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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rbanrenewal Mar 22. 2023

레몬법과 브랜딩 ft.VIRBAC

UNDERDOG BRANDING 05

달콤함 맛과 향을 기대한 오렌지를 한입 베어물자 마자 레몬에서 느껴질만한 기대하지 않은, 아찔한 신맛을 느껴본적이 있는가? 전혀 기대하지 않게 찾아온 불편함을 레몬맛에 비유한, 레몬법은 반복적인 고장과 사고를 내는 자동차나, 가격에 비례한 적절한 품질과 만족을 주지 못하는 소비재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해주는 미국의 주 법이며, 정식 명칭은 '매그너슨-모스 워런티 액트(Magnuson-Moss Warranty Act)'라고 한다. 한국은 소비자를 위한 피해 구제 제도가 선진국이나 중진국 서클 안에서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봐야 할것 같은데, 최근에는 자동차 제품 등을 대상으로 한국판 레몬법이 2019년 부터 가동 되고 있다. 사실 자동차나, 스마트폰같은 소비재 제품도 써보기전에는 이제품이 좋은지 나쁜지 나에게 맞는건지 알기가 힘들다. 일단은 써봐야한다! 그러나 써보기 전까지, 구매를 위한 위한 판단의 가장 큰 포션은 브랜드, 디자인, 성분, 성능, 가격 등등의 요소가 될것이다. 그 중 브랜드는 앞에 열거한 다양한 정보들을 하나로 집약하고 그에 더해 미학과 디자인을 한스푼씩 가미해서 아우라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볼수있다. 필자는 브랜드를 만들고, 컨설팅을 수행하는 일종의 전문가이자, 동시에 소비자로서 필요한 무언가를 구매할때 브랜드 이미지로 그 제품이 오렌지인지 레몬인지에 대해 재빠르게 1차적인 스캔을 한다(직업병이기도 하다). 브랜딩에 체계적인 훈련이된 전문가들이라면, 코스트코나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산더미 같이 많은 브랜드들이 쌓여있어도, 어떤 브랜드나 제품이 상대적인 경쟁 우위에 있는지 브랜드 디자인의 톤이나 무드를 통해, 대략적인 아우라를 느낄 수 있다. 자랑이 아니라, 오랜동안 브랜드와 디자인에 노출되고, 분석을 하다보면, 그렇게 된다. 그런데 왜 사람들이 브랜드 이미지나 디자인을 통해서 레몬 감별사가 되어야하는걸까? 

 

 만약 당신이 초보집사라고 가정하면, 집사로서 거의 맨처음 챙겨야할 건강 포인트중 하나는 치아건강인데, 

그러려면 칫솔과 치약을 선택해야한다사람이 아닌 고양이의 치아를 위한 의약품을 고르는건 꽤 생소한 경험일 수 있다네이버구글다음 등 포털 검색창에 고양이 치약이라고 한번 워딩하고 돋보기 아이콘을 누르면, 현기증이 느껴질 만큼 다양하고 많은 제품이 검색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브랜드 로고팩키지 디자인은 레몬인지 오렌지인지를 감별하는 일종의 레몬법 보증서가 될 수 있다.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보면, 그런 고민을 한방에 날려버린 브랜드가 있었으니, 바로 오늘의 브랜딩 레퍼런스인 버박(VIRBAC)이다. 집사가 되기전엔 오럴비 칫솔이나 센소다인이 필자의 아침을 시작하는 전부였지만이제는 친애하는 냥이군을 위하여 버박 C.E.T 치약과 칫솔이 추가된지 6년이 넘었다이국적인 어감과 뉘앙스의 버박이란 브랜드 네임은 버박에 따르면바이러스(virus, VIR)와 세균(bacteria, BAC)을 다룬다는 의미라고한다.

브랜드적으로는 두 워드의 어미를 합성한 합성조어형 네이밍이라고 볼 수있을것같다

 

 수의사인 Pierre-Richard Dick이 방3개짜리 아파트에서 1968년 설립한 버박은 그 시작은 미약했지만, 드라마틱하고 탄탄한 성공을 거듭하여 세계 10위권의 세계적인 동물의약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1960년대 당시 인간제약 연구소의 의약품들로는 다양한 동물들의 질병들을 치료할 수 없다는 필요성이 대두될당시, 파스퇴르 연구소의 수의사 피에르 -리차드 딕은 새로운 동물 질병 퇴치의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버박을 설립했다고한다. 

필자가 기대했던것 보다, 기업의 히스토리가 너무 좋아서 믿음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필자의 관점에서는 기업의 아름다운 스토리 못지않게 버박의 제품을 처음 선택한 이유와, 실제로 6년을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하면서 가진 로열티가 더 중요한것 같다. 


당신이 버박. C.E.T. 치약의 브랜드 팩키지를 본다고 가정하면, 팩키지 좌측상단에 코발트 블루에 표현된, 클래식하지만 꽤 개성있는 화이트 고딕체 로고를 볼 수 있는데, 삐죽이 위로 솟아오른 첫번째 “V”이니셜이 돋보이는 로고는 호불호가 있을만큼 독특하게 다듬어져 온 로고같다. 그러나 브랜드의 독특한 개성은 거기까지, 패키지는 전체적으로 코발트 블루, 화이트 민트, 레먼 옐로우가 적절한 포션으로 디바이드된 샤프하고 깨끗하지만, 청량감을 주는 배색으로 정리되어있다. 패키지 좌측 4분의 1 지점 하단에는 동물의약품임을 암시하는 동물 아이콘이 있다. 보통 이러한 컬러 배색은 사람을 위한 제약품 브랜드나 패키지에 많이 사용되는 편이다. 레먼 옐로우 컬러는 자칫 딱딱해 질 수 있는 브랜드의 톤을 부드럽게 상쇄하면서 치아용 제약품이 갖추어야 할 위생적인 측면을 잘 커버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언뜻보면 사람을 위한 의약품같은 느낌도 없지않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의약품의 최종 구매자는 누구일까? 당신의 고양이는 분명 아닐거고, 당신의 10대 자녀도 아닐 확률이 높다. 최소 20대나 30대 이상의 연령대가 골든 타겟일 확률이 높을것같다. 필자의 경우, 버박을 다른 브랜드의 제품들과 구분한 기준은 특별한 전문성이다. 사람 구매자로서, 내 건강에 최적화된 칫솔이나 치약을 구매하듯, 반려묘의 칫솔이나 치약을 구매하는 의사결정의 심리가 작동되었는데, 의도한건인지는 모르겠지만, 버박의 제품들은 그러한 집사들의 심리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버박 외의  제품들은 왜 그 때, 그 순간 필자의 레이더에서 제외되었을까? 필자가 판단한 근거는 대분분의 제품들이 사람의 시선에서 사람의 건강을 위하는 관점이 아닌, 사람의 관점에서 동물의 건강을 위하는 관점으로 브랜딩을 집행하고, 패키지 디자인을 집행한 컨셉이 다분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후자의 경우, 그러한 마인드로 브랜딩을 진행한다면, 동물은 어디까지나 동물이고, 동물을 위한 톤과 무드의 브랜드 컨셉이나 디자인을 생각하고 접근할텐데, 사람으로서, 동물의 관점이나 시선에서 브랜드에 대한 관점이나 생각을 사유하고 무언가를 창조해내는것이 꽤 허무한 것일 수 있을것같다. 최종구매자가 우리의 반료묘나 반려견은 아니기에. 더더군다나, 동물의 정신세계에서 투사하여 무언가를 판단하고, 본다는것도 현실성이없어보인다. 동물 관련 의약품의 브랜딩을 한다면서, 정체 불명의, 사고 불명의 의식이나 흐름이 보이는 브랜드나 패키지를 보는것도 그렇게 어렵지않다. 동물 의약품인데도 불구하고 식음료 패키지의 톤이나 컬러, 디자인이나 캐릭터등으로 무장한 지나치게 화려한(?)거나 지나치게 단순한 브랜드와 패키지가 그러한 예가 될 수있다. 사실 버박의 케이스를 통해서 우리가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은 사람이든, 동물이든 의약의 차원에서 브랜딩이나 마케팅은 제품이나 약품에 대한 정확한 팩트에 근거해서, 매우 신중한 시각적 인지적 감성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상으로 인정된, 탁월한 성분의 동물 의약품(또는 식품도 예외는 아니다.) 이라면, 안정성에 기초해서 집사들에게 충분한 진정성과 신뢰성을 심어줄 수 있는 브랜딩의 필요성을 버박의 케이스를 통해서 알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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