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것부터 헤아리게요...
행복이는 시험을 망치고 말았다. 이 우울한 기분을 어찌할꼬? 친구들과 코인노래방으로 향한다. 처음에는 슬픈 마음을 달래려 슬픈 노래로 드디어 분위기는 뜨거워지고 있다. 신난다. 잠깐 화장실을 다녀오는 길에 옆방에서 정말 노래를 잘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문 유리로 보니 우리 학교 교복을 입은 남학생이다. 저건 태양이잖아. 저렇게 노래를 잘 불렀나.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삼국지(三國志)’ 위지(魏志) ‘동이전(東夷傳)’에는 우리나라에 관한 기록이 특히 많습니다. 그 가운데 고구려(高句麗) 기록을 보면, ‘그 나라 백성들은 노래하고 춤추기를 좋아한다. 나라 안의 고을에서는 저녁이 되면 남녀들이 무리로 모여 서로 나아가 노래하고 놀이를 했다. 음력 10월에는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데, 나라 사람들이 나라 가운데 크게 모이는데, 그것을 이름하여 동맹(東盟)이라고 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남쪽에 있는 삼한(三韓) 기록을 보면, ‘늘 음력 5월 파종하기를 끝내고 나면 귀신에게 제사를 지내는데, 무리로 모여서 노래하고 춤추며 술을 마시는데 밤낮으로 쉬지 않는다. 음력 10월 농사일을 마치면 또 이렇게 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노래방은 처음에 일본에서 시작되었지만, 그 꽃은 우리나라에서 피었죠. 노래를 저렴하게 계속 부르고 싶어 코인만 넣고 노래 부를 수 있도록 오락실에서도 생기고, 전문 코인노래방으로 진화한 나라가 지구상에 어디에 있을까요?
우리는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고 싶으면, 먼저 돈을 내고 불러야 합니다. 그러면, 가수들도 노래를 부르면 돈을 내야 할까요? 가수들은 노래를 부르면, 돈을 받습니다. 심지어, 자기들이 부른 노래를 누군가가 부르거나 듣거나 하면 그때마다 노래에 대한 음원 사용료로 돈을 받습니다.
이처럼, 어떤 것을 주로 했는데 돈이 생기면, 그것은 직업이라 하고, 반대로 어떤 것을 주로 하는데 돈을 내야 하면 그것은 취미입니다. 주로 노래를 불렀더니 돈이 생기면 직업이 가수. 노래를 주로 부르는데 돈을 내야 하면, 그것은 취미가 노래 부르기. 마찬가지로, 주로 축구를 하는데 돈이 생긴다면, 직업이 축구선수, 주로 축구를 하는데 축구장 사용료를 내야 한다면, 취미가 축구입니다. 댄서도 크리에이터도 모든 직업이 주로 어떤 것을 하는데 돈이 생기는 것을 직업이라고 합니다.
돈은 사람이 만들어낸 개념입니다. 실물이 아니라 개념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개념을 가지고 실물을 구입할 수 있고, 실물을 가지고 개념인 돈을 벌어야 하는 구조입니다.
돈이 실물이 아니라고요? 눈에 보이고, 만질 수도 있는데요?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습니다. 요즘에 현금대신에 신용카드를 사용한다거나 카카오페이 등을 사용하거나 무통장입금 방식으로 돈을 주고받기도 합니다. 사람들 상호 간의 신뢰와 믿음을 전제한 무형의 물건이 돈이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사람들 상호 간의 신뢰와 믿음으로 돈의 가치와 지급하는 양이 결정됩니다. 사람들 상호 간의 신뢰와 믿음은 시대에 따라 사회에 따라 변화하는 살아있는 부분입니다. 고려시대에는 무예를 잘하면서 말을 잘 타는 사람이 많은 양의 돈을 벌 수 있었다면, 지금은 몸을 사용한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무예보다는 축구나 농구처럼 대중화된 스포츠를 잘하는 사람이 돈을 벌 수 있고, 무예는 취미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점을 보면 명확해질 거라 여겨집니다.
사회에서 사람들이 인정해 돈으로 가치를 주고 구입하려는 부분이 어떤 것들이 있는가를 폭넓게 알아보고 주의 깊게 살핀 다음에 그 가운데에서 내가 많은 시간을 보내도 상대적으로 덜 힘들면서 괜찮을 일을 정하는 것이 진로 정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