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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인증마크, 믿어도 될까?

‘어린이 기호식품’의 달콤한 함정, 세계보건기구 기준은 무시?

by YM Chung

식약처 인증마크, 믿어도 될까?

— ‘어린이 기호식품’의 달콤한 함정, 세계보건기구 기준은 무시?


아이가 먹을 간식을 살 때 어린이 기호식품 녹색 인증마크는 구세주처럼 보입니다. '정부가 인증했으니 안전하겠지.' 복잡한 영양성분표를 일일이 확인하는 수고를 덜어주는 고마운 약속처럼 느껴집니다. 이 제도의 공식 목표는 "안전하고 영양을 고루 갖춘" 어린이 식품을 권장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이 약속이 거짓이라면 어떨까요? 국가의 보증이라는 믿음 뒤에, 우리 아이들을 설탕의 함정으로 유도하는 위험한 비밀이 숨어있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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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현재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 제품은 557개입니다.이 인증 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당류' 기준에 있습니다. 현행 제도는 간식용 식품에 대해 '1회 섭취량 당 당류 17그램 이하'라는 기준을 적용합니다. '17그램'. 이 숫자가 모든 문제의 시작입니다. 이게 얼마나 비상식적인 기준인지, 세계 최고 전문가들의 권고와 비교해 보겠습니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만 2세 이상 아이의 하루 '첨가당' 섭취량을 25그램 미만으로 제한하라고 강력히 권고합니다. 하루 종일 먹는 총량이 25그램을 넘어선 안 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정부가 '품질인증'한 어린이 기호식품 음료 한 병이, 우리 아이의 하루 설탕 섭취량의 70%를 순식간에 해치웁니다. 이건 구조적인 모순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 '17그램' 기준에는 두 가지 치명적인 과학적 맹점이 있습니다.

첫째, '나이를 무시한 획일성'입니다. 이 제도는 10kg인 돌 된 아기와 70kg의 17살 청소년에게 똑같은 17그램 잣대를 들이댑니다. 영국의 보건의료서비스(NHS)는 만 4-6세 유아의 하루 당 섭취량을 19그램 미만으로 엄격히 제한합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17그램짜리 기호식품품질인증 음료 한 병은 5살 아이의 하루 허용량을 거의 다 채워버리는 '설탕 폭탄'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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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과일주스의 교묘한 함정'입니다. 이 제도는 과자에는 '총 당류' 17그램 기준을 적용하면서, 과채주스에는 인위적인 '첨가당'만 넣지 않으면 된다는 허점이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과일주스에 자연적으로 들어있는 당도 몸에 해로운 '유리당'으로 규정하고 체중 증가 및 비만,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섭취를 줄이라고 경고하지만, 우리 제도는 이를 완전히 무시합니다.


그 결과, 2019년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품질인증을 받은 어떤 주스는 당 함량이 무려 19그램에 달했습니다. 과자였다면 탈락했을 제품이 '주스'라는 이유만으로 버젓이 인증 마크를 달고 팔리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더 실망스러운 것은 정부의 태도입니다. 비판이 쏟아지자 식약처는 당류 기준을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 문제의 핵심인 '17그램' 기준과 주스의 허점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부모가 할 일(식약처 인증 어린이 기호식품)

이처럼 고장 난 시스템을 믿을 수 없다면, 우리 부모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제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내가 직접 행동에 나설 때입니다.

첫째, 포장지를 뒤집으세요! 제품의 앞면은 유혹이고, 진실은 뒷면에 있습니다. 캐릭터와 인증 마크는 무시하고, '영양정보'란부터 찾으세요.

둘째, '총 당류'를 확인하세요! '무첨가'라는 말에 속지 마세요. 아이의 몸은 설탕이 과일 농축액에서 왔는지, 공장에서 왔는지 구분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오직 '총량'입니다.

셋째, 우리 아이의 숫자를 기억하세요: 25그램! 미국소아과학회의 권고 기준입니다. 이 간식 하나가 하루 예산 25g 중 얼마를 차지하는지 따져보는 습관이 아이의 건강을 지킵니다.

넷째, 최고의 선택은 가장 단순합니다! 가장 건강한 음료는 '물', 가장 좋은 단맛 간식은 섬유질이 풍부한 '통과일'입니다. 여기에는 어떤 인증 마크도 필요 없습니다.


식약처 어린이 기호식품 인증 제도 개선책

결론입니다. 식약처의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제도는 국제적 기준을 외면함으로써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습니다.1이제는 진정한 변화를 요구해야 합니다.

첫째, 당류 기준을 국제 표준에 맞춰 주세요! '1회 17그램' 기준을 폐기하고,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는 '유리당' 기준으로 모든 제품을 평가해야 합니다.

둘째, 연령별 기준을 만들어 주세요! 1세, 5세 아이와 17세 청소년의 기준은 달라야 합니다.

셋째, 직관적인 '신호등 표시제'를 도입해 주세요! 좋고 나쁨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직관적인 정보가 필요합니다. 정부의 인증 마크는 신뢰의 상징이어야 합니다. 행정 편의가 아닌, 과학적 진실에 기반한 시스템을 요구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못 믿을 인증마크⑤]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 받았다고?...미인증제품과 뭐가 달라?

https://www.consumer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29183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 현황('25.4.30.기준)

https://www.mfds.go.kr/brd/m_74/view.do?seq=45015

https://youtu.be/iq4D8AnhTec?si=kBqt_dWK5NXESBl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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