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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 Jan 29. 2024

지하철풍경

그녀를 바라보다가 어두운 세상이 환하게 밝아왔다.

광주에는 지하철 공사가 한창이다. 

운전할 때마다 불편하지만 광주의 지하철을 타고 여기저기 다니는 상상을 해본다.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고 있다고 하는 친구는 요즘 너무 행복하다고 한다. 

책 한 권을 들고 지하철 안에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자가용을 이용해서 운전할 때보다는 아침에 부지런해야 되지만 오히려 마음의 여유도 있고 건강에도 좋다고 하면서 추천한다. 


나에게는 땅속으로 들어가는 지하철을 타는 것은 일 년 행사이다.

서울에 교육이 있거나 친구를 만나러 가는 날에는 지하철을 어김없이 타야 된다. 

그 순간부터 마음이 갑갑해오기 시작한다. 우선 핸드폰으로 앱을 깔고는 복잡한 노선을 본다.

혼잡스러운 지하철 안을 생각하니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분비는 출근길이 아니라 다행이다. 

갑갑하지만 지하철 안에서 다양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많은 사람들은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무표정으로 보고 있는 사람도 있고 어떤 이는 인상을 쓰고 세상 모든 고민을 몸으로 하고 있는듯했다. 고개를 숙이고 바라보고 있는 핸드폰에는 어떤 세상을 만나고 있을까?

잠시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그중에 책을 들고 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안경을 쓰고 있고 인자한 표정으로 책 속에 몰입해 있는 그녀는 아름다워 보였다. 어떠한 외부의 자극에도 동요되지 않는듯한 표정이었다. 도둑맞은 시간을 찾고 있는 듯한 그녀의 삶이 느껴졌다.  그녀에게서 훈훈한 향기가 전해졌다. 지하철 안에 있는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따라서 표정과 행동은 다르다. 힘들고 갑갑한 곳에서도 내가 어떤 생각 속에 있는지에 따라서 순간순간의 삶은 다를 것이다.  그녀를 바라보다가 어두운 세상이 환하게 밝아왔다. 

계속 어두운 땅속을 지나다가 땅 위로 올라온 세상은 아름답게 비춰졌다. 파란 하늘과 푸른 강변이 눈에 들어왔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듯 눈이 환하게 밝혀졌다. 강변의 물결이 햇살에 반짝이고 있었다. 뭉실뭉실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 속으로 내 마음도 실어 보내고 싶었다. 우리네 인생처럼 힘들다고 생각되는 순간 선물처럼 주어졌다. 작은 선물이라도 내가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지에 따라서 다를 것이다. 감사한 마음을 느끼고 행복에 잠시 젖어들었다.

그녀의 훈훈한 꽃향기에 취해 나도 가방 안에 있는 작은 책 한 권을 손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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