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감는 날
지난겨울,
엄마는 아픈 시절을 보내고
봄이 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
밤공기가 차가워지면
자꾸 지난날이 떠오른다.
잘하고 싶었는데 잘 못했다.
나는 그 정도였다.
동문회를 다녀왔다.
장례식장에 와준 동문들께
감사인사를 전하고 왔다.
큰 숙제를 해결한 것 같다.
온열장판을 켜고 누워
이불 속에 들어가서 손을 뻗는다.
찬 공기가 손에 닿을 때쯤
엄마의 얕은 코골이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나는 그렇게 한참을
엄마 옆에 앉아 코 고는 소리를
듣곤 했다. 그리고 울곤 했다.
하늘 어딘가에서
달과 별을 끌어안고
곤히 잠든 엄마를 상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