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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모아 Sep 11. 2022

밥해주는 친구

2022년 9월 11일 오후 9:05


'일리'는 나만 보면 밥을 해서 먹인다.


3년 전 해밀턴 아일랜드 퀄리아 리조트에서 근무할 때 만난 셰프 친구인데, 아직도 인연이 되어 최근 멜번에서 2년 만에 상봉했다.


위염 때문에 속이 안 좋은 날 위해 정성스러운 닭죽을 만들어 준 게 바로 며칠 전인데, 오늘은 또 하이난 치킨라이스를 했다며 저녁식사 자리에 날 초대했다.


레몬그라스와 치킨스톡으로 향을 더한 밥에 부드러운 치킨, 그리고 생강, 파 등이 첨가된 수제소스까지 정~말 맛있는 한 끼였다.


생각해보면 일리뿐만 아니라 난 어딜 가든 밥해주는 친구가 항상 있었다. 이렇게 식사자리에 초대받는 경우가 가장 흔하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을 때는 하우스메이트들이 내 냉장고 칸에 요리한 걸 넣어두거나, 리조트 직원 전용 숙소에 살 때는 친구들이 우리 집 대문에다 음식을 걸어놨다.


타고난 먹을 복이 있는 건지 아니면 누가 봐도 밥 먹이고 싶게 생긴 몰골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누군가 시간과 정성을 들여 내게 밥을 해준다는 건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한 일이다.


나도 이런 친구들을 위해 뭔가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오늘도 복에 겨운 하루였다.

일리가 해 준 하이난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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