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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지바른 Nov 13. 2022

우리는 '그 브랜드'가 되길 원한다.

우리가 물건을 사고 브랜드 로고를 찍고 공유하는 이유

바야흐로 브랜드의 시대.

오늘날은 정말 브랜드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백 개의 브랜드를 마주합니다. '브랜드 = 로고'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주변 물건들, 제품에 붙은 수많은 로고들을 보면 우리가 '브랜드의 시대'에 살고 있음을 바로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당장 제 핸드폰의 애플 로고, 스타벅스 커피, hp의 모니터, LG 등 온통 로고 투성이입니다.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시대의 우리는 과연 순수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일까?

단순히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를 구매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브랜드 자체가 되고 싶은 사람들.

더 강력한 브랜드는 고객이 그 브랜드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돈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동일시의 욕구', 품질에 따른 제품 간 변별력이 갈수록 약해지는
상황에서는 소유욕이 아니라 동일시 욕구를 자극하는 브랜드가 결국 성공하게 돼 있다.


-동아 DBR, 황부영-

제품의 품질은 비슷해졌습니다. 오늘날 제품의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 스토리, 디자인, 감성 등 그 모든 '비제품적 요소'들이 구매를 좌우하는 시대가 된 거 같아요.

애플이 주는 브랜드 이미지를 사는 요즘

예를 들어, 애플의 제품들을 단순히 제품 스펙을 따져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애플만이 줄 수 있는 '단순함, 혁신성, 도시적,  세련됨'의 가치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애플만의 분위기, 즉 브랜드를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는 것이죠.


사람들은 오래된 동네 맛집을 그저 음식을 맛보기 위해 방문하지 않는다.

고풍스러운 식당의 분위기와 맛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맛 애호가'의
이미지를 위해 맛집을 찾으며 그 과정을 타인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뉴스의 시대, 알랭 드 보통 (개요) -


어떻게 보자면 브랜드를 넘어서 우리의 모든 행위는 자신이 닮고 싶은 가치와 이미지를 자신에게 투영하기 위함이라고 봐도 될 거 같습니다.


괜히 브랜드 로고, 회사 로고를 찍어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는 것이 아니죠.


✔뉴스레터를 꾸준히 읽는 모습 공유 = 트렌드를 따라가는데 아낌없이 투자하는 이미지

✔주기적으로 전시회를 방문하는 모습 공유 = 미술에 관심이 많으며 예술적 교양을 갖춘 이미지

✔자기 분야에서 꾸준히 성공하는 모습 공유 = 성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치열하게 사는 이미지

특히 SNS가 일상이 되면서 이런 모습은 가히 일상이 된 거 같습니다.



브랜드는 나&너의 전부가 아니다.

취하지도 말고, 기죽지도 말자.

한 사람은 하나로 설명할 수 없기에

브랜드 이미지와 관련해서 몇 가지 걱정거리와 생각을 남기며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사실 진정한 자기 자신, 본질을 생각하기 전에 무작정 자신을 돋보이게 만들어줄 브랜드 이미지만 추구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됩니다.


제가 혹여 타인이 애용하는 브랜드, 공유하는 이미지들만을 보고 쉽게 속단하지 않을까 경계하기도 합니다. 언젠가는 너무 기가 죽었던 적도 있습니다.


✔특정 제품만을 사용하는 사람을 보며, '예술 전공이시구나!' (알고 보니 전혀 상관없는 전공)

✔구매한 명품 브랜드를 올리는 사람을 보며, '저분은 진짜 여유가 많으시구나, 나는 뭘까?'

✔유명한 회사 브랜드를 올리는 사람을 보며 '저분은 진짜 열심히 사는구나, 나는 뭘까?'


언젠가 브랜드 기획도 할 사람이 이런 말을 하면 웃기지만,

너무 브랜드에 취하지도 말고 너무 기죽지도 맙시다.


브랜드 이미지는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이고 나 혹은 당신의 모든 면모를 설명해줄 수는 없으니까요.

우리 모두 자신에게 없는 이미지를 브랜드에서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점에서는 똑같으니까요.


어쨌든 브랜드의 시대가 도래한 이상,

브랜드 이미지를 지혜롭게 이용하고 해석하는 태도도 필요할 거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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