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다큐 / 실화다큐 / 범죄다큐멘터리
*스포 있음*
Netflix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어떤 것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알 수 없는 인터넷 특성으로 인해 일어나는 미국 내 여러 사회 문제를 다루고 있는 다큐로 각 에피소드마다 스와핑, 음모론, 극우 커뮤니티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인상에 남았던 건 3화 ‘나는 나치가 아니다’였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현재 미국에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극단적인 인종차별주의자들의 폭력 사태를 다루고 있다. 메인 스토리는 백인 민족주의, 즉 신나치주의 무리에 속해 있다가 폭력 사태로 사람이 죽은 사건이 발생하자 무리에서 빠져나온 여성의 인터뷰로 진행이 되며, 이 여성의 경험담을 통해 이런 극단적인 주장이 어떻게 온라인에서 힘을 얻고, 오프라인으로까지 퍼져 나와 혐오를 조장하며 사회를 망가뜨리는지 일련의 과정을 보여준다.
다큐에서는 이런 사회 현상의 원인을 이렇게 분석한다. 일단 혐오주의자나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면, 애초에 혐오커뮤니티, 유튜브, 트위터 등을 통해 목소리를 낼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하며, 어쩌다 호기심에 한 번 콘텐츠를 접하는 순간 알고리즘에 의해 토끼굴에 빠져들듯 그런 영상만 보게 되기 때문에 시야가 점점 좁아지면서 뭐가 진실인고 거짓인지 구분하지 못한 채 자신이 접한 것만이 진실이라 믿게 되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즉, 알고리즘이라는 인터넷 기술의 발전이 수면 아래 있었던 음험한 생각들을 한곳에 모아 응집력이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게다가 극우적 성향의 주장들이 온라인상에서 세력을 키우던 바로 그 타이밍에 시의적절하게도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이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다. 극단적 만족주의자들은 공공연하게 혐오적인 발언을 하는 강대국의 대통령을 뒤에 업고 오프라인 세상에 나와 전국을 돌아다니며 폭력 사태를 일으키기 시작한다.
온라인에만 멈춰있을 것 같았던, 어찌 보면 한심한 키보드 워리어 따위의 헛소리로 치부했던 유치한 주장이 현실 속에서 무시할 수 없을 만큼 힘을 얻게 되었다. 이는 마치 2차 세계 대전 시대로 회귀한 기분이 들 정도다.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이라며 비웃음을 당하던 민족적 우수성에 대한 나치의 주장이 어느 순간부터 또다시 힘을 얻고 있는 현 상황을 보자면, ‘인간은 어리석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안타깝게도 이런 현상은 일시적이지도 않으며, 미국에 국한된 이야기도 아니다. 이런 극우적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레딧, 포챈과 같은 성향의 커뮤니티가 존재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혐오를 조장하며 논란을 일으키고, 심지어 오프라인으로 나와 시위를 여는 무리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들에겐 더 이상 혐오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당당한 것이 된 것이다.
온라인이 지배하는 세상 속에서 아마도 이런 현상은 점차 더 많이 퍼져나가고,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의 삶보다 온라인 커뮤니티 속에서 존재감을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이 커질수록 이런 선동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다큐는 혐오가 퍼져나가는 미국 사회를 적나라하게 묘사하며 이런 온라인 속 극단주의 세력을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 하에 방관하다가 결국 이들이 온라인 세상을 정복하게 된다면, 그다음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생각해 보라고 질문을 던진다. 이건 비슷한 상황인 우리나라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이미 신나치주의자들은 온라인 세상에서 빠져나와 전국을 돌아다니며 폭력 시위를 열고 폭력을 계획하며 결국 사람도 죽였다. 과연 그다음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