대면하는 일을 한다. 결혼에 대해 아픔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또다시 결혼이 주는 행복을 찾아 노력을 하는 것을 보며, 결혼이 인생에 있어 필수이자 놓치지 말아야 할 행복인가 생각에 잠긴다.
사례를 통해 결혼에 대해 잠시 여러분들과 고민해보고자 한다.
한 분은 재혼 커플이며, 이혼 소송만 무려 4년 넘게 진행하셨던 분이다. 이혼은 될 것 같지만, 서로 간의 산 세월이 있어서인지 서로 간 여러 정리에 있어 다툼이 많아 시간이 다른 분들에 비해 많이 소요된 특징이 있다. 헤어짐에 있어 상간녀나 상간남 이런 외도의 문제는 큰 이슈는 아닌 커플이다. 재혼이다 보니 서로에 대한 성관념 등에 대하여는 다른 커플들에 비해 매우 유연한 사고를 가진 이를테면, 쿨한 커플이다. 하지만, 이분들의 갈등의 중심은 바로 '경제관념'이었다. 두 인격체가 만나 하나의 가족 공동체를 이룰 때 희생이라는 단어가 끼어들기 시작하면, 싸움이 생기고 그 안에서 갈등이 깊어지며 서로 나중에는 헤어지고 더 나은 조건을 찾아 떠나는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의 삶의 에너지에 따라 헤어짐에 있어서도 상대방과의 미련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헤어짐에 있어, 어떻게 수십 년의 세월을 칼로 딱 무 자르듯이 깔끔하게 할 수 있을까. 4년간 소송을 함께 하며 서로 불같이 사랑하다 서로 죽일 듯 싸울 수도 있음을 정말 체감했다. 이 분들의 소송을 진행하며, 결혼이란 정말 헤어지기 어려운 제도임을 몸소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던 중요한 경험이었다.
다른 사연은 젊은 부부다. 아직 아기가 매우 어리고 남녀 모두 출중한 외모의 소유자이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서로의 역할분담은 자연스레 나뉘게 되고, 한쪽은 경제활동 다른 한쪽은 육아와 가정에 전념하게 된 듯하다. 아직 젊고 혈기왕성하며, 두 분 다 외모가 출중하기에 경제활동을 하는 다른 한쪽의 외도로 이혼을 고민하고 있는 커플이다. 예전 같으면, 아이가 있어 생활비 등을 문제로 상대방의 부정행위를 눈감고 돈만을 보고 생활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지만, 최근 이런 사례의 경우 아이들을 떠나 여성분들도 경제활동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바로 이혼으로 가는 경우가 있다.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육체적인 쾌락을 중요시하는 커플의 경우에는 혼인 생활 중 또 다른 자극을 위해 다른 상대방을 찾는 경우가 많고 특히 아이가 어려 배우자가 본인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거나, 심리적인 자유와 시간적 여유를 가질 때 외도를 하는 것 같다. 이런 경우에 결혼은 실패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마지막 소개하고자 하는 커플의 경우 흔히들 말하는 딩크족이다. 서로 훌륭한 능력의 소유자이며, 나름 잘 살고 있는 커플이었고 주변인들의 경우 아이는 없지만 사랑꾼이라고 불렸던 커플이었다. 하지만, 속은 너무나도 상처가 깊었고 갑작스레 상대의 변심으로 결혼 초 약속했던 것과 달리 아이를 한쪽이 원하면서부터 갈등이 시작됐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여성은 가임이 어려워지는데, 하필 가임기가 지난 시점에 이르러 상대방이 아이를 원하면서 갈등이 시작됐고, 사랑이 없다는 이유로 이혼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위 각 사례보다 더 다양한 갈등의 사례가 존재한다. 이를 살펴볼 때, 결혼이라는 것은 단순히 상대의 호감을 사거나, 결혼 당시의 조건을 충족한다고 해서 성공적인 결혼이라고는 알 수 없음이 분명한 것 같다. 사실 위 모든 사례의 경우 결혼 당시에는 서로 간의 모든 필요충분조건이 딱 맞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다 보면 사정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고 가치관이 바뀌고 서로의 속마음이 표출된다. 그렇다고 해서 갈등을 피하는 서로 간의 노력이 있다면, 이 모든 것이 바뀔까? 그리고 이혼을 피할 수 있을까.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서로 간의 갈등을 해결한다는 것은 상처받은 어느 한쪽이 다른 상대방을 위해 양보하는 것일 뿐, 상처받은 마음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고 실제로 그러한 마음은 쉽게 회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앞선 사례에서 배우자를 사기꾼으로 표현하거나, 신뢰를 저버렸다고 표현하거나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배우자로 생각되는 사람에게 무리한 테스트를 요구해서 금전을 빌리거나 갈등을 유발하거나 하는 등을 통해 인격을 확인해봐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지만, 그러한 것은 정답이 아닌 것 같다.
모든 경제력, 성격, 인성, 외모 등이 맞는 사람이 있고 그러한 사람을 만나면 좋겠지만, 사실 그것이 가능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여러 장애물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갈등을 해결하는 인성적인 면모를 집중해서 봐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인생 살면서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한두 번씩은 발생하고 그 한두 번이 서로의 이별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모든 완벽을 기할 수는 없음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이러한 여러 사례들을 보았을 때 이혼을 피할 수 있는 완벽한 이상형을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냐는 것이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다. 쭉 나열해서 허무할 수 있겠지만, 변화된 상황에 맞춰 결혼과 이혼을 수용하고 이혼에 대한 거부감을 해소하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나 자신 스스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한다.
나 스스로가 행복한 선택을 하고, 행복을 주는 상대방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그 선택이야 말로 성공한 결혼이 아닐까.
밤새 연애, 결혼 등에 대한 유튜브를 보며 그러한 노력이 굳이 의미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어 글을 쓰게 됐는데, 이혼도 어렵지만 결혼도 어렵고 인생은 다 어려운 것 같지만, 막상 이 모든 것을 떠나 생각하면 너무나도 쉽지 않을까 하는 이상한 생각이 든다.
그냥 결론은 '행복'한 선택이면, 다 좋은 것. 이별도 때론 행복일 수 있기에, 완벽한 결혼과 이혼을 피하는 방법은 없음을 유의하자. 그저 흘러가는 대로 인생을 즐기는 것이 정답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