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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자의 노트 Oct 05. 2022

[2022 이탈리아 #4] 환상적인 이탈리아 남부 下

황제의 휴양지 카프리섬과 Fiuggi의 낭만적인 밤


소렌토 골목을 돌아보다가

카프리섬으로 가는 배에 탑승할 시간이 되어 항구로 간다.


항구로 가는 길에 내려다 보니,

소렌토 절벽과 맞닿은 바다에서 편안히 여가를 즐기는 모습이 보인다.

얼마나 즐거울까.






배에 탑승하고 카프리섬으로 향한다.


카프리섬은 나폴리만에 있는 섬으로, 고대 로마 2대 황제 티베리우스의 별장지가 남아있는 곳이다.

2014년에 이어 두번째 방문.

그 땐 겨울이었는데 지금은 한여름. 







                                           2014.01. 소렌토에서 바라본 바다







                      2014.01. 카프리섬으로 향하는 배 위에서 바라본 베수비오 화산




평화로워 보이는 저 베수비오 산이,

79년에 도시 하나를 완전히 덮어버렸고, 지금도 살아있는 활화산이라니.











드디어 카프리섬 도착.

페리에서 내리자마자 버스를 타고 카프리섬 위쪽으로 올라간다.








카프리섬은,

우리같은 일반 서민 관광객들도 오지만

유명 배우들이나 재벌들도 휴양을 위해 많이 오는 곳.

(얼마전 벤 에플랙도 왔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명품 매장들도 많고

또 줄을 서서 기다리며 명품을 산다.


굳이 카프리섬까지 와서 명품 매장 쇼핑이라니?

다소 의아했지만

이건 나의 세상 속 생각이고, 그들의 세상은 또 다르니깐.







카프리섬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때묻지 않은 자연만이 가득한 곳이 아니라

이렇게 관광을 위한 온갖 식당, 숙소, 매장 등이 많은 곳이다.


하지만 건물 외벽 색상도, 도로 곳곳에 심어져 있는 꽃과 나무도,

정말 아름답게 꾸며놓았다.





                                              2022.08. 카프리섬의 풍경






도로를 따라 쭉 걷다 보면,

로마 2대 황제, 티베리우스의 별장터가 나오고

그 뒤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 도로,

그리고 지중해가 보인다.


















저 곳에서 단둘이 배에 타서 노를 저으며

카프리의 바다 위를 떠다니고 있다니.

진정한 천국을 누리고 있구나.















저런 곳에 숙박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멋진 뷰를 감상하며 휴가를 즐길까.












정말 거리 곳곳에 꽃이 심어져 있어 참 예쁘다.

그러고 보면,

유럽은 집집마다 창가 테라스에 꽃을 심어놓은 집들이 정말 많다.

물론 대부분 아파트로 이루어진 한국과는 달리,

건물 형태의 특성으로 인해 가능한 것이겠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그들의 문화도 엿볼 수 있다.














아름다운 뷰를 바라보며 여행을 즐기는 이들.







저런 컬러의 의상도 소화하는 멋쟁이 할아버지.










카프리섬의 꼭대기쯤에 있는 우리,

그보다 더 높은 곳에서 카프리섬의 공기를 느끼며 여가를 즐기는 행복한 여행객.





이 곳에서 1박을 하면 좋겠지만,

다시 떠나야 하는 일정에 속박된 나.


카프리섬 해안으로 다시 내려온다.












아직 페리 탑승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

해안가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

추천받은 메뉴인, 생선튀김(시샤모 맛과 비슷)과 맥주 한잔 즐긴다.


간단한 요리와 맥주 한 잔.


언제든 할 수 있는 이 행위가

그리 거창한 것도 아니고 크게 대단한 일도 아니건만

여행지에선 다르다.


풍경이 멋진 여행지 한가운데에 앉아,

걷느라 지친 몸을 잠시 쉬며

맛있는 현지 요리와 시원한 맥주 한 잔 하는 시간은

정말 극도로 행복한 일이다.














자, 이제 떠나자.







잘 있게나.

언젠가 연이 닿으면 또 올게.








나폴리에 도착.



나폴리항에 대한 로망은 접어두게나.




나폴리항이 세계 3대 미항으로 유명하지만,

이는 오래 전, 나폴리만에서 바라본 나폴리항의 야경이 아름답게 빛나서 나온 얘기지(이것도 풍문)

실제 나폴리라는 도시는 미항과는 거리가 매우 멀다.


얼마 전에도 도시 전체 쓰레기 처리에 대해 문제가 많았다고 하던데,

아무튼 마피아의 손길이 구석구석 닿아있는 도시.

건물 역시 이탈리아 다른 도시에서 본 고풍스러운 중세 양식의 건물들이 아닌,

중국이나 홍콩에서나 자주 볼 법한 아파트에, 널어놓은 빨래들로 이루어져 있다.



                  2022.08. 나폴리 시내의 풍경. 세계 3대 미항의 위엄은 찾아볼 수 없다. 













이렇게 이탈리아 남부 여행을 마치고,

긴 시간 버스에서 잠을 자고 나니

어느덧 밤이 되었고 숙소가 있는 Fiuggi에 도착했다.


                                                         <출처 : Google map>




저녁 식사를 하고 호텔 안에서 쉬려고 하다가,

여행지에서의 밤을 이렇게 보내는 것이 아쉬워

무거운 몸을 억지로 일으켜서 호텔 밖으로 나왔다.



내가 묵었던 날은, Fiuggi에선 작은 축제를 열고 있던 시기 중 하루였고

호텔 앞 광장에는

밤 10시에 넘은 시간에도 작은 음악회를 열고 있었다.





                                      2022.08. Fiuggi에서 열리던 작은 음악회  










작은 음악회를 보기 위해 꽤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었고

나 역시 그 사이에 들어가 조용히 음악회를 감상했다.









나이 있는 어르신부터,






10살도 안되어 보이는 아이까지.



이 모두가 한 곳에 모여

Fiuggi라는 작은 언덕 마을에서 울리는 아름다운 클래식을 감상하고

각자 본인의 기억 속에, 이 아름다운 밤을 새겨 놓는다.










음악회가 끝나니 이미 늦은 시간.

이미 몸에 피로는 가득 쌓였겠지만

이렇게 낭만적인 밤 시간을 그냥 잠이라는 이불로 덮어버리기엔 아쉬워

마을을 천천히 거닌다.









달빛은 밝고

밤공기는 시원했으며,

음악이 주는 여운은 마음 속에서 흘러나와

밤길을 밝혀 주고 있었다.




                                  - 환상적인 이탈리아 남부 下 <카프리섬, Fiuggi 편> 끝 -





                                                              <다음 편>



                                                       이탈리아 소도시, 어디까지 가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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