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고 싶어질 때마다 보는 책
제목 정말 잘 지었네
마음이 허하거나,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겼을 때 책만큼 좋은 선생님은 없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그 책을 쓰면서 많은 고민을 했을 테니 내가 해야 할 고민의 양을 줄여줄 수 있지 않을까? 사람 일에 정답이 어디 있겠냐만은 적어도 헛다리 짚을 일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거다.
고등학생 정도부터 자주 했던 질문이 있다. 나와 주변 사람들에게 혼잣말처럼 하던 질문.
"행복은 어디 있어?"
내 주변에 널리고 널린 세잎클로버가 행복이라는 걸 알면서도 굳이 기를 쓰고 네잎클로버를 찾기 위해 애쓰던 때였다. 행복이 행복인 줄도 모르고 행운이라고 불리는 행복만을 찾기 위해 애쓰던 때.
그리고 난 여전히 저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 한다.
"지금 이렇게 살면 행복할까?"
출산과 육아로 손실된 근육이 돌아오지 않은 채로 복직을 하니 피로가 회복이 되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뭘 해도 피곤했고, 혼자 있고 싶었다. 자연스레 남편과는 꼭 필요한 이야기만을 하게 되었고 (주로 아이 이야기) 주말에는 남편도 나도 서로 혼자 쉬는 시간이 필요해 아이를 돌보는 시간을 나누었다.
아이도 처음에는 "아빠는 왜 같이 안 가?"를 묻다가 점차 "오늘은 아빠랑 노는 날이야?"라며 자신을 돌보는 이를 확인하더니 최근에는 "아빠는 쉬어, 엄마랑 나갔다 올게."라고 말하며 부모가 따로 돌보는 시간에 익숙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상대적으로 섬세하고 예민한 남편의 살림 스타일에까지 피로감이 커져 내 신경은 곤두서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부터 '내가 왜 결혼했지?'라는 의문이 생겼다. 그리고 남편과 함께하는 다음 집(현재 전세임)을 그리기가 어려워졌다. 몇 달 정도를 내가 직면한 문제에 회피만 하다가 결국, 도서관에 가서 이것저것 마음에 내키는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이혼하고 싶어질 때마다 보는 책]- 박식빵
한눈에 들어와 박혔으나 괜히 주변을 둘러보다 수줍게 꺼낸 책. '핫핑크'라는 단어로 표현이 가능한 책 표지와 제목 거기에 내용까지 무엇하나 마음에 들지 않은 곳이 없는 책이었다.
다행히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나에게, 우리 가정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찾았고, 실제로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박식빵이라는 작가가 한 말처럼 아직 다행히 이혼을 하지 않은 상태이니 말이다.
이 글을 쓰다가 갑자기 알쓸인잡 '인간의 흑역사' 편이 생각이 났다. 인간이 만든 흑역사(잘못을 저지른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기억을 하고, 기록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아직도 세잎클로버를 앞에 두고 행복을 찾는 사람이다. 그러니 기록을 해야 한다. 내가 가진 행복을, 우리라서 느낀 행복을. 우리 가정에 흑역사가 생기지 않도록 말이다.
시작은 늘 그렇듯이, 나를 알고! 남편을 알아야겠지. 그럼 백전백승!!!(?)
가정을 꾸리고 사는 모든 이들에게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