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의 마을 탁스코
#1500원으로 폭스바겐타고 투어하는 시골마을
멕시코시티에서 약 300km 떨어진 작은 마을 탁스코를 첫 번째 근교여행지로 결정했다. 은의 마을로 불리는 탁스코는 멕시코의 신비로운 도시 132에도 꼽힌 지역으로 스페인 식민지 시대에 은광을 채굴하여 스페인으로 수출하면서 은의 마을이라는 이름이 시작된 곳이다.
일명 무당벌레차로 불리는 폭스바겐사의 뉴비틀은 현재는 단종된 차종이지만, 멕시코 탁스코(TAXCO) 지역에서는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귀여운 교통편이다. 경사진 산 위에 있는 탁스코 마을은 길이 도로인지 골목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모두 좁고 가파른데, 이 좁은 길을 암묵적인 규칙 내에서 귀여운 딱정벌레 모양의 비틀택시와 사람이 오고 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정말 신기한 광경이었다.
은의 마을 이름과 잘 어울리는 흰색 뉴비틀 택시가 이 지역의 마스코트이기도 하다. 레트로한 빈티지 외제차를 1인당 25페소 (한화 1,500원)이라는 가격에 탈 수 있는 귀여운 곳이다.
그렇다면 또 타봐야지.
마을의 정상 크리스토기념비를 가기 위해 소깔로광장에서 뉴비틀 택시를 흥정하던 중 영어를 잘하는 택시기사 샘(Sam)을 만났다.
사실 멕시코 여행을 하면서 생각보다 영어 소통이 어려운 현지인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어찌나 반갑던지. 캘리포니아 출신이라는 샘. 그렇게 샘과 함께 우린 예정에 없던 일대일 탁스코투어가 시작됐다.
택시기사보단 예능프로그램 MC와 같았던 하이텐션인 드라이버 샘은 쉬지 않고 우리를 웃게 해 줬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운전실력과 영어+스페인어가 섞인 대화에서 이상하게 코드가 맞는 개그들, 분명 처음 듣는 외국 노래인데 어느새 택시 안에서 소리 지르면서 같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
'한번의 선택이 예상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안겨 주는구나'를 느끼는 순간이었다.
크리스토기념비는 가까이서 보니 생각보다 엄청 컸다. 크기가 약 5미터 정도 된다고 했는데, 브라질 리우에 있는 그리스도상의 작은 버전인게 이정도면 리우 그리스도상은 얼마나 크다는 걸까? 마을의 정상인 크리스토 레이에서 탁스코를 내려다 보니 우리가 생각보다 높이 올라왔다는 것이 실감났다. 마을이 작은 레고마을 처럼 보이고, 전경이 한눈에 보였다.
크리스토기념비에 대한 사전 정보가 많지 않았는데, 현지인 샘이 알려준 탁스코 크리스토기념비에 숨겨진 재밌는 이야기 2가지!
첫번째, 예수님의 왼쪽 손이 없다?
예수님상을 바라보면 왼쪽 손목이 잘려나간 걸 발견할 수 있다. 이 손목은 기념비 아래 강아지들이 누워있는 쪽에 보면 떨어져있다. 이유는 알수없음...!
두번째, 하늘의자 포토존
전망대 난간에 덩그라니 있는 나무의자? 나무베드?로 된 포토존이 있다. 보기에 별거 아닌거처럼 보여서 도전했는데. 막상 누우니까 진짜 엄청 무섭다. (지금 생각해도 심장이 두근두근)
▲ 위 사진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이랬다. 나무베드에 누우니 나무의 삐그덕하는 소리와 밴딩이 마치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눈을 뜰수가 없었다... 그와중에 포토존에서 직접 사진찍어주는 택시드라이버 샘.
참고로 크리스토기념비에서 다시 내려오는 택시를 잡기는 하늘에 별따기다. 다른 사람이 타고온거 인터셉트 하지 않는 이상....? 그래서 꼭 미리 왕복으로 협의하고 구경하는 동안 기다려 달라고 할 것!
사실 여행하면서 혼자여행 할때는 물론이거니와 여럿이 함께 여행해도 다같이 사진을 찍는게 쉽지 않다. 실제 우리의 멕시코 여행에서도 셋이 함께 사진이 많진 않았다.
근데 우연히 만난 센스있는 택시기사 샘 덕분에 단체 사진도 많이 건졌다. 정상에서 소깔로광장으로 내려가는 길에 뷰포인트라며 계속 중간중간 내려서 사진을 찍어줬다. 여행블로거이자 인생샷을 참 좋아하는 한국인에게는 정말 최적화된 샘의 인생샷 투어였다. 1500원의 값어치를 10배 이상 받은 듯.
★탁스코 랜드마크 산타프리스카 성당 사진 꿀팁!
성당 바로 앞은 사람이 정말 많고 택시기사도 많아서 전경을 찍기가 어렵다. 언덕 한개 올라와서 요렇게 산타프리스카성당을 감상하고 배경으로 사진 찍으면 perfecto!
Del Angel Inn Restaurant
Celso Muñoz, Celsa Muñoz 4, 40200 Taxco, Gro., 멕시코
허기진 배를 채우러 탁스코 전경이 보인다는 루프탑 레스토랑을 들어갔다. 간단한 음식들을 시키고 햇살을 받으며 브런치를 즐기다가 문득 '이 시간대에 따사로움 속에서 브런치를 즐기는 건 정말 여유있고 행복한 일이구나.'싶었다. 조금은 삭막하게 쉼없이 달려온 나의 삶에 대한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마음의 여유를 충분히 평소에도 가질 수 있는 건데, 늘 항상 뭐가 조급했던 것일까
최근에 재미난 소식을 들었다. 멕시코 탁스코에서 한국문화제가 열렸다는 소식. 멀게만 느껴졌던 멕시코에서도 그것도 작은 산 속 마을에서도 한류열풍이 분다는 게 참 신기한 세상이다.
멕시코 '은의 도시' 탁스코, 한국 문화 속으로 '풍덩' | 연합뉴스 (yna.co.kr)
[월드&포토] 한복 입은 탁스코 시장…멕시코인들의 한국 즐기기 | 연합뉴스 (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