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는 길에 어느 중년의 여성이 소리를 지른다. 자기 조상이 독립운동가라며 자신은 그런 혈통이니 잘못을 하지 않는다는 식의 논리였다. 보아하니 어느 커플과 갈등이 생겨 다툼이 벌어졌고 경찰은 이미 출동한 상황이었다. 흔하디 흔한 단순한 길거리 시비였지만 자꾸만 중년 여성의 말이 거슬렸다.
"우리 집안이 독립 운동했던 집안이야!"
출근하는 버스 안에서 라디오 방송으로 '독립운동 후손 실태 조사'라는 조사 결과를 들려줬다. 굳이 이 뻔한 사실을 세금까지 써가며 조사한다는 사실이 황당하다. 당연히 3대가 굶어 죽고 있다. 반면 친일파 후손들은 국회의원까지 하며 승승장구한다. 이게 이 나라의 과거와 현재이다. 무언가 잘못되었지만 잘못되었다고 말만 할 뿐 아무도 고치지 않는다.
역사는 반복된다.
100년 전, 우리는 나라를 빼앗겼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겠다고 수많은 위인들이 달려들었지만 그 끝을 보지 못하고 변절하거나 죽었다. 아마 희망 따위는 없었을 것이다. 현실을 알면 알수록 독립이란 건 헛된 희망일 테니 말이다. 그런데 참 운 좋게도 이 나라는 독립이 되었다.
그런데 100년 후에도 운이 좋을까?
100년 후 이 나라는 사라진다. 인구학적으로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이미 저출산의 여파가 몰려오고 있다. 지방 소멸로 도시가 통폐합되고 초등학교는 이미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 나라는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는듯하다. 매번 그 이유만 조사하고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다. 인구문제뿐만 아니라 실업, 자살, 전쟁위험 등 사회 문제가 잔뜩 있지만 그 어느 것 하나 해결하지 못한다. 100년 전에 의병이 그랬듯 이번에도 국민들이 지켜야한다.
회사도 언제나 해결책을 우리에게 보이라 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며 카페에서 특별 주문 케이크 이벤트를 벌였다. 하지만 비싸기만 한 케이크를 사겠다는 손님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결국 회사의 압박에 점장님은 반강제적으로 직원과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케이크 구입을 권유했다. 모두가 비싸기만 한 케이크를 억지로 구매해야 했다. 직원과 알바가 얼마나 만만하게 보였으면 그랬을까... 괘씸해서 나는 못 산다.
결국 내 몫은 점장님이 구매하셨다.
카페에는 마가 끼었는지 카페 앞 사거리에서 교통사고도 잦았다. 한 번은 큰 대로변을 지나며 속도를 줄이지 않은 차량이 지나가는 오토바이와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당시 승용차 운전자가 얼마나 과속을 했는지 조금만 브레이크를 늦게 밞았으면 카페 유리창을 부숴버릴 뻔하기도 했던 사고였다. 오토바이 배달 대행 운전자는 피를 흘리며 앉아있었고 승용차 운전자는 거리에 앉아 엉엉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점장님은 달려 나가셨다.
피를 흘리는 부상자에게 구급차가 올 때까지 피를 닦아 주셨다.
분명 그 모습은 따뜻한 인류애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모습이다.
점장님은 언제나 회사로부터 매출 압박을 받으신다. 매출이 안 나오는 건 점장님의 잘못이 아닌데도 말이다. 매출이 안 나오는 이유는 지나치게 비싼 가격과 직원들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브랜드 이미지만 실추시키는 대표 때문인 걸 대표만 모른다. 이 나라는 언제나 그래왔다. 모든 책임은 민중이 떠않고 해결한다.
대한독립 안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