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BX팀의 업무교류회 #1
우리는 '일'에 진심입니다.
우리가 하는 활동이 업무로서 뿐만이 아니라 개인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 위해,
우리의 일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몇 가지 팀 문화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른 회사의 BX팀은 어떤 일을 할까?"
"다른 디자이너/기획자들은 어디서 영감을 얻을까?"
"다들 자신만의 일하는 방식이 따로 있을까?"
"팀원이 서로 다른 의견을 주장할 때 어떤 식으로 답을 찾을까?"
'일'에 진심인 우리는 그동안 디자이너와 기획자로서, 궁금한 점들이 있었습니다.
같은 회사의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우리는 이런 비슷한 고민들을 하는데, 다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다른 기업의 같은 직군인 분들을 만나 서로의 고민과 경험을 나누는 '업무교류회'를 진행해 보기로 했습니다. 다양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실무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을 한다면 우리 일의 시야를 넓힐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NHN BX팀의 '업무교류회'
그 첫 번째 파트너는 바로, 새롭게 일하는 방식을 실험하는 크리에이티브 그룹인 '모빌스그룹'입니다. 모빌스그룹은 기획자 3명과 디자이너 6명으로 구성된 크리에이티브 조직입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궁금한 점을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첫 업무교류회를 준비했습니다. 기업에 소속된 인하우스 조직인 NHN BX팀의 팀원들은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방식, 내 브랜드를 시작하는 과정과 경험에서 우러난 팁,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팀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장점과 단점이 궁금했습니다. 반대로, 파트너와 협업하는 일이 많은 모빌스그룹 팀원들은 인하우스의 디자인팀에서 하는 업무, 같은 회사의 유관부서와 협업하는 과정, 기업의 채용과정 등이 궁금했습니다.
*아래는 NHN BX팀과 모빌스그룹의 팀원들이 서로 묻고 답한 내용을 Q&A 형식으로 정리한 기록입니다.
Mobills Group
모빌스 그룹은 생각보다 일할 때는 진지한 분위기예요. 방금 전까지 잘 놀다가 싹 몰입할 때가 있는데, 아직 잘 적응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제가 입사할 때는 대외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하는 브랜드여서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컸고, 또 실제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좋았어요. 파트너와 협업하는 업무가 많은데, 파트너의 기대가 큰 편이라 요구되는 역량을 못 따라갈 때 심리적인 압박을 느껴요.
오프라인 행사에서 브랜드의 고객(팬덤, 모쨍이)분들과 만나면 “재미있어 보여요”, “부러워요“라는 반응이 있는데, 실제로 ‘내가 재미있게 일하고 있나?’라고 되돌아 봤을때, 그렇지 못한 순간들이 있어 마음의 괴리가 들 때가 있어요. 그 부분이 조금 힘들어요.
아쉽다기보다는, 예상했던 것보다 중요한 역할이 주어져서 조금은 부담스러울 때가 있어요. 가끔은 제가 해야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업무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조차 모를 때도 있어요.
NHN
NHN은 정말 다양한 계열사를 둔 그룹이에요. 그만큼 BX팀에서 다루는 브랜드 수도 많고, 이전에 다녔던 회사들과 비교해 봤을 때 업무량도 많은 편이에요. 어떤 때는 지금 하고 있는 업무를 쳐내는데 바빠 그 브랜드의 관점으로 전혀 생각하지 못하며 일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땐 "내가 생각한 브랜드 디자인은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도 들곤 하죠.
막연히 "기업의 BX팀에서는 이런 일을 하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입사했는데, 실제 하는 업무 중 대부분은 계열사 브랜드의 운영성 업무이고, 텍스트만 변경하는 아주 단순한 작업들도 있어서 현타가 올 때도 있어요.
다들 아쉬운점만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만족스러운 점을 좀 이야기하자면, '퍼플타임'이라고 매일의 업무 시간을 직접 조정할 수 있는데, 집에 아이가 아프거나 개인 컨디션/일정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변경할 수 있어서 좋아요.
Mobills Group
디자이너 한 사람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도맡아서 진행하는 식이에요. 기획자는 모든 프로젝트에 참여하고요.
이 일을 잘하는/잘할 것 같은 사람에게 맡겨요. 안 해본 걸 시도하기보다는 잘하는 걸 스킬업하는 주의입니다.
NHN
2주에 한 번, 팀원들과 1on1 미팅을 하는데 이때 하고 싶은 일의 종류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눠요. 그리고 가능한 원하는 업무를 배정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Mobills Group
이 팀에서 내가 디자인 제일 잘한다고 생각하고 피드백해요. 상처받을까 봐 서로 배려하면서 피드백해 봤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이러다간 다 망하겠다 싶어서 스탠스를 바꿨어요.
우리는 차곡차곡 긴 시간 동안 팬덤을 쌓은 게 아니라, 한두 개의 프로젝트가 빵 떠서 지금의 모베러웍스까지 왔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스텝이 한두 번 엉키면 정말 업계에서 사라져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매 프로젝트가 치열하죠.
프로젝트 시작부터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함께 고민해요. 서로 일의 영역을 분리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죠. 그래서인지 서로 의견이 다르더라도, 함께 의견을 나누다 보면 한 가지 방향으로 좁혀져요. 아직은 한 번도 그렇지 않은 경우가 없었어요.
NHN
프로젝트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은 기획자가 어느 정도 방향성을 정리하면 디자이너가 기획 의도에 맞게 디자인 작업을 시작해요. R&R이 명확한 편이죠. 물론 각자의 일에 대해서도 서로 의견은 자유롭게 주고받아요.
가끔 서로의 의견이 다를 때가 있는데, 그럴 땐 정말 답이 없는 것 같아요. 자주 회의하는 수밖에.. 그래도 하나로 안 좁혀지면 팀장님을 찾아요. 셋 이상이 모여야 다수결이 성립되잖아요?ㅎㅎㅎ
Mobills Group
회사 생활을 정말 오래 한 편인데, 지금 복기를 가장 많이 하고 있어요. 주간, 월간, 상/하반기, 프로젝트 완료 시점, 워크숍 등
처음에는 엄청 촘촘하고 딥하게 정리하다가, 이 자체에 드는 리소스가 너무 많아서 조금 줄여도 보고, 요즘은 다시 복기/회고하는데 더 공을 들이고 있는 시점이에요.
개인의 성장을 위해서도 좋고, 이를 토대로 업무평가를 하기도 하죠. 업무 평가는 동료 리뷰와 조직 리뷰로 나누어 진행해요.
매주 업무 관련 코멘트를 모아 브런치스토리에 ‘위클리 모빌스’를 발행하기도 했어요. 각자의 방식대로 자유롭게 남기는데 누구는 이미지 한 장만 남기기도 하고, 또 "혼자 고민하지 말고 문제를 공유해 줬으면 좋겠다"처럼 서로에 대한 코멘트를 남기기도 해요.
NHN
매주 화요일 주간 미팅을 통해, 팀 내부에서 진행 중인 모든 프로젝트를 공유합니다. 단순 공유로 끝나는 편인데, 이 시간을 좀 더 효과적으로 쓸 수 있을지 고민 중이에요.
격주 단위로 팀장님과 1on1 미팅을 하는데, 이때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공유와 진행했던 프로젝트에 대한 회고를 해요. 그리고 상반기 한 번, 하반기 한 번 성과 리뷰 기간에 개인 평가와 동료 평가를 하고 있어요.
Mobills Group
나 때는.. 개인작업을 정말 많이 했어요. 하지만 지금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회사일을 엄청 열심히 할 것 같아요. 내가 하고 싶은 스타일이 있다면, 회사 일로 제안하는 식이죠. 단, 상급자가 원하는 대로 A안을 완벽하게 끝내놓고, 시간과 공을 들여서 B안, C안을 내 스타일로 만드는 거예요. 아마 시간이나 노력은 2배 3배로 더 들 거예요. 개인작업도 좋지만, 회사 안에서의 장점을 최대한 사용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같은 결과물을 만들더라도 회사 프로젝트로, 다시 말해 회삿돈으로 한다면 나 혼자서 할 때보다 더 좋은 소재로 퀄리티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죠.
저는 회사일과 자아실현은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회사는 일을 하는 곳이고, 자아실현을 하고 싶다면 개인작업이나 다른 방법을 찾아야죠.
저는 다른 의견인데, 회사일로도 충분히 자아실현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프로젝트를 내가 하고 싶은 스타일로 디자인할 때 일을 더 신나게 할 수 있었어요.
NHN
운이 좋아서 하고 싶은 일을 회사일로 실행한 경우가 많았어요. 책을 낸다거나, 웹드라마를 만든다거나.. 혼자서는 상상도 못할 일들을 프로젝트로 기획하니 정말 실행까지 되더라고요. 제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이다 보니 더 힘을 내서 즐겁게 했던 기억이 있어요.
Mobills Group
그 시기가 정말 애매해요.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저는 그냥 주어졌던 일을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개인 작업도 많이 했고요. 회사에서도 일할 줄 아는 시점이다 보니 일이 많기도 했었고, 미친 듯이 일을 하고 나니까 또 금방 지나가더라고요. 실력도 그때 제일 많이 늘었던 것 같아요.
NHN
이전에도 들었던 질문이긴 한데, 제가 생각에는 본인이 가진 장점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거예요. 뭐든 다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순 없으니,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잘하는 것에 대한 전문적 강점을 찾아서 그 분야에 대해 전문성을 갖는 거죠. 누가 뭐라해도 이거 하나만은 내가 제일 잘 알고, 잘하는 거야라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의 전문성을 찾는 것. 그래야 나중에 후배들에게도 명확하고 자신 있게 알려줄 수 있겠죠.
NHN
투두리스트를 작성하고, 업무 별 시간을 분배해 최대한 지켜요. 단, 전체 시간만 분배하고, 일을 하다가 안 풀리면 다른 일로 넘어가고, 다시 돌아오고를 반복해 최초에 계획한 업무 시간을 맞추는 편이에요.
저는 오전에 일이 잘 되는 편이라, 오전에 집중해서 업무하고 미팅은 대부분 오후로 일정을 잡아요. 자신이 어떤 시간대에 집중이 잘 되는지 파악하고 업무 시간을 분배하면 업무도 올라가는 것 같아요.
Mobills Group
지우 : 논리정연한 사람
혜린 : 공유를 잘하는 사람
훈택 : 웃으면서 잘 버티는 사람
소호 :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법이 있는 사람
NHN
영선 : 분위기에 잘 어우러지는 사람 (눈치 있는 사람)
Mobills Group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대표님의 생각, 인터뷰 같은 것들을 많이 찾아볼 것 같아요.
나의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곳인지를 보겠다. 나는 기획자이기 때문에 하는 일의 종류라든지, 회사의 방향성이 중요해요.
이야기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이야기를 볼 줄 아는 곳인지,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나는 곳인지를 볼 것 같아요.
무얼 경험할 수 있는지, 지금 회사와 어떤 다른 점이 있는지가 중요해요.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곳인지를 보고 결정할 것 같아요.
NHN
일을 시작한 초기에는 재미있는 작업을 하는지? 작업의 퀄리티가 높은지?를 많이 봤었는데, 지금은 복지나 업의 형태(인하우스/에이전시 등), 급여 수준 같은 것들이 많이 중요해졌어요. 지금보다 더 업무 환경이 열악하거나 열정 페이를 강요한다면, 고려조차 하지 않을 것 같아요.
NHN
수많은 지원자 중, 우선 포폴을 보고 1차 선별해요. 그리고 전 직장을 보는데, 어떤 직장에 다녔나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다녔나도 중요하죠. 저도 이직을 많이 한 편인데, 그때마다 이유가 다 있었어요. 이직 횟수가 많다면 어떤 이유로 이직을 해왔는지 물어보는 편이에요. 또, 일을 할 때 매번 좋은 과정/결과만 있었을 수는 없기 때문에 문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하는지를 항상 물어봐요.
또, 디자이너는 기획의도를 빠르게 알아차리는 눈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만든 시안을 설명하고, 또 다른 사람들의 의견/피드백을 받는 일이 많기 때문에, 실무 커뮤니케이션 스킬도 중요하죠.
Mobills Group
사업은 준비 과정이나 설계라기보다는 용기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하든, 절대로, 100% 망합니다. 그런 결과를 받아들일 용기와 마음가짐이 준비되었다면 시작해도 괜찮아요. 망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으니까.
Mobills Group
내가 하는 일(디자인)에서 정점을 찍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정말 죽어라 일했죠. 나중에는 내가 한 프로젝트가 내 얼굴이 되더라고요. "이거 표현 기가 막힌데 누가 했어?", "이거 잘 그렸다 누가 그렸지?", 디자인 바닥이 그렇게 넓지 않아서 "또 저 사람이야?", "요즘 저 디자이너 일 잘하던데"라는 소문들이 쌓이는 것 같아요.
NHN BX팀과 모빌스그룹은 디자이너와 기획자로 구성되어 브랜드의 경험을 제공하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또 한 편으로는 인하우스와 에이전시라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발생하는 일의 프로세스나 기업의 문화, 일하는 방식의 차이가 있기도 합니다. 이번 '업무교류회'에서 나온 다양한 질문과 답변은 다른 경험을 쌓은 디자이너와 기획자의 인사이트를 나누고, 또 우리의 일과 관련된 질문에 각자의 답을 생각해 봄으로써,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일을 하고 커리어를 쌓아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처음 진행된 '업무교류회'라 매끄럽지 못한 진행으로 정적이 흐르기도 하고,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금요일 이른 저녁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진심을 다해 '업무교류회'에 참여해 준 모빌스그룹과 NHN BX팀 멤버들 덕분에 서로에게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을 빌려 참여한 모든 멤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그럼, 다음 '업무교류회'에서는 또 어떤 팀과 어떤 인사이트를 나누게 될 지 많이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