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인과 일상
관성은 정말 무섭다.
오늘은 내가 언제 그랫냐는듯이 뭔가 다시 정상적인 사고가 돌아가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안정적인 프레임안에서 내가 무엇을 자잘하게 채워야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직전에 내 감정에 대해서 정리를 했다면,
지금은 그 간의 객관적인 과정들을 정리하려고 한다.
24년 하반기
진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라기 보다는 전공안에서 내가 가장 흥미있는 분야를 찾았다. (디지털 회로 설계 및 컴퓨터 구조)
그 분야에 대해서 종합설계, 컴퓨터구조, 컴파일러 수업을 수강하면서 관심을 구체화해 나갔다.
동시에 4학년 2학기 대학생으로서 취업을 위해 원서를 써보았다. 명확한 목표가 있지는 않았지만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지게 된 해당 분야에 해당하는 분야로 원서를 넣았다.
1. 삼성전자 DS S.LSI - 면접에서 불합격
2. SK하이닉스 Solution 설계 - 직무적성 불합격
(겨울방학)
3. 디노티시아 설계 - 최종면접 불합격
4. 수퍼게이트 면담 - 자체 패스
25년 상반기
무직 생활 시작.
d2f (digital 2 film) 모델 개발 착수 -> 멸망 (gpu 자원 너무 부족함 / 그렇다고 투자하기도 그럼)
해당 경험을 세미나로 pytorch 세미나를 진행해서 한단락 마무리하고, HCI 탐구하기 위해서 연구 인턴 지원.
대전에서 2달동안 HCI 연구를 해보면서 진로 재정립. HCI 연구를 간다고 해서 내가 하고 싶은 서비스를 만들 수는 없음을 명확히 인지, 어차피 원하는거 못할거면 더 전문적인것이고, 이미 실력을 쌓아놨던 HDL로 확립.
5. SK하이닉스 소자 - 서류합격 / 중도 지원포기 (설계 안나와서 그냥 시험삼아 넣었었음)
6. 삼성전자 DX 인공지능 인턴 - 코딩 테스트 불합격
7. KAIST ICLab 인턴 - 합격
8. ETRI하계연구연수생 - 합격 (미진행)
9. 서울대학교 전기정보 여름 인턴 프로그램 - 불합격
(여름방학)
10. SK하이닉스 설계 - 면접 불합격
25년 하반기
절실한 시기, 내가 25년을 공백으로 시작하면서 다짐했던 가장 큰 목표는 뭐를 하던간에 26년 상반기는 무조건 뭐라도 한다. 중소에 들어가던 아무 기업을 들어가던간에 무조건 뭐를 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압박 시작.
11. SK하이닉스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설계 석사과정 - 합격
12. 하이퍼엑셀 디지털 회로 - 면접 불합격
13. LG전자 - 서류 불합격
그 외 자질구래한, LG AI research, Naver Cloud, Furiosa 등과 같은 회사의 AI 인턴은 직무 fit이 너무 안맞는 듯 서류 탈락했다.
해당 과정을 거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것은 직무 적합성이다.
내가 그렇게 고집했던 디지털 회로설계와 컴퓨터 구조를 위해서는 분명 석사가 필요한 선택지라는 것을 알면서도 혹시 모르는 가능성에 취업을 시도했다.
절대적인 서류상의 스펙이 부족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명확하게 하고 싶은 것이 존재하는 나한테는 면접에서 결국 불합격을 마주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도착하면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취준의 과정을 한 번에 잡을 수 있었던 기회로 벼랑 끝의 나를 구해줬다고 생각한다.
"직무적합성"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그리고 어떻게 생각하면 직무적합성을 위해서는 방황은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방황이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이 아니라면 방황은 어떤 의미로도 유리하게 작동하지는 않는다.
다만 방황에서 경험한 가치가 지원하는 직무에 공통점을 가진다면 충분히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KAIST에서 여름 인턴을 진행한 경험은 분명 "연구"라는 가치를 가지고 있고, 이것은 대학원 진학에 있어서 분야와 상관없이 중요하게 작동했을 것이다.
약 1년간의 폐인과 같은 생활 속에서 생긴 관성을 멈추는데도 조금의 시간이 걸린다.
계약학과 합격과 동시에 일상으로의 복귀는 불가능했다.
점차 못만났던 사람들을 만나고, 집안일도 하면서 일상에 복귀하고 있었다.
선풍기 날개가 전원을 껐을때 바로 멈추지 않듯 나도 꽤나 관성이 큰 사람이다.
그리고 한 간지 내가 인정한 사실이 있다.
나는 tech를 좋아한다. 취미로 최신 기술들을 탐구하고 적용해보는 과정이 즐겁다.
전까지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흔히 말하는 너드의 삶에 가까워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다, 끊임 없는 호기심이 tech 소식들로 채워질 수 있는 사람이다.
그렇게 호기심을 해소하면서도 일상에서는 새로운 사람들과 경험들에 목말라하는 성격이다.
그러면서도 안정적인 울타리는 필요로 하는 사람이다. 아직은 내가 결심한 나만의 목표로 울타리를 만들 수는 없는 단계이다. 명확한 목표와 성숙한 내가 된다면 아마도 스스로 울타리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되지 않을까 싶다.
다른건 몰라도 다른 사람에게 나를 소개할 떄 방황하는 사람이요 라고 소개하는 9개월 간의 시기를 겪어보니 그건 별로다. 명확하게 어떤 꿈을 가지고 나아가고 있다고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