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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틀 창 Jul 10. 2023

아웃사이더: 에반 헨슨

뮤지컬 영화 '디어 에반 헨슨'  (2021)

#에반 헨슨


미국 고딩으로 사회 불안 장애가 있어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이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

엄마와 둘이서 사는데 일로 바빠서 얼굴 볼 시간도 없다.

그런 그에게 유일한 낙은 짝사랑하는 조이를 멀리서 지켜보는 것인데, 하필 그녀의 친오빠는 그를 가장 괴롭히는 빌런 같은 존재, 코너라는 놈이다 - 한남매인데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오늘도 의사의 처방대로 스스로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편지를 쓰는 에반, 자신의 삶을 밝혀주는 유일한 존재는 조이라는 내용도 있었는데 운도 지지리 없는 그는 편지를 하필 코너에게 들키게 되고 자신의 여동생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쓴 편지를 본 그는 불같이 화를 내며 빼앗아 갔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서로 가족이라니!


#비극과 행복이 동시에 시작되었다


며칠 후, 에반은 비극적인 소식을 듣는다 - 코너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것.

그 후 그의 부모님이 찾아왔고, 코너가 가지고 있던 편지 (에반이 스스로에게 쓴 편지)를 보여 주며, 아들과 친구를 해줘 고맙다며 잘해 주는 것이 아닌가 - 엄청난 오해였지만 에반은 차마 정정할 수가 없었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큰 관심을 받게 된 현실이 너무나도 달콤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심한다, 코너와 자신은 서로에게 둘도 없도 존재였다고 본격적으로 사기를 치기로 맘먹은 것.


코너와 절친이었다는 증거를 위조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고 그 결과 그는 코너의 부모님에게뿐만 아니라 전교생에게 '외롭게 살다가 비극적인 선택을 한 애의 유일한 친구가 되어준 진국남'으로 유명해져 스타가 되었다, 또한 짝사랑녀 조이와도 오빠의 이야기를 하면서 가까워져 연인이 되었다 (아마 에반은 이게 제일 좋았을 거다) - 오늘의 아웃사이더는 전례 없던 행복의 극한을 맛보지만 동시에 이 거짓말의 향연이 언젠간 탄로 날 것 같아 불안하다.


#용기


여기까지만 보자면 에반은 그냥


-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아들을 가진 부모님을 기만했고

- 전교생들을 속였으며

- 사기극으로 영웅이미지를 만들어, 좋아하는 사람을 여자친구로 만든


그런 파렴치한이다, 외로운 아웃사이더였기에 그럴 수도 있지라고 도저히 쉴드를 칠 수가 없는 정도다.


하지만 여기서, 이 18세 소년은 큰 반전을 보여준다 - 자신이 꾸몄던 모든 일들을 정리하고 진실을 밝히기로 결심한 것. 에반에게는 진실을 고백하는 일은 눈 한번 딱 감고 창피당하면 되는 정도가 아니다.


'다시 예전의 외로웠던 자신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잠시나마 행복했었다...


용기를 내 모든 것을 털어놓은 그날이 지나고 그는 다시 전으로 돌아갔다, 아니 사기를 쳤다는 괘씸죄까지 붙어서 더한 아싸가 되었다 (당연히 조이와도 헤어졌다).


그래도 에반은 마음이 편해 보인다. 솔직하게 고백하고 후련하게 아싸로 사는 편이 훨씬 낫다.


모든 것을 잃고 돌아온 그에게 남은 건 엄마뿐, 그녀는 아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아빠가 우리를 떠나고 난 후 혼자 잘 키워 보려고 했는데 내가 부족했어, 그래도 앞으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네 옆에서 힘이 되어 줄게


사실 그녀는 진작 알았을 것이다, 아버지의 부재와 그 빈자리를 바쁘다는 이유로 제대로 채워주지 못했던 엄마가 세상 사람들과 소통을 어려워하는 불안정한 상태의 에반을 만들었다는 것을 - 그 사실을 마주하고 인정하는 것이 고통스럽고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늦게나마 그녀는 기꺼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 아무리 가족이라고 해도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으리라. 그리고 아들을 꼭 안아줬다.


에반의 용기는 유전이었나 보다.



<사진 출처 -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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