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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자의 노트 Sep 30. 2022

[2022 이탈리아 #1] 출국과 첫날밤

코로나 시국에 다녀온 이탈리아 여행기



1. 여행 결정



2020년 1월, 베트남 여행을 마지막으로

해외를 나가지 못했다.

그래도 1년에 한두 번은 꼭 해외를 나가야 정상 생활이 가능한 역마살 주인이

코로나라는, 일생일대의 난관을 만나는 바람에

2년 반 동안 참고 지내고 있다가 (꾹 참았다기엔, 제주도를 너무 많이 다녀옴...)

결국 마음속 여행에 대한 갈망에 불화살을 날렸다.



장소는 당연히 이탈리아.

이미 두 번이나 다녀온 곳이지만,

아직 못 가본 곳이 너무 많았고

무엇보다 난 돌로미티를 꼭 가고 싶었다.

그리고 마침 이탈리아는, 입국 시 그 어떤 코로나 관련 서류가 필요 없었다.


더 생각할 것도 없이 난 이탈리아로 결정을 했고,

주변 다른 나라도 함께 가는 일정이 아닌, 오로지 이탈리아 1개국을 집중적으로 들고 파기로 했다.





2. 여행 준비


              항공권            


코로나로 인한 해외 출입국 규제가 풀리자마자

즉, 말 그대로 하늘길이 열린 직후라서 그런지

항공권 가격은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높게 치솟아 올랐다.

예전에 국적기 기준, 왕복 100대 초반에도 다녀올 수 있었던 로마행 항공권은

2배나 껑충 뛰었다.

게다가 허리가 아픈 나는, 비즈니스 클래스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비즈니스 클래스의 가격은 정말 코로나 이전엔 내가 상상할 수 없었던 가격대까지 올라가 있었다.


별 수 없었다. 더 참지 못하고 이 시기에 나가는 자가 짊어지어야 할 숙명이다.

결국 왕복 비즈니스 클래스는 꿈도 못 꾸고,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전부 털어 한국으로 귀국하는 편만 비즈니스 클래스로 선택했다.

이미 항공료에서, 내가 예상했던 여행 경비의 대부분을 소진하고 말았다.





              현지 투어



나 혼자 다녀와도 충분한 현지 여행지도 있지만, 투어가 필요한 곳도 있었다.

교통 문제라든지, 지식 문제(내가 암만 책 보고 공부해도 현지 미술 전공 가이드만큼 미술관을 잘 알까),

그리고 돈 문제.


이미 코로나로 잃은 관광산업을 어떻게든 다시 만회하겠다는 저들의 가격 정책에 그대로 말려들 순 없었기에

고민을 많이 하다가 절충안으로 타협하기로 했다.

패키지 현지 합류로 일주일을 함께 다니고 (7일 숙식, 교통 모두 해결에 80만 원 대면 끝)

중간에 그들과 헤어진 뒤 나머지 10일 정도 되는 일정을 나 홀로 보내기로.

그럼, 최소한 나 혼자 먹고 자고 이동하는 돈보다는 조금 더 절약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 패키지 현지 합류

- 돌로미티 차량 이동

-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 토스카나 와이너리 투어

- 로마 인문학 투어

- 베네치아 야경 투어


등을 미리 예약했다.




              그 외            



숙소는 호텔을 주로, 그리고 한인민박을 섞었다.

한인민박을 선택한 이유는,

일정이 길다 보니 한국음식이 생각날 것 같아서, 그리고 배드 버그를 피하기 위해서.

로밍은, 그냥 통신사 로밍으로. (한국에서 내 번호로 거는 전화를 그대로 받기 위해)

6만 3천 원에 통화 무제한, 데이터 8기가.

데이터는 8기가로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막상 16일 동안 잘 쓰고 왔다.


그 외 카메라 도난 방지를 위해 팩세이프 가방, 폭염 대비를 위한 복면 마스크,

카메라 메모리 백업을 위한 백업 외장하드.


렌즈는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냥 가장 보편적인 표준줌 1개 + 단렌즈 1개 가 가장 나을 것 같아서

2470GM2 + 50GM을 선택했다.


신발은 혹시나 비가 와도 방수가 되는 신발로 선택했는데

이 결정이 나중에 돌로미티에서 독이 될 줄은 몰랐다.



그 외 더 많은 준비 과정들이 있었지만,

다 생략.

이곳에라도 기록해 놓아야 나중에도 기억을 되살릴 수 있겠지만,

이걸 다 쓰고 나면 오늘 하루로도 부족할 듯싶다.





3. 여행 출발




드디어 출국날.


10시 30분 비행기라 새벽부터 짐을 싸고

진짜 오랜만에 인천공항 출국장으로.


내가 떠난 8월 초에는,

주춤했던 코로나 확진자 수가 갑자기 늘기도 했고

항공료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천공항 출국장은 매우 한산했다.


아침도 굶고 온 탓에,

라운지에서 배를 채웠는데

이 탓에

이륙하자마자 나오는 기내식은 손도 못 댔다.









이게 얼마만인가.

공항 라운지에서 여권 놓고 식사하며

출발 전 설렘을 느껴본 게.












출국장이 이렇게 한산하다는 것은 여행객이 적다는 말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공권 가격이 이렇게 2배나 뛴 것을 보면

운항 수가 아직 적다는 뜻인 듯하다.












이젠 아시아나 항공조차 비상구 좌석을 유료로 판매한다.

(라떼는 말야, 공항에서 근무할 때 항공사 패스만 보여주면 비상구석은 바로바로 내줬는데 말야)



편도 15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이지만,

12시간을 가야 하는데, 나 같은 허리 환자는 이것만으로도 감지덕지.

아무튼 매우 쾌적하게 갈 수 있었다.

승무원과 서로 마주 보고 있어야 하는 시간은 다소 민망했지만..























세상 좋아졌다.

기내에서 WIFI를 즐길 수 있다니. (물론 유료, 1시간에 12달러였던가)

튀르키예 상공에 접근하고 있을 때쯤 이 화면을 인스타에 올렸던 기억이 난다.













비상구석이 유료로 판매하기 때문에

비상구석 1자리가 비어 있어도, 다른 승객이 맘대로 앉을 순 없다.

하지만 나는 구매자이기 때문에 옆 빈자리를 맘껏 누릴 수 있었다. (자본주의가 이런 거 아니겠어)

그 덕에 이렇게 널찍하게 비행시간을 즐겼다.



어느샌가 수면 속 세상....



그리고

드디어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 도착.







이게 얼마 만에 밟아본 타국의 땅이며, 유럽의 냄새이던가.

이때가 이탈리아 시간으로 오후 4시, 한국은 밤 11시.









다음 날 바로, 투어 팀과 로마 공항에서 합류해야 하기 때문에

첫 번째 날은 로마 시내로 들어가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로마 공항 근처에 있는 호텔에서 하루 묵을 수밖에 없었다.

하루 9만 원짜리 가성비 괜찮았던 호텔.















공항 근처라 마땅히 갈만한 곳은 없고,

그냥 바로 앞 쇼핑몰에서 맥주와 간식을 산 뒤 주변을 돌아다녔다.

어느덧 해가 지고 아름다운 이탈리아의 노을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탈리아에 왔으니, 이태리 맥주를 마셔야지.

(이탈리아에서 머무른 17일 동안 이 Birra Moretti와 PERONI 두 종류의 맥주를 번갈아가며 신나게 마셨다.)













이곳이 한국으로 치면,

영종도나 김포 주변 어딘가 개발되지 않은 황무지쯤 되는데

노을 하나만으로도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이런 황무지엔 나밖에 없을 줄 알았는데,

어느덧 흑인 여행객 한 명이 오더니, 그도 아름다운 노을을 함께 감상한다.









저 비행기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아름다운 손톱 달까지.



로마에서의 첫날밤은 이렇게 낭만적으로 흘러간다.




                                        - 코로나 시국에 다녀온 이탈리아 여행 1편, <출국과 첫날밤> 끝 -







<다음 편>



바티칸은 여전히 아름다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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