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순탄치만 않았던 독립출판… 책도 읽지 않던 내가 책을?
지난 3월에 독립출판에 도전했다.
모두 내가 만화책을 낼 거라 생각했지만
나는 청개구리답게 에세이를 만들었다.
과연 그 과정은 순탄했을까…?
그리고 책은 다 팔았을까…?
독립출판…
언젠가는 책을 만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충동적으로 글쓰기+출판 모임에 참여했다.
그리고 6주 안에 절대로 마무리 짓지 못할 줄 알았지만, 얼렁뚱땅 대충 써서 한 권의 책을 만들었다.
그러자 뭔가 알 수 없는 희열이 느껴졌고,
제대로 수정한 뒤에 책을 출판하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당시 300권을 떠올렸을 땐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했다.
(과거로 돌아간다면 난 절대 300권을
주문하지 않았을 것이다.)
분명 책을 퇴고하는 과정‘만’ 있을 줄 알았지만…
하지만 퇴고하는 과정은 절대 단순하지 않았다.
나는 마무리해야 할 때 괜히 목차를 더 추가했고,
삭제하고 또 뒤죽박죽 순서를 머릿속으로
정리하기 어려웠다. 심지어 맨 처음부터
한 줄 한 줄 읽을 때면 끊임없이
눈에 거슬리는 부분들이 보였고,
나는 앞부분만 수십 번 고쳐야 했다.
과연 내가 책 출판을 할 수 있을까…?
불안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북페어’라는
약속시간은 빠르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나는 앞부분 퇴고를 집착하며
책을 고쳐나갔다.
상상해 보았다.
북페어에 엽서만 들고 간 나를…
그리고 막상 팀원들의 충고를 듣고 나니
더 이상 미룰 순 없었다.
그래서 밤을 새우며 퇴고한 끝에
책을 주문할 수 있었다.
주문하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나는
제작 시간과 배송 기간을
생각하지 못했다.
과연… 책은…?
나는 책을 그동안 읽지 않았다.
아니 사실 읽지 못했다.
읽는 내내 책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어려웠고,
한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전에 있던 내용이 뭐였는지 기억할 수 없었기 때문에 책 읽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책 읽는 것조차 불가능한
내가 에세이를 내기로 결정했던 이유는
‘불가능’은 내가 만든 한계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싶어서였다. 나 스스로를 ‘글 못쓰는 사람’이라고 여겼기에 내게 글쓰기는 어마어마한 도전이었다.
그렇게 맨 처음 얼렁뚱땅
마구잡이인 책을 완성하고,
막상 샘플로 받으니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이 기쁨을 모두에게 나눠야겠다는
욕심이 생겨 300권을 주문했다.
물론 ‘금전적인 부분’을 생각하면
나는 절대로 에세이를 내지 않았을 것이고,
출판 역시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돈보다는 값진 경험을 더 중요시했었기에
독립출판을 했고, 현재 나는 무척이나 후회한다.
독립출판기 다음화에 과연 무슨 일이?
작가 : a양 (인스타툰/에세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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