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후유증
저자는 여성 저자와 독자를 성별을 넘어 ‘보편’으로 만들었다.
시공간과 장르를 넘나드는 이 책의 폭과 깊이가 단연 돋보이는 이유다.
-정희진
2년여 만에 새 책을 펴냈다.
<일년 내내 여자의 문장만 읽기로 했다>
오랜 작업을 모아 책으로 묶었으니 당연히 홀가분하고 기뻐야 하는데 언제나처럼 그렇지가 않다.
책은 참 예쁘고, 정성스럽게 만들어져 나는 물론 보는 이들마다 칭찬한다.
그럼에도 울울한 심사는 어쩔 수가 없다.
고요하던 일상이 불쑥 바빠져서일까? 아무튼,
그나마 정희진 씨가 보내준 추천사가 무겁게 가라앉는 마음에 구명조끼가 돼준다.
그의 칭찬글에 기대 터지는 한숨을 가만히 삼킨다.
시간이 지나면 이 또한 지나간다.
그리고 천천히 내가 무엇을 어떻게 얼만큼 해냈는지가 선명히 보이는 때가 온다.
그때까지 순하게 버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