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 카페, 그리고 인테리어 회사까지 오면서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다. 세상 구하겠다는 나에게 일 할 기회를 주는 회사는 면접 때 그 어떤 질문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흔한 1분 자기소개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저 면접관은 사측의 요구조건을 전달할 뿐이다. 그리고 나는 할지 말지만 결정하여 답한다. 아마, 이것이 나의 합격 비결이 아닐까 싶다.
나의 1분 자기소개의 첫마디는 "안녕하세요. 세상 구하겠다는 미친놈 xxx입니다." 이다.
찰스 다윈은 <진화론>을 통해 다음 세대를 결정짓는 건 '환경'이라 말한다. 북극곰이 추위라는 환경에 살아남기 위해 털이 두꺼워지는 쪽으로 진화했다는 것이 이 이론의 요지이다. 지금은 '진화'라는 단어가 오해를 불러일으켜 <자연선택설>이라 부르는 이 이론은 말 그대로 자연이 살아남을 개체를 선택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북극곰이 털을 더 두껍게 만든 게 아니라 추운 환경에 따라 털이 두꺼운 곰만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인간에게도 이 이론은 해당된다.
다만, 자연따윈 이미 씹어먹은 인간이기에 인간에게 환경은 동물과 다르다. 인간은 날씨가 추우면 옷을 더 입는다. 불필요하게 털을 더 나게 하지 않는다. 인간에게 '환경'이란 '일자리'이다. 즉, 누구에게 어떤 일자리를 주는가에 따라 다음 세대가 결정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런데 이 나라는 다음 세대가 없다. 타국가에 비해 압도적인 초저출산, 대한민국은 현재 소멸되어 간다.
혹시 우리는 잘못된 사람을 뽑고 있는 건 아닐까?
소멸되어 가는 이 나라를 구원하기 위해 정부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퍼붓고 있지만 상황은 악화만 되어간다. 뉴스에서는 매번 원인만 떠들어댈 뿐, 어찌해야 한다는 해결책이 없다. 국회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대단하다는 사람들 뽑아다 놨는데 나라가 힘없이 무너지고 있다. 왜 그런지 그들이 내놓은 대책이란 것들을 살펴보면 이유를 알것도 같다. 돈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줄 안다. 공직에 앉은 사람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 자리에 앉아 있는지가 아주 살짝 보인다.
투표좀 잘하자, 내가 출마하면 꼭 뽑고!
'좋은 일자리', 저출산 대책에 있는 키워드 중 하나이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먹고사는 현실적인 문제를 줄이면 아이를 많이 낳을거라는 발상이다. 필요한 건 오로지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돈이다. 그런데 지금도 시장 한쪽에선 인력난에 허덕이는 분야가 엄청나다. 그쪽 분야로 사람을 보내야하는데 자꾸만 좋은 일자리만 찍어내려고만 하고있다.
그러니 갈수록 인력난과 취업난이 공존한다.
노동의 가치를 올려야 한다. 노동이 '나쁜 일자리'라는 인식을 희석시켜야 한다. 그런데 책에 있는 거 외우기만 했을 뿐인 자들이 공직에 앉아 법을 만들고 제도를 만들고 있으니 그게 되겠나? 노동 기피 현상은 갈수록 깊어지며 노동이란 경쟁에서 밀려난 자들이 하는 일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결국, 경쟁에서 밀려난 자들은 땅에 떨어진 자존감을 붙들고 생존을 위해 노동을 이어나가야 한다.
자살률 1위 대한민국.
그러니 나는 성공해야만 한다. 나의 성공은 또 다른 나를 만들 것이다. 다음 세대가 나를 따라 꿈을 꿀 것이다. 모든 것이 정해진 뻔하디 뻔한 이 세상에서 낭만과 꿈의 가치를 증명한다. 나의 이야기는 현대 사회의 모든 불균형 문제를 해결한다. 나는 할 수 있다. 그 어떤 역경도 상관없다. 세상 구하겠다는 꿈을 가진 자가 얼마나 대단한지 기업에게 보여주겠다. 세상아, 나를 성공시켜라! 내 너를 구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