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크나폐인 Feb 21. 2023

농구 #6 : 파울은 하는가? 만들어지는가?

: 농구라는 경기를 지배하는 신 - Foul

 스포츠는 사람에게 원초적 흥분을 가져다줍니다. 축구 경기의 기원도 적장의 머리를 차고 놀았던 것에서 시작되었다거나, 이탈리아의 칼초 스토리코(calcio storico)와 같이 상대편 포인트에 가져다 놓는 과정에서 온갖 격투로 사람이 죽는 경우도 있었다거나 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경합하는 구기 종목은 기본적으로 폭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근대 스포츠로 넘어오면서, 위험한 행위를 금지하는 측면에서 Foul(파울)이 보편화됩니다. 파울은 선수를 보호하고 구기종목의 공정한 실력 경쟁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서 존재하게 됩니다. 파울이 없다면 경기는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고도의 기술이나 예술적 움직임은 발달되지 않았을 겁니다.


 미국의 4대 프로스포츠는 풋볼(미식축구),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입니다. 4대 스포츠 중 풋볼과 아이스하키는 적극적임 태클과 접촉을 통해서 진행되는 경기이므로, 신체적 행위에 대한 파울이 상당히 제한적으로 존재합니다. 따라서, 파울의 규정이 자주 변하거나 파울콜의 정도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야구는 공을 매개로 하지만 공격과 수비가 분리된 형태의 스포츠이므로 파울의 개념이 작습니다.



 농구는 그와 달리 48분(NBA기준)의 시간 동안 매시간 선수가 경합하며 신체적 접촉을 하는 스포츠로 파울이 매우 구체적이고 빈번하게 등장합니다. 공을 튕기고 슛을 쏘는 과정에서 신체적 접촉을 제재하지 않는다면 플레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파울은 누가 관장하나요? 경기를 공정하게 이끄는 심판이 관리하며, 아쉽게도(그리고 당연하게도) 심판은 사람이 맡아서 진행합니다. 따라서, 파울콜의 강도 역시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시대에 따라서, 그리고 개인차에 따라서 말이죠. 이러한 경향은 4대 메이저 스포츠의 홈코트 어드벤티지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2011 년 기준 과거 3 시즌에 대한 홈코트 승률에 대한 비교입니다. 4대 프로스포츠 중 NBA에는 10%에 달하는 추가 승이 홈코트 팀에게 있었습니다. 타 스포츠와 비교되는 큰 차이입니다. 신체접촉이 많다는 것, 그리고 신체 접촉에 대한 파울이 빈번하다는 것이 농구의 특징인데요. 파울콜과 홈코트 어드벤티지의 상관관계는 매우 흥미롭고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파울이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농구경기죠. 그렇다면 NBA에서 파울콜의 수는 줄었을까요? 늘었을 까요? 제가 지속적으로 언급했듯이 공격수 보호를 위한 파울 강화 조치로 인해서 많이 증가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반대입니다. (어떤 팬은 "제가 요즘 NBA가 터프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잘못 생각했네요. 과거가 훨씬 파울이 자주 불렸군요?" 라고... 반응해서 당황한 적이 있습니다)


 NBA의 경기당 파울 숫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경기 페이스는 훨씬 빨라져서 공격 횟수는 늘어나고, 파울콜도 강화되었음에도 파울 숫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이죠. 그 이유는 크게 보면 다음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1. 3점 슛 비중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비경합 슛의 증가

 2. 스페이싱 증가로 인한 신체접촉 감소

 3. (파울콜이 강화로 인한) 적극적 수비의 현저한 감소


 이 중에서 적극적 수비의 현저한 감소는 다음의 두 가지 지표로도 간접적으로 확인됩니다. (파울의 감소가 턴오버의 감소와 스틸의 감소와 추세가 같다는 건 많은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NBA 스틸 수치는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으며, 동반하여 (적극적 수비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턴오버도 역시 감소하는 추세를 보입니다. (참고로 턴오버의 감소는 트레블링 등의 완화가 큰 영향을 미친것은 맞으나 그와 함께, forced error 비율 역시 줄어드는 농구 환경이라고 생각되네요)



 NBA는 파울에 대해서 보다 신중한 접근을 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포스트 조던 시대, 그리고 3점 라인 이전의 농구세대와 다른 현시대의 아이콘을 세우고자 무리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러한 과정에는 NBA의 세계화가 큰 몫을 차지했다고 이야기 드린 바 있습니다. NBA의 세계화는 지역연고 프로스포츠를 넘어 선수 중심의 스포츠 show 개념으로의 진화를 의미합니다.


 실제로 NBA의 홈코트 어드밴티지는 지속 감소해 왔습니다.


 물론, 이것이 스포츠의 공정함의 증가(방송중계의 확산, 심판 피드백의 증가 등등) 영향으로 볼 수 있으나, 그것보다는 3점 슛 비중 증가로 인한 파울 기회의 감소와 함께, 홈코트 어드밴티지의 필요성 약화를 이유로 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제는 경기장에 가서 홈팀을 응원하는 NBA 문화라기보다는 소셜네트워크에서, TV 시청에서, 인터넷상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모두가 응원하는 문화가 되어 가는 것이니까요.



 구기 종목에서 심판의 비중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합니다. 사실, 심판의 경향은 하드콜일 경우 전반적으로 하드 하게, 소프트 콜일 경우 전반적으로 소프트하게 진행되지만 프로스포츠는 홈코트의 이점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홈코트 팀에게 조금은 유리하게 불리기도 하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NBA는 요즘 이상합니다. 파울콜이 경기를 '재밌게 만들기 위함' 이라거나, 고득점을 유도하기 위해 불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저뿐만일까요? NBA의 관심은 승패보다도 누가 누가 잘하나를 겨루는 show가 되어 가는 것만 같습니다. 마치 프로레슬링처럼 보일 때도 있다면... 좀 과도한 비약일까요?


 다음 영상으로 글을 마치면서, 제 생각에 일부는 동의하시는지 판단해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 무려 "Brutal(잔인한, 과격한, 악랄한)" Foul이라고 까지 달렸던 파울 장면입니다 _ 반의어겠죠) * 해설자도 이 각도에서는 전혀 접촉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죠. 심판은 슛을 쏘자 마자 휘슬을 불고 그대로 3개의 자유투가 주어집니다. 상황은 연장전 30여초 남은 상황, 보스턴이 121점, 골스가 뒤쳐진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보스턴의 홈입니다" / 단언컨대 정규리그 이기 때문에 나오는 콜이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잘못되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