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엄마가 된다면 이렇게 말해야지
주말/연휴를 보내고 교실에서 만난 아이들에게 늘 하던 질문이 있었다.
이 질문이 없다면 가정 내 주말 이슈나 감정 변화 등에 대해 알 수 없기에 한 주간의 교실 운영을 위해서는 아이들에 대한 파악이 중요했다.
주말 잘 보냈어? 뭐하고 놀았어?
선생님이 ㅇㅇ이 엄청 보고 싶었잖아~
라고 말하며 안아준다면 아주 좋은 한 주의 시작이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보내는 자녀가 있다면 그 자녀가 나랑 떨어져 기관에서 지내는 동안 무엇을 하고 놀았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선생님에게 혼나지는 않았는지, 친구랑 싸우지는 않았을지 궁금한 점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퇴근 후 아이를 만나면 이것저것 물어보겠지.
그러나 아이는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 점심/간식 뭐 먹었어?"라는 질문에 "밥"이라고 대답하거나 "맛있는 거"라고 말하는 경우가 다수이고, 부모의 마음을 잘 파악한 아이는 "오늘은 오이가 나와서 먹기 싫었어" / "오늘은 맛있는 고기가 나와서 밥 두 번 먹었어."라고 말해주기도 한다.
"누구랑 놀았어?"라는 질문에는 맨날 비슷한 친구의 이름이 나오기 쉽다. 아이들의 사회관계가 손바닥 뒤집듯 쉽게 바뀔 수 없기 때문이다. 나와 잘 맞는 친구/내가 좋아하는 친구와 놀이를 하면 그날은 좋은 날이고 내가 좋아하는 친구와 충분히 놀이를 못했다면 잘 못 논게 된다.
"선생님에게 혼나진 않았어?"라는 질문은 아이에게 선생님에 대한 불안이나 무서움을 증가시켜서 작고 단순한 일에도 "응. 나 혼났어"라고 말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물론, 정말 혼이 났을 수도 있다. 아이가 일등으로 가고 싶은 마음에 새치기를 해서 / 내가 먼저 필요한 놀잇감이 있었는데 친구가 가져가서 / A와 함께 놀고 싶었는데 함께 놀지 못해서 짜증을 내거나 등등 여러 상황들이 있을 것이다.
어린이집과 유치원과 같은 교육기관에 다니며 친구들과 한 번의 갈등 상황도 없고, 선생님에게 문제행동을 한 번도 지적받지 않는 아이는 없다. 작고 사소한 일이라도 한 번씩은 생기기 마련이다. 아이의 행동이 반복적이고 계속적으로 일어나 가정에서도 함께 지도가 필요했다면 담임교사는 이미 부모에게 전화를 하고 상황과 지도방법을 공유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단순한 실수이거나 문제가 일어난 상황&감정이 얽혀 일어난 일이라 교사가 조금 더 지켜보고 연락을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아이의 생활을 잘 살펴볼 수 있는 질문은 다음과 같이 추천한다.
오늘은 어떤 놀이가 가장 재밌었어?
엄마/아빠가 우리 ㅇㅇ이 정말 보고 싶었어!
집에 가면 엄마/아빠랑 뭐 하고 놀까?
어린이집/유치원에서 혹시나 있었을 수 있는 속상하거나 화나는 일을 잊고 가정에서 앞으로 일어날 일을 기대하며 계획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