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올리기 위해 사진을 찍고, 예쁘게 편집을 하고, 음악을 입히고-
그리고선 올린 게시물의 조회수와 누가 내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나 궁금해서 또 클릭을 해본다.
그러다 어느 날은 나와 같이 수많은 전 세계의 사람들이 어딜 갔고, 무얼 먹었고, 뭘 하고 즐겼는지 매일 보고하듯 올리는 엄청난 양의 게시물들에 의구심이 생겼다.
‘나의 이 개인적인 일상의 일부를 (그것도 좋은 부분만) SNS에 공유하는 시간이 지닌 가치는 과연 무엇일까?’
별똥별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마냥 하루아침 사이에 인스타그램을 극단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여전히 사용 중이기도 하며) 다양한 이유로 인해 나의 소셜미디어의 이용 빈도는 몇 년 전을 기점으로 확 줄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개인적인 일상 공유 부분에서는 그렇다.
미국에 산지 일 년이 다된 시점에서 내가 어디 살고 어떻게 지내는지는 소셜미디어에 업로드하는 대신 가족 톡방에 그리고 친구들과의 개인톡 혹은 전화로 안부를 주고받으며 지내왔다.
소셜미디어를 잘 활용하는 사람도 있거니와 예를 들면 인맥의 다양화, 비즈니스의 활용, 아이디어 영감의 소스 등 다양한 장점들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이 툴을 사용하는 게 나와는 크게 맞지는 않다는 사실을 어느 순간 느꼈고 그러한 시간에 나는 스크린에서 눈을 떼고
책을 더 읽기로
글을 조금씩 써 보기로
쿠키와 빵을 더 굽기로
새로운 요리를 시도해 보기로
스크린이 아닌 현실 세계로 나가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생기를 직접 마주하기로, 웅이와 눈을 맞추고 대화를 더 나누고, 일상에서 직접적으로 만나는 사람들과의 만남에 더 초점을 두며 살아가기로 생각했다.
업무적인 차원에서 여전히 인스타그램을 사용하긴 하지만 개인적인 생활에 있어서는 소셜미디어의 사용에 대한 기준점은 나름 세워진 것 같다.
테크의 발전과 세상이 흘러가는 흐름을 막을 수는 없지만 내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의 시간들은
내가 선택하고 조율할 수 있기에 남들이 뭐 하고 사는지 들여다볼 시간에 내가 진정으로 가치 있고 즐겁다고 느끼는 일들을 찾아 더 꼼꼼히 정교하게 바라보고 지낸다면-그렇게 꾸준히 오랫동안 지낸다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