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초보인 내가 생강을 심는 이유
내가 매년 생강 농사를 짓는 이유는?
1. 생강 꿀차(꿀 생강차)를 만들어 일 년 내내 차로 마시기 위해
2. 생강을 깨끗이 씻어 말려 건강(乾薑)으로 만들어 일 년 내내 먹기 위해
3. 가족들 김장에 사용하기 위해
4. 생강 판매로 수익을 올리고 일부는 지인들과 나누기 위해
생강은 내가 농사짓는 작물들 중에서 가장 영양 있고 건강에 좋은 작물이다. 나는 들깨와 더불어 생강을 애용하는 편이다. 생강의 제일 효능은 면역력 증강에 있다. 생강은 몸의 찬기운을 없애고, 소화를 돕고, 구토 등을 없애준다고 한다. 그래서 공자도 늘 음식과 함께 생강을 곁들여 먹었다고 한다. 또한 감기 예방에 좋고, 혈관질환과 성인병 예방에도 아주 좋다고 하는데 이는 생강이 가지고 있는 진저롤이라는 매운 성분 때문이다. 이밖에도 대장암 예방, 정력증진, 붓기 제거 등 나열하면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아 자칫 만병통치약이 될까 싶다. 나는 추운 겨울에 몸을 덥혀주고, 감기 기운이 있을 때 생강 꿀차를 한두 잔 마시는데 그 효과는 매우 뛰어나서 안 마시려야 안마실수가 없는 소중한 보약이다.
<생강 농사 일정>
올해도 10월 30일에 생강을 수확했다. 지난 5월 14일에 생강 10 킬로그램을 심었고, 6월 6일 생강밭 김매기를 하고, 왕겨와 낙엽, 볏짚으로 멀칭을 했다. 별다른 손댈 일이 없다가 8월에 예초기로 고랑을 베주었고, 9월에 생강 사이 풀을 뽑아주었다.
그리고 10월 30일에 생강을 뽑아 흙을 털고 날이 저물어 차에 싣고 집으로 왔다. 집에 오기 전에 마을 형님이 김장용으로 10kg을 사신 다기에 좋은걸 골라 10kg을 드리고 왔다. 10 월 31일 아침부터 마당에 널어 물기를 좀 말리고, 저녁에 두 시간 동안 생강순을 잘라냈다. 밤이 늦어 이슬이나 서리에 상할까 봐 종이박스에 담아 복도에 놓아두었다. 생강 농사는 심고 가꾸기는 수월한데 뽑고 손질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손이 가고, 보관에도 어려움이 있는 농사이다.
5월 중순에 생강을 심기 위해 종근을 10kg 샀다. 가격은 8만 원.
5월 15일, 생강을 심기 위해 이랑에 널어놓았다.
5월 15일, 이랑에 생강을 두줄로 심었다.
생강을 심고 나서 그 위에 왕겨를 덮어주었다. 수분 유지 및 잡초억제, 온도 보온 등에 효과가 우수하다.
생강을 심고 난 이랑뿐아니라 고랑에도 볏짚과 왕겨로 멀칭.
왕겨는 바람에 날리기 때문에 그 위에 볏짚이나 풀로 멀칭을 하고 다시 줄로 눌러주어야 한다.
생강을 심고 나서 한 달 정도면 아주 귀여운 생강 싹이 솟아 나온다.
왕겨 멀칭 후 볏짚으로 멀칭을 하고 그 위에 줄(끈)로 눌러놓아야 제대로 된 생강 농사라 할 수 있다. 왕겨와 볕 집은 썩어가면서 훌륭한 퇴비가 된다.
왕겨와 볏짚을 뚫고 올라오는 생강 새싹. 더불어 풀도 조금씩 자라나 오는데 7월경 한 번만 뽑아주면 손쉽게 제거된다.
다 자란 생강. 10월 말이 되면 생강은 다 자란다. 보통 서리한 두 번 내리고 추워질 때가 생강 수확시기이다.
생강의 대궁 와 잎새가 살짝 누렇게 변해갈 때 생강을 수확한다. 좀 더 누렇게 되고 서리를 많이 맞게 되면 생강의 저장성이 매우 떨어진다.
왕겨와 낙엽 멀칭으로 보온이 잘되어 있어서 웬만한 서리나 추위에도 강하게 자란다.
말갛고 뽀샤시 한 햇생강. 유기농 토종 생강이다.
생강을 뽑아서 햇빛에 널어놓고 습기를 말리고 있다.
<생강을 나누고 팔고 자가소비하고>
다음날 집에서 가족들께 보낼 것을 선별하고 포장해서 10kg씩 두 박스를 택배로 부쳤다. 주중에는 회사 다니고, 주말에만 농사짓는 주말농부라 늘 바쁘고 서투르다. 또 낮에 회사 다니고 아침이나 밤에만 신경 쓰다 보니 정신이 없기도 한 게 가을 수확철이다. 암튼 생강 1~2 킬로그램씩이랑 들기름 한 병씩을 아이스박스로 포장해서 가까운 지인들께도 보냈다. 그리고 어젯 저녁부터 내가 먹을 생강을 까서 물기를 뺀 후, 오늘 아침은 잘게 썰어서 꿀에 담갔다. 이른바 꿀 생강차를 만들었다. 껍질 벗겨진 노란 생강 색과 좀 더 짙은 꿀색이 어울려서 알싸하고 달콤한 꿀 생강차가 만들어졌다. 꿀과 생강의 비율은 꿀 반 병과 잘게 썰은 생강 한병 정도면 맞는 거 같다. 다른 한 병은 믹서기에 곱게 갈아서 꿀을 부었다. 칼로 썰어 만든 생강차는 물에 팔팔 끊여서 먹고, 믹서기에 갈아서 만든 생강차는 끓인 물을 부어 간편하게 마시기 위함이다. 생강은 오랫동안 보관하기가 까다로운 작물이다. 그래서 나는 말려서 또는 쪄서 말려 보관한다. 아내는 생강을 씻고 썰어서 건조기에 말리고 햇빛에 널었다. 이렇게 썰어 말린 생강은 나중에 요리할 때나 수육 등을 삶을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수확한 생강의 일부는 아는 지인들에게 팔기 위해 포장했다. 종이박스나 아이스박스에 신문을 깔고 생강 한 줄을 놓고 다시 신문을 깔고 생강 한 줄을 놓고... 정성스럽게 포장했는데 그 맘까지 전달될지는 모르겠다.
판매하기 위해서 스티로폼 박스에 신문을 깔고 그 위에 생강을 얹고, 다시 신문을 깔고 또 생강을 얹고. 정성스럽게 포장했다.
판매용 생강의 포장.
내가 먹을 생강 꿀차를 만들기 위해 물에 불려놓고 장갑을 낀 손으로 비벼준다. 노랗고 깨끗한 생강 손질 쉽게 하는 법.
생강 손질을 끝내고 물기를 빼기 위해 체바 구니에 담아놓았다. 이 정도 분량이면 꿀병 두 개 분량이다.
꿀 생강차를 만들기 위해 꿀을 한 병 샀다. 꿀과 생강을 0.5:1로 섞으면 두병을 만들 수 있다.
한 병은 직접 썰어서 만들었다.
생강을 썰어 넣고 꿀을 부어주면 된다.
다른 한 병은 믹서기에 곱게 갈아서 만들었다. 이렇게 하면 끓는 물에 바로 타서 차를 마실 수 있다.
갈아 만든 생강 꿀차
<생강 농사 결산>
-봄에 생강 종근 10kg 구매: 8만 원
-가을에 생강 50kg 수확
-생강 25kg 판매: 21만 원(1kg당 10,000원)
-자가소비 5kg
-가족 김장 10kg
이웃에 나눠주기 10kg
일반 개량종 관행농 생강 시세는 1 킬로그램에 6~7,000원 한다고 했다. 그리고 관행농 토종 생강은 9,000~9,500원 한다고 하는데, 나는 유기농 토종 생강이라 10,000원을 받고 있다. 다만, 이웃집 홀로 사시는 형님께는 10 킬로그램을 6만 원에 드리고, 나머지는 양파 모종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