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열심히 했던 입문 디자이너
퇴근 후, 나는 디자이너가 된다 2
로고 디자인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나는 일러스트레이터 즉 어도비 구독부터 결제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그려내는 디자인의 세계는 정말로 신기했다. 내가 마우스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매일 습작에 몰두했다. 여전히 로고디자인의 세계는 어려웠다. 첫 의뢰를 받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두루뭉술하였다. 내가 과연 이것으로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들었다.
나는 단순히 독학으로 디자인을 한 것은 아니다. 강의를 통해 로고디자인을 하는 방법 정도를 배웠다. 어떻게 하면 로고를 그릴 수 있는지, 스케치는 어떻게 하면 되는지, 캐릭터는 어떻게 그리면 되는지 등등.. 일러스트레이터 툴 자체를 익히는 것은 논외였다. 나는 로고를 통해 수익 창출하는 방법을 배우는 중이었다. 이때 배운 것을 토대로 엄청난 시행착오를 거쳤고, 아직까지는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로고를 시작하고 거의 매일같이 새벽 2-3시까지 작업을 했다. 지금 와서 돌이켜 생각해 보면, 엄청나게 많은 습작을 한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까지 늦게 잤는지... 하지만 처음엔 하나를 하는데도 엄청난 시간이 걸렸던걸 감안하면 그럴 만도 했다. 나는 늘 에너지가 넘친다는 이야기를 주변으로부터 종종 들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에너지와 열정을 갖고서 달리는 게 너무 재밌었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첫 의뢰를 받는 그날을 고대하며 정말 열심히 했다.
그리고 낮에 실컷 코딩으로 컴퓨터와 씨름하고 퇴근 후에는 디자인을 한다는 게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기도 했다.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일로 푸는 격인 것 같지만, 적어도 이때의 나는 분명 디자인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있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매일 조금씩 발전하는 기분으로 살았다. 그리고 디자인 연습뿐만 아니라, 의뢰를 받았을 때 어떻게 로고를 그려낼지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였다. 가상의 업체를 두고 내가 클라이언트라고 생각을 하고 작업을 계속했다. 그러나 이렇게 하는 것은 분명히 한계가 있었다. 디자인에 대한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 걱정되는 부분은 이제 겨우 시작한 지 두어 달 된 디자이너에게 일거리가 떨어질까, 내가 혹시 디자인을 제대로 하는 사람들을 기만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다른 사람이 지불하는 비용만큼 내가 해 낼 수 있을까 하는 부분들이었다. 실제 의뢰를 받기 전까지 치열하게 걱정하고 곤했다. 확실히 무언가를 처음 시작할 때는 겪어보지 못한 일들을 상상만 하다 보니 두려움이 더 커졌던 것이 아닌가 싶다.
나는 내 로고디자인을 더 잘 팔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익혔다. 포토샵, 사진보정법,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했다. 이 모든 부분을 신경 써야 한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 싶었다. 인스타그램과 블로그는 나에게 소통창구이자 판매채널이 되어줄 부분이었기에 절대 소홀히 할 수 없었다. 정말 하루에 주어진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하게 느껴졌다.(이건 지금도 똑같다...)
그렇게 실력을 갈고닦고 하는 동안,
나에게 첫 클라이언트가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