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기를 써야 하는가
1. 행복의 정의
"행복이라는 것은 공백이 없는 상태, 즉 무언가 양식이 채워져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
행복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삶의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삼고 있는지 한 번은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려면 우선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아야 할 것인데 여러 가지 수단들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성취감이나 충족감, 만족감, 안정감과 같은 포만감 있는 감정에서 행복을 얻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감정들은 전부 괴로움이나 외로움, 공허감과 같은 공백적인 감정과는 상반되는 감정들인데 이것으로 행복이라는 것은 공백이 없는 상태, 즉 무언가 양식이 채워져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지극히 당연하고 누구나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말 같지만 앞으로 이야기할 행복의 조건괴 삶에서 행복이 실질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이 당연한 말들을 우리는 계속해서 고민해야 할 것이고 행복의 정의를 되새겨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행복이라는 것은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상대 적라는 것은 쉽게 도달할 수 있는 것이면서 동시에 도달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우리는 행복에 대한 잘못된 우를 범하기도 한다.
2. 행복의 조건
행복의 수단은 무수히 많지만 가장 기본적이고 공통적인 행복의 두 가지 조건은 바로 ‘건강’과‘노동’이다. 이 두 가지가 없거나 하나라도 결여 돼 있다면 행복은 얻어지기 어렵다.
먼저 건강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많은 이들이 간과하면서 신경 쓰는 건강이라는 요소는 행복의 가장 근본적인 조건이다. 건강하지 않으면 인간의 마음은 점차 활기를 잃고 의지를 상실한다. 무기력과 무능에서 오는 괴로움은 삶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죽음으로 이끈다. 거기에는 공허가 존재하는데 무실저에서 오는 혼돈이 공허를 야기하는 것이다. 건강하지 않은 삶은 끊임없는 삶에 대한 의심에 시달리게 되는 과정이자 죽음의 시련을 견뎌야 하는 혹독한 계절과 같다. 나이가 들면서 기대감은 줄고 염세적이고 괴팍해지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건강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관대함이 깃들기 힘들다. 슬픈 일이지만 건강이 삶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그 어떤 것보다도 크다. 설령 아무리 섬세하고 깊은 영혼을 지닌 사람이라 하더라도 건강이 좋지 못하다면 그 깊고 섬세한 영혼이 다정하고 상냥한 힘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다.
이탈리아의 자코모 레오파르디라는 시인도 뛰어난 감성을 지녔지만 그의 건강은 좋지 못했고 결국 그는 어두운 시구를 써 내려갔다. 건강을 살피는 것, 그것은 단순한 생활의 윤택함을 위함이 아니라 삶과 행복을 위한 첫걸음이자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이다.
건강해야지 노동을 할 수 있지만 노동을 함으로써 건강을 살필 수도 있다. 노동이라고 해서 반드시 생산적인 일만을 한정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노동이란 삶의 질서를 확립할 수 있는 양식을 총체적으로 일컫는 것인데 당연히 이러한 질서는 건강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더 나아가서는 삶의 생기를 불어넣어 주기도 한다. 노동과 건강이 이러한 조화를 가질 때, 사람은 공허감에서 벗어날 수 있고 생의 양감을 느낄 수 있으며 행복해질 수 있다.
톨스토이는 성장을 중요시 여겼다. 그는 성장의 조건으로 몰입을 중요하게 여겼는데 몰입을 함으로써 사람은 온전히 그 어떤 편견에도 구애받지 않고 삶에 집중할 수 있으며 그렇게 인간 사이의 불화의 벽마저도 허물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은 몰입을 가능케 한다. 결국 노동을 통해서 사람은 성장에도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노동을 함으로써 건강을 살피고 몰입하여 선입관을 버리고(해방되고) 질서가 잡힌 상태에서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다. 톨스토이는 방탕한 자신에 대한 자책과 대책으로 일기를 꾸준히 쓰기 시작했다. 이는 그의 저서인 <전쟁과 평화>에서도 등장인물인 피에르가 일기를 쓰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일기를 쓴다는 것은 성찰함과 동시에 자신에게 집중하고 몰입하는 것이며 노동을 체감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일 것이다.
3. 삶에서의 행복
'사람들은 행복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그 방법도 알 고 있다.'
'일기를 씀으로써 사람은 자신을 성찰하고 탐구할 수 있으며 보다 솔직하게 자신과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사실 행복에 대해서 생각하거나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행복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그 방법도 알 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행복이 어려운 이유는 선입관과 의심 때문인데 행복이 상대적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거나 일시적인 욕망과 혼동한다면 행복은 행복임과 동시에 행복이 이 니게 되어버린다.
삶에서 행복을 찾는 일은 오로지 스스로에 한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으며 성찰을 필요로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몰입한다는 것은 불화와 편견의 벽을 깨부수는 일이기도 하다. 불화의 벽이 깨짐으로써 사람은 세계와 조응할 수 있으며 행복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성찰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기를 그것을 비록 완전하게는 못해도 어느 정도는 가능케 함으로 일기를 쓰는 일은 권장되어야 한다.
일기를 씀으로써 사람은 자신을 성찰하고 탐구할 수 있으며 보다 솔직하게 자신과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일기를 쓰는 일이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일기를 쓰는 것으로 행복의 길을 발견할 수 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자신을 숨기는 것이 아니고 자신과 솔직하게 마주하고 부끄러움을 느끼고 거기서 성찰을 통해서 계속해서 자신을 고쳐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거기에 행복의 비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