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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도시인 조수일 Dec 13. 2022

강원도 양구 두무산촌 세 달 살기

펼쳐본 이별 선물들

12월  1일 집에 도착해 짐을 정리하며 며칠을 보냈다

꿈 같은 시간 속에 가 있는  듯 해 허둥대곤 했다 방문을 열면 양산자락을 낀 두무 마당 가득 내려 앉아 있던 운무도 자작나무 바스락 거리는 소리도 옆방 선생님들의 기척도 없는 아파트  거실이곤 했다 아침이면 슬리퍼를 끌고 사각 텃밭을 둘러보고 비닐하우스에서 자라고 있는 1번방 회장님의 배추와 상추를 들어다 보는 재미도 쏠쏠했는데 그리고 난 후 몇번 방 선생님 차량이 주차 되어 있는지 아니면 벌써 외출을 했는지 가늠하며 사무실을 지나 바베큐장을 도는 산책 코스도 먼 옛날의 기억처럼 더듬어 지곤했다  옷가지를 정리하고 부엌용품을 정리하다 보니 신문지로 곱게 싸인 것이 두 개 눈에 띄었다 아, 생각났다 회장님 하우스 텃밭에서 자라던 무농약 무비료  두 포기를 회장님이 떠나오던 날 아침 주시던게 생각났다  손수 키우던 배추를 이별선물로 각 방 선생님들이 떠날때마다 주신것 같았다 감사하고 따스한 눈매이던 회장님이 생각났다 잘 도착해 일상을 살고 계시리라 마지막에 떠난 선생님들은 누가 배웅했을까 배웅하는 사람도 없이 모두 떠난 두무산촌을 홀로 쓸쓸히 떠나셨을까? 또 책 더미를 정리하다보니 손수  뜨게질해서 주시던 권선생님 의 마음이 담긴 컵 받침 두 개가 보여왔다 색상도 예쁘기도 했다 난 아무것도 해드린것 없이 배웅 받고 왔다는 사실에 조금 부끄러워졌다  내년에도 만나 함께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면부지 사람들이 만나 세 달을 살면서 형제애처럼 끈끈한 정으로 아쉬워하며 헤어질 수 있음이 놀랍고 감사했다 내년에도 꼭 양구 두무산촌에서 모여 함께 살기를 그리고 건강과 행복을 빌어본다  두번째 강원도 살이로 우릴 안내하며 박식했던 회장님 그리고 내게 파크골프를 가르쳐 주시고 선뜻 골프채를 건네 주셨던 한교장선생님과 사모님 그리고 관절이 안좋다는 내게 전주까지 다녀오셔 악마의 발톱을 전해 주시던 정 많고 유머러스하시던 윤교수님과 참 우아스레 멋진 사유이시던 권선생님 아리땁던 총무님과  언니처럼 대해주던 구선생님 그리고 우리 이웃 옆방  모닝커피로 우릴 오이게 해 주시던  변선생님  예쁘신 사무장님 모두 그립다 내년에 꼭 모여살기를  소망해 보는 겨울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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