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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스텔 Estelle Oct 01. 2023

"집이 여관이니? 또 나가니?"

[숨 쉬는 도전 중입니다_눈코 뜰 새 없는 나의 20대]

20대 막바지, 이제 와서 '숨 쉬는 도전'이라는 걸 생각하게 된 건 어떻게 보면 가만히 숨 쉬는 시간을 아까워했던 나에게 전하는 조언이다.


나는 무언가를 할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다. 오죽하면 부모님은 20대 초중반 대학생이 이었던 내게 "집에 자려고 오는 거지? 집이 여관이니?"라고 말할 정도였다. 





- 법무부 희망TV 라디오DJ

- M언론사 인턴 기자

- 행정안전부 행정혁신추진단 국민평가위원

- 대학교 SNS 홍보영상 모델 

- 질병관리본부 국민소통단 

- 대학생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 

- 대학생리더십아카데미 언론국 

- MBN the orange 서포터즈 대학생 아나운서

- 한국경제신문 매거진 잡앤조이 대학생 기자

- GS shop 리얼러브 대학생 봉사단

- 온라인 대학생 매거진 Ulife *월호 표지모델

- 여의도 청년정책연구센터 대학생 정책자문연구원


- 간호조무사 자격증 취득

-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 취득

- 플라잉요가 지도자 과정 자격증 취득

-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 


- 연세의료원 빅데이터 오픈 이노베이션 공모전 대학부 최우수상

- 대학생리더십아카데미 공로상

- 대학생 대중교통 사업 아이디어 공모전 최우수상


- 편입




부모님이 내게 '집에 자러 들어오냐'라고 했던 이유는 위와 같다. 위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선 해외여행 반납은 물론이고, 움직임이 많아 술을 마셔도 살은 찌지 않았다. 그렇다고 바빴던 생활이 후회되진 않는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여러 상황에 직면함으로써 내가 깨닫는 것들은 더 많았다. 취업 전엔 취업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 '원하는 꿈은 못 이뤄도 난 어디서 굶어 죽진 않겠다' 싶은 마음은 나를 여유 있게 만들어줬다. 솔직히 내게 △대학에 입학한 사람 △대학 재학 중이지만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 등이 있으면 꿈을 찾을 수 있도록 진로 상담 또한 획기적으로 해줄 수 있다고 자부했다.


해외여행 한 번 안 가고 '학교-나름의 일정-집-학교-나름의 일정-집'이 생활이 빡빡하게 느꼈질 순 있지만 한 편으론 이 시기가 아니면 못할 것들이라고 생각했다. 자격증 취득이야 언제든 가능하지만 자격증 취득 과정에서 진행된 실습에서 나보다 나이가 있었던 실습생들에 비해 좀 더 순발력 있게 행동하는 건 나였다. 사람이 무엇을 하든 나이는 상관없지만 나이에 따른 체력이 일하는 과정에서 차별성을 부여했다. 이런 깨달음이 생기니 '20대에 해야 할 많고 재빠르게 움직여야지'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래서 더 쉴 틈 없이 살았다.


20대 막바지에 이른 어느 날, 택시를 타고 집에 가는데 휴대전화를 손에서 떼지 못하는 나를 발견했다. 분명 카카오톡이 온 것도 아니고, 확인해야 할 뉴스가 있는 것도 아닌데 휴대전화에서 무언가를 들여다보려고 했다. 오죽하면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있음에도 멜론 차트를 왔다 갔다 보며 불안하게 있었다.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창문을 내다봤다. 창 밖으로 한강에 비치는 달빛과 고요한 서울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것도 잠시 난 답답한 마음에 다시 휴대전화를 들여다 다 봤다. 


'불안감 증세' '불안 증세'

다음 날 하루종일 내가 겪은 일을 포털사이트에 검색했다. 불안 증세로 추측될만한 글이 많았고, 일부 글에선 우울증 초기 증세라고도 밝혔다. 바쁘게 살았던 내가, 가정에도 신경을 써야만 했던 내가 나를 돌보지 못하자 일이 터져버린 것이다.


숨 쉬는 도전. 숨 쉬는 도전의 의미를 느낀 건 이 같은 일을 겪게 된 이후부터다. 이미 내 몸은 혈액과 산소를 운반하며 바쁘고, 나는 매일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데 왜 무언가를 부여하며 행복을 얻으려고 했는지 돌아봤다. 그렇다고 해서 일-집-일-집-일-집 혹은 집-집-집-집-집처럼 반복적인 삶만 살아가겠다는 건 아니었다. 숨 쉬는 도전을 '잊지 말자'는 것이다. 또 행복은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와 그때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을 통해 느낄 수 있다는 걸 전한다.


잊지 말자, 숨 쉬는 도전. 우린 이미 도전하고 있다는 걸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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