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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스텔 Estelle Oct 09. 2023

조현병 환자에게 '병식'이란?

[조현병 환자 가족의 이야기] 

* 병식 : 현재 자신이 병에 걸려 있다는 자각(自覺)


포털사이트에 '병식'을 검색하면 위와 같은 뜻으로 설명한다. 이 뜻에 더해 '정신 장애인들은 때때로 이것이 결여되어 있어 정신병을 진단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라는 내용이 추가로 전해진다. 정신질환을 앓는 이들에게 병식은 정말 중요하다. 특히 조현병 환자에게 병식은 환자 본인의 치료 여부와 달려 있다.


조현병은 △환청 △망상 △환각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만약 병식이 '없는' 조현병 환자라면 어떨까? 


"죽여" "찔러"라는 등의 환청이 들리고, 누군가 나를 째려봤다는 망상에 빠졌는데 스스로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병원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인 셈이다.


TV에서 나오는 조현병 환자들의 범죄 원인도 여기서 시작된다.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본인이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나 정신병자 아니다'라며 가족들의 치료 권유를 거부하면서 환청, 망상, 환각 등의 증상이 발현돼 타인을 해치게 되는 상황에 이르는 것이다. 이에 병식이 생긴다는 것조현병 환자 개인의 치료를 도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이로운 영향을 준다.


다행히 엄마의 경우 스스로 병식이 돌아온 좋은 사례였다. 


여전히 대한민국에는 병식이 없는 조현병 환자가 많다. 어떻게 보면 시한폭탄이다. (조현병 환자가 들으면 '우리를 너무 부정적인 이미지로 보이는 비유'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조현병 환자들이 처한 상황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그 상황을 개선할 수 있도록 사회가 만들어져야 조현병 환자의 폭행, 살인 등 범죄도 줄어들 것이다. 그래야만 조현병 환자에 대한 선입견이 깨진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병식 없는 조현병 환자들을 돌보는 가족들은 하루하루 애가 탄다. 그리고 무섭다. 언론에서 나오는 조현병 환자의 범행을 내 가족이 저지를 수 있다는 불안에 더 보호하려고 애쓰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왜 나를 정신병자 취급하냐'며 가족을 해칠 수도 있어서다.


이것이 병식 없는 조현병 환자의 가족들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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