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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이목 Jul 13. 2024

산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 살아야 한다는 것 4(完)

살아야 한다는 것

3. 살아야 한다는 것

다음날, 루드에게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북쪽 마을에서 어부로 살고 있는 루진이라는 늙은 고양이였다.

“오랜만입니다.”

루진이 인사를 했다. 루진은 루드가 화가가 되기 전에 북쪽 마을에서 미술학교를 다니고 있을 때, 처음 알게 된 고양이였다. 당시의 루드는 바다를 좋아해서 학교가 끝나면 줄곧 해변으로 가서 바위에 걸터앉아 한동안 가만히 바다를 구경했다. 파도소리가 귓가에 닿고 파도가 모래에 부딪쳐서 하얀색 눈송이처럼 변하는 것이 즐거웠다. 수평선에는 크고 작은 배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이리로 가고 저리로 갔다. 이따금씩 뱃고동이 고래소리처럼 울려왔다. 그 모든 것이 루드에게는 재밌는 것이어서 그것들을 듣고 보는 것만으로도 루드는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 루드에게 어느 날인가 루진이 다가왔다. 루진은 당시에도 어부였다. 젊은 고양이 어부였다. 루진은 루드에게 배를 타 볼 생각이 있냐고 물었고 그렇게 루드와 루진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바다에서 루드는 루진과 친해졌다. 루진은 활발한 성격이었고 호기심이 많았다. 둘은 바다 한가운데에서 여러 이야기꽃을 피웠다. 루드가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첫 일을 맡게 된 것은 루진 덕분이었다. 루진의 배에 그림을 그려주는 일을 맡은 것이다. 그때 루진은 처음으로 자신의 배를 갖게 되었다. 그 배의 이름은 ‘갈매기호’였다. 이름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루진다운 이름이었다. 그저 바다를 자유롭게 나는 갈매기처럼 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루드는 갈매기호에다 귀여운 갈매기 하나를 그려줬다. 그리고 루드는 얼마 지나지 아빌로 가게 되었고 그 후로는 딱히 이렇다 할 교류가 있지 않았다. 편지를 몇 번 부친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도 몇 번이었고 나이가 좀 들어서는 그것마저도 끊겨버렸다. 그런데 그런 루진이 루드에게 찾아온 것이다. 마을 밖으로 웬만해서는 결코 나가는 법이 없는 루진이 찾아오자 루드는 어안이 벙벙했다. 루드는 루진이 자신에게 찾아온 것을 알 수 없어서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 루드는 자신이 설명하거나 이해하기 힘든 일이 갑작스럽게 생기는 불안함을 품는 버릇이 있었다.

“많이 늙었군요.”

루진이 웃으면서 말하자 루드는 오랜 친근감을 어떤 물건을 무심하게 찾다가 뜻밖에 잊고 살아왔지만 소중한 물건을 찾은 것 같았다. 그러나 가만히 고개만 끄덕였다. 아픔 때문에 활기를 찾기 쉽지가 않았다.

“무슨 일로 왔나요?”

“입원했다고 해서요.”

“그렇군요......”

루진은 루드 옆에 앉아서 창가나 천장, 하얀 병원의 벽들을 둘러보았다. 그도 병원은 익숙하지 않은 듯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루진이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루드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을 했다.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좋은 일도 있었고 나쁜 일도 있었죠. 솔직히 좋은 보다는 나쁜 일이 더 많긴 했지만요. 작년만 해도 오랜 친구 같았던 제 배가 부서져버렸습니다. 그 당신이 화가가 되고 처음으로 그려줬던 ‘갈매기호’ 말이요.”

그 말을 듣자 루드는 기억을 더듬었다. 생각이 나는 것 같았다. 처음에 아직은 서투른 솜씨로 그린 귀여운 갈매기를 그린 ‘갈매기호’. 루진은 자신의 첫 번째 배에 그려진 그 엉성한 그림을 보고 무척이나 좋아했었다. 신이 잔뜩 나서는 함께 배를 타고 수평선으로 나아가자고 졸랐었다. 그런 루진의 배가 부서져버렸다고 하니 루드는 새삼 묘한 마음이 들었다. 루진은 딱히 슬퍼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그가 말을 이었다.

“알다시피 작년 여름에는 큰 태풍이 왔었죠. 워낙 큰 태풍이라서 아마 아실 겁니다. 그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우리 북쪽 마을 사람들은 걱정이 컸고 실제로 그 걱정만큼이나 태풍은 엄청났습니다. 태풍이 오기 전에 말이죠. 나는 굉장히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태풍이 온다는 소식 때문도 있었지만 그전부터 저는 옛날과는 다르게 화가 부쩍 늘었었고 항상 마음이 불편했었습니다. 함께 사는 아내인 우린 도 그것 때문에 힘들어했죠.”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루드가 루진의 말을 가로막으며 물었다. 루진은 말을 할 때, 말하고자 하는 바로 하지 않고 돌아 돌아가는 습관이 있었다.

“나도 당신처럼 사는 것이 싫고 귀찮고 짜증 났었다는 말입니다.”

루진이 미소를 지었다. 루드는 아직도 영문을 알 수 없어서 루진을 쳐다보기만 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의 일 때문에 저는 다시금 살아갈 힘을 얻었고 살아야 하는 이유도 깨달았습니다. 제가 여기에 온 이유는 그 말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루진이 말했다.

“그 말이 뭔데요?”

루드가 힘 없이 물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말했다시피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저의 마을은 걱정투성이었습니다. 다들 마을에 큰 피해가 가지 않기 위해서 여러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었죠. 그러나 저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화만 났죠. 태풍이 온다는 것도 화가 나지만 오래된 ‘갈매기호’의 여러 곳들을 고쳐야 한다는 사실에도 화가 났습니다. 아내인 우린 은 그런 저를 격려했지만 저에게 그 격려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하루종일 화만 내면서 투덜거리기만 할 뿐, 무엇 하나 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태풍이 코앞까지 왔다는 소식이 마을의 탑을 통해서 전해지자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린 도 저에게 말했죠.

‘태풍이 오니까 배를 묶어놔야 해요.’

‘소용없어! 그 배는 묶어놔도 바람에 부서져 버릴 거야!’

저는 화를 내며 말했죠. 우리는 조금 싸우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나는 배를 묶어놓기 위해서 씩씩 거리면서 우비를 입고 밖으로 향했습니다. 우린 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저에게 포옹을 해주려고 했지만 저는 그 포옹을 다소 거칠게 뿌리치고는 밖으로 나왔습니다. 후린의 걱정스러운 표정을 뒤로하고 다소 거칠게 빗방울이 내리는 항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비가 많이 내리고 파도도 거칠어져 있었습니다. 이미 단단하게 고정을 시키고 묶었던 배들이 파도에 따라서 넘실거리고 있었지요.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넘실거리는 배들보다도 훨씬 가파르게 휘청거리는 작고 오래된 배 한 척이 힘 없이 놓여 있었습니다. ‘갈매기호’였지요. 흐린 하늘 아래에 검은 바다에 있는 갈매기호는 초라하고 연약해 보였습니다. 배 앞에 선 저는 한숨을 내쉬며 ‘나는 왜 살아가는 걸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새로운 일도 없고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무언가 행복한 일이 생기지도 않으며 집에는 항상 단순하고 재밌는 일도 없이 우린 과 살뿐인데 이런 것들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살아가는 것은 힘들고 괴롭기만 한 일이라고 느꼈습니다. 지쳤다고도 생각했습니다. 오랜 시간을 바다와 뭍을 오가면서 파도에 치이고 바람에 치여서 곳곳이 망가지고 색깔이 벗겨진 오래되고 낡은 갈매기호처럼 말이죠. 나는 살아야 할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배를 묶어놔야 할 이유도 알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배는 정말로 우리한테 화가 나서 한 말처럼 바람에도 부서져버릴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시금 한숨을 내쉬고는 꾸역꾸역 배에다 두꺼운 밧줄을 여러 겹으로 묶어서 배를 고정시켰습니다. 그러다가 빗물이 얼굴이나 수염에 튀기기라도 하면 무척이나 화를 내면서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바람이 점차 거 세지면서 배를 묶는 작업이 길어지자 작업하는 시간도 늘어났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파도가 더욱 강해지고 바람도 성이 잔뜩 나서는 힘껏 휘몰아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엄청난 천둥과 같은 소리가 울리면서 멀리서부터 맹렬한 속도로 태풍이 다가왔습니다. 저는 너무나도 놀랐죠. 태풍을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 당장 집으로 달려간다고 해도 태풍을 피할 염두가 나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이제는 그렇게 빨리 달릴 만큼 젊지도 않았기에 저는 얼굴이 새파라져서는 그 자리에 얼어붙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어째서 태풍이 이렇게 빨리 찾아온 거지?’ 저는 화가 나서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허둥대면서 비를 맞고 있다가 서둘러서 갈매기호에 들어갔습니다. 아직 완전히 배를 묶어놓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배 안이라면 태풍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갈매기호안에 들어가서 작은 불을 켜자 배 안은 밝게 빛났습니다. 이때만큼 갈매기호가 듬직해 보인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갑자기 내 배가 오랜 세월 동안 함께했던 친구라는 생각이 듬과 동시에 사랑이 느껴졌습니다.

태풍이 오자 갈매기가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계속해서 흔들렸고 무언가를 잡고 있지 않으면 중심을 잡을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저는 두려움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분명 태풍이 오기 전까지만 해도 살고 싶지 않았던 제가 태풍이 찾아온 지금, 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는 사실입니다. 산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고 살아간다는 것은 그 힘든 일을 계속해서 반복해야만 하는 것인데도 저는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배가 심하게 힘들리고 밧줄 하나가 끊기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러자 배가 더욱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바다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붕 떠 있는 것처럼 옆으로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또 한 번 팅, 하고 밧줄이 끊기는 소리가 들리고 한번 더 팅, 하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갈매기호는 바람과 함께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 그 이후 어떻게 갈매기호가 항구 옆 해변에 뒤집혀 있었는지 저는 모릅니다. 그냥 하늘 높이 갈매기호가 떠오르는 순간에 잠이 든 것과 같이 눈을 감았다 떴더니 배는 뒤집혀 있었고 부서져 있었습니다. 다행인 건 제가 놀랍게도 무사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마치 갈매기호가 저를 지키기 위해서 자신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물이 뚝뚝 떨어지고 어둠으로 가득한 뒤집힌 배 안에서 저는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문이 어디에 있는지도 창문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기 때문입니다. 저는 힘 없이 누워서는 가만히 있었습니다. 혹시 내가 죽은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작은 틈새 사이로 불빛이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불빛은 엷은 불빛이 아닌 선명한 한가닥의 불빛이었습니다. 그 불빛은 태양의 햇빛이었고 반짝이는 빛이었습니다. 태풍이 지나간 것이었습니다. 저는 일어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쉽게 일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다친 곳은 없었지만 힘이 없었습니다. 어떻게 할까, 생각을 하다가 어딘가에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소리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사람들과 고양이들의 말소리인 것 같아서 저도 말을 하려고 했지만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소리들이 점점 가까워지는 것 같아서 저는 그냥 잠자코 있기로 했습니다. 소리들이 가까워지고 귓가에 들려오기 시작했는데 그중에는 우린 도 있었습니다. 우린 은 엉엉 울면서 저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 울음에 저는 깜짝 놀라 그쪽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사람들과 고양이들이 배를 움직이고 판자를 뜯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영차 영차, 하는 소리가 들리고 일순간 햇빛이 저의 얼굴로 다가왔습니다. 눈이 부신 저는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눈을 감아도 빛은 어둠을 밝히고 하얗게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의 환성이 터졌습니다.

”살아있다! 살아있다! “

”루진 씨가 살아있습니다! “
 사람들과 고양이들의 목소리들 사이로 여전히 엉엉 울고 있는 우린 이 저한테 다가와서는 태풍이 오기 전, 싸우고 화를 내고는 집을 나올 때 못다 한 포옹을 하듯이 저를 와락 하고 끌어안았습니다. 따뜻한 온기가 차가웠던 저의 몸에 흐르는 것 같았고 뜨거운 눈물이 저의 얼굴로 방울방울 떨어졌습니다. 저는 눈을 떴습니다. 그 순간은 저는 아직도 잊지 못하고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것입니다. 눈을 뜬 순간에 바라본 우리의 울음으로 퉁퉁 부은 얼굴이, 걱정과 슬픔으로 가득 차서 한껏 찌그려진 얼굴이, 사랑으로 가득한 그 얼굴이 저의 눈앞에 햇빛보다 더 가까이 있었습니다. 그 얼굴을 본 순간 깨달았습니다. 살아야 하는 이유, 힘들고 아프고 슬픔에도 불구하고 살아야 하는 이유를 말이죠.

우리의 부축을 받아서 배 밖으로 나오자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푸르렀습니다. 바다는 잔잔한 수평선으로 뻗어있고 파도는 부드럽게 물결치고 있었습니다. 햇빛을 받은 모래는 새하얀 눈처럼 보였고 저를 지켜준 갈매기호는 뒤집혀 망가져 있었습니다. 당신이 그려준 그림도 지워져 있었죠. 사람들과 고양이들이 박수를 쳤습니다. 그들의 입가에는 기쁨이 가득했죠. 그 뒤로 저는 다시는 살기 싫다는 마음을 품지 않았습니다. 비록 오랫동안 함께했던 배를 잃었지만 저는 괜찮습니다. 갈매기호는 저의 기억 속에 남아있고 소중한 배였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소중한 사람이 있습니다. 익숙하지만 소중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루진의 말이 끝나자 루드는 마음에 무언가가 꿈틀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루진의 말을 듣고 루드는 계단에서 떨어지고 난 후에 병원에서 눈을 떴을 때의 모메의 얼굴이 떠올랐다. 루드의 회색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작은 두 손이 떨렸다. 루진은 말없이 루드 곁에서 가만히 있었다. 봄의 기운이 창문을 통해서 병실까지 전해졌다. 루드의 마음속의 꿈틀거리는 것이 무엇인지 루드는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고맙습니다. 찾아와 주셔서......”

루드가 말했다.

“친구인데요. 오히려 미안하군요. 당신을 잊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손녀가 당신에 대해서 말해주기 전까지요.”

루진이 말했다. 그 말에 루드는 다시금 꿈틀거리는 것이 무언인지 알 것 같았다.

“모메가요?”

“예! 그렇습니다. 저에게 편지를 보냈죠. 덕분에 당신한테 올 수 있었습니다. 소중한 기억을 되찾은 기분이었습니다.”

루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런! 시간이 다 되었군요. 저는 이제 그만 가 보겠습니다. 또 오도록 하죠. 빨리 낫기를 희망합니다. 당신에게도 소중한 사람이 있으니까요.”

루진이 말했다. 루드는 고개를 끄덕이고 인사를 했다. 루진은 병실 밖으로 나갔다.

루드는 울렁거릴 정도로 꿈틀거리는 무엇을 마음속으로 느끼며 창가로 갔다. 아픔과 슬픔이 잠깐동안 어딘가로 떠난 것 같았다.

‘그럼 마을의 사람들과 고양이들도.......’

루드는 창밖을 보았다. 푸른 하늘이 봄의 풍요로움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 말으로 꽃다발을 품에 안은 모메가 병원으로 오고 있었다. 환한 미소를 품고 산뜻하게 걸어가고 있는 손녀를 보자 루드는 그동안의 삶을 생각했고 살아가는 이유를 알았다. 그리고 꿈틀거리는 무언가를 이제는 확실히 말할 수 있게 됐다.

루드의 마음속에는 사랑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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