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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정 Sep 27. 2022

보라와 하이킹

매일매일 산책 도전!

보라는 아직 8개월인 몬스터기 골든 리트리버로, 태어난 곳에서 주욱 살아서 인지 거리낄 것이 없는 성격이다. 뭐 눈치도  잘 보지 않고, 하고 싶으면 하고 먹고 싶으면 먹고 그야말로 자유로운 영혼. 우리 가족들은 강아지들도 태어나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다른 가족들의 식구가 되는 과정이 정신적인 충격이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그것은 보라의 거침없음에서 기인한다.

대형견들이라 집안에만 있으면 지루할 터이니 하이킹을 하던 수영을 하던 야드에서 공몰이를 하던 기운을 쪽 빼줘야 하루가 행복하다. 그래서 택한 것이 아침 하이킹. 오늘로 사일 연달아 해 뜰 무렵부터 해서 한 시간 정도 약 6킬로 걷는다. 냄새도 맡고 다람쥐도 쫒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덤비지 않게 잘 기다리도록 하고.. 매너를 배워 나가고 있다. 엄마인 말리는 출근시간에 지각한 직장인 마냥 앞만 보고 헐레벌레 걷는 스타일인데 반해 보라는 에이디에취디 초기 초등학생처럼 갈지자로 걷고 모든 입에 닿는 나무는 씹고, 나무 막대기를 물고 땅에 떨어진 열매는 입에 물고 먹으려고 한다.


뭘 우물거리고 있으면 내가 ‘안돼’하며 손가락을 넣어 꺼내 버릇했더니 이제 나의 ‘안돼’ 소리를 들으면 꿀떡 삼켜 버린다.. 이를 어쩌나…

결국 아침부터 깊은 잠에 빠진 보라. 껌딱지 마냥 여전히 좔좔 따라다니는데, 무거운 눈꺼풀은 들지 못한다.  하하 작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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