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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크나폐인 Feb 19. 2023

농구 #5 : NBA 머니볼 ? 모리볼!

: 농구를 단 2가지로 단순화시키다.

 농구 5번째 이야기입니다. 최근 NBA는 압도적인 3점 농구 추세입니다. 그 3점 농구의 시작이 스테판 커리부터 시작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팬들도 많이 있습니다. 물론 커리는 3점 슛의 상징적인 라이징 스타인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커리 때문에 NBA가 3점 슛 일변도로 간 것은 아닙니다.

 94~95 시즌, 공격농구를 이끌기 위해 3점 라인을 기존 7.24m에서 6.71m로 줄였습니다. 이 조치는 해당 시즌 포함 3 시즌만에 다시 원복 되기에 이릅니다. 해당 기간 3점슛의 시도는 매우 증가했으나, 당시 팀전술의 한계와 선수들의 3점슛 공격작업의 미흡으로 실제 득점력의 효과적 증대는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MJ와 같은 비교적 worst 3점 슛터들도 쏠쏠히 재미를 본 것은 사실입니다. 평소 즐겨하던 long-2 거리 중 조금 먼지점에서 3점을 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이 때 선수들은 3점슛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경험학습을 하지 않았을까 예상해봅니다.


 전체 야투 중 10%대에 불과하던 3점 슛은 94~97을 제외하고는 10년 이상에 걸쳐 10% p 정도 증가하는데 그칩니다. 완만한 증가율을 보이던 것이 14~15 시즌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죠. (저는 05년 이후의 퍼리미터 지역 수비자 파울 강화가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만) 커리 때문일까요? 커리는 09년 NBA 트래프트픽으로 들어왔으니 시점차이가 조금 있지만,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시즌부터로 볼 때 충분히 커리의 영향도 있어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더 큰 티핑 포인트는 제목에서 언급한 NBA의 머니볼 "모리볼" 때문입니다. 머니볼이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봤습니다. 무엇보다 "야구"라는 스포츠의 매력을 모르는 제게, 통계적 수치로만 접근하는 주인공의 방식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야구를 좋아하지 않다 보니, 통계적 접근에 따른 승패에 더 집중하고 관심 갖게 되더군요. 만약 제가 야구를 좋아했다면, 좀 달리 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호쾌한 홈런과 선발투수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고집, 한방을 기다리는 쫄깃함 등등을 말이죠.




 "모리볼"이 바로 NBA 판 머니볼입니다. 당시, 휴스턴의 단장인 대릴 모리(지금은 필라델피아의 단장입니다. 필라델피아...에는 제임스 하든이 있네요!)는 MIT를 졸업한 전략분석가 출신입니다. 통계적 기반의 전술인 모리볼을 주창하고, 휴스턴의 모든 공격을 딱 3가지 슛에 집중시켰습니다. 슛기회 대비 성공률이 가장 높은, 즉 기대점수가 높은 공격방식입니다.


 1. 3점 슛

 2. 니어포스트 슛

 3. 자유투


1~3번을 보니 누가 떠오르나요? 네, 당시 휴스턴 모리볼의 현신 제임스 하든입니다. 제임스 하든은 휴스턴에서 철저한 아이솔 기반 3점 슛과 드라이브인 레이업 2지선다의 공격을 했죠. 거기서 파생되는 자삥 자유투는 덤을 넘어 주요 공격 수단이었습니다.



 당시 휴스턴의 시즌 공격 작업 맵핑을 보면 정말 극단적으로 3점 라인과 골밑에 집중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3점과 골밑 슛 그리고 그 과정 중 자유투 이 3가지만 계속 반복하는 농구 모리볼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리볼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NBA 모든 팀에서 활용하기 시작합니다.  대표적으로 유기적인 패스게임에 가려져 있으나, 모리볼과 유사한 3점 & 골밑 어택을 하는 팀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도 있죠. (물론, 골스는 플레이오프에 가면 3점 슛 시도가 40% 수준을 안 넘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점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모리볼이라는 개념은 참 농구라는 게임의 아름다움을 좋아하는 제게는 매력 없는 게임 방식입니다. 역동적인 농구게임을 통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자체가 이해되기 어렵기도 했습니다. 다만, NBA가 MJ 이후 걸어온 일련의 진행과정과 특히 르브론의 등장 이후 걸어온 과정을 되짚어 보면 충분히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농구에서 가장 성공률이 높은 슛은 제가 생각하기에는 단 1가지입니다. 바로, '동일한 상황에서 가장 많은 횟수를 연습하고 성공시킨 슛'이 그것입니다. 그렇다면 변수가 가장 없을 동일한 상황에서의 슛은 결국 수비수의 방해가 없거나 예상범위 내에 있는 슛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슛을 가장 많이 시도할 수 있어야 하겠죠.


 모리볼의 1~3번인 3점슛, 골밑슛, 자유투는 그래서 가장 확률 높은 슛이 됩니다. 다만, 그중에 3점 슛이 확률 높은 슛이 되려면 반드시 선결되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수비수의 적극적 수비가 제한되어야 합니다. 제가 앞선 글에서 이야기했던 퍼리미터 지역의 일련의 공격 강화 조치들과 트레블링의 완화는 모리볼의 개념이 가능토록 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3점 슛은 꾸준히 연습한 평균 이상의 슈터라면 30% 중반대의 성공률을 경기에서 보일 수 있습니다. 만약 수비수의 터치가 없는 와이드 오픈이 된다면 40% 중반까지도 올라갈 수 있겠죠. 미드레인지 long-2나 post-up보다도 요즘 농구에 득점 기대치가 훨씬 효율적으로 나오게 됩니다.


 * 모리볼도 플레이오프에서는 전혀 힘쓰지 못했습니다. 우선 플레이오프의 특징이 강력한 수비죠. 앞선 수비 역시 정규시즌보다 수비자 파울콜이 적게 불리면서 강화됩니다. 수비가 강화된 리그에서 모리볼이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모리볼은 비단 팀전술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플레이어 개개인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미드레인지 지역에서 포스트업이나 점퍼를 던지는 플레이어를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드로잔이 미드레인지 장인으로 불리고 있죠) 르브론 제임스의 LA (22년) 슛차트를 한번 살펴볼까요?



 어디서 많이 보는 슛차트네요. 모리볼의 휴스턴 팀 슛차트와 매우 유사합니다. 집중적으로 3점라인과 골밑에 집중된 슛차트를 보여줍니다. 사실 르브론의 통산 3점슛 시도 점유율은 23% 수준입니다. 그랬던 것이 마이애미 시절부터 점차 증가하여 LA시절에 와서는 33%까지 크게 증가합니다. 3개 중 1개는 3점슛으로 쏘고 있는 것이죠. 미드레인지를 최소화하고 3점과 드라이브인 슛에 치중하는 전형적인 모리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르브론은 정말 영악한 선수라고 생각하는 저는 2점슛을 극단적 골밑슛으로 시도하는 전략은 필드골 성공률 보전 때문이라고 확신합니다. 르브론의 야투율은 MJ(49.7) 보다근소하게 앞선 유사한 50% 수준(50.6정도일듯) 입니다. 마이애미 시절 이후 3pt 시도증가로 낮아지는 야투율은 코비(45% 수준)를 따라갈수 있었을 텐데요. 2pt를 대부분 드라이브인 골밑슛으로 처리하면 야투율 방어에 큰 도움이됩니다. ( Kareem의 커리어 야투율이 56%수준으로 센터포지션의 특징이죠. 르브론의 2p%은 56% 수준으로 골밑슛위주의 2pt 플레이를 반증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NBA의 룰이 르브론의 모리볼에 매우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3점 라인의 수비는 헐겁고, 드라이브인의 스텝은 자유로우며, 수비자 파울도 훨씬 소프트하게 불립니다. 원래 퍼리미터 플레이어로서 풀업점퍼와 포스트업 플레이가 뛰어나지 않은 르브론의 입장에서는 모리볼 형태의 농구가 가장 최적의 요소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 스타일을 하게 되면 어시스트 기회(드라이브 앤 킥 등)가 더 많이 창출됩니다.  휴스턴의 농구를 정말 재미없게 시청했습니다. 제가 르브론의 농구 중, 적어도 LA 시절의 농구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 이런 이유 때문일지도 모르겠다고 글을 쓰면서 떠올려 보게 됩니다.




 요즘 대다수 NBA 선수들은 이러한 슈팅 차트를 가지고 있을 겁니다. 이 현상이 고쳐질 수 있을까요? NBA 판 머니볼 모리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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