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혼자일 때 드러나고, 함께일 때 버텨진다.
어떤 감정은 혼자 있어야만 제 모습을 드러낸다.
사람들 사이에선 그 감정이 잘 보이지 않는다.
웃는 표정에 숨어버리고,
괜찮다고 말하는 목소리 속에서 지워진다.
그래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가장 솔직해지기 위해 혼자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 감정을 끝까지 견디는 건 혼자여선 안 된다.
혼자 있어야만 꺼내지는 마음이 있는 것처럼,
함께 있어야만 버틸 수 있는 마음도 있다.
그건 외로움이기도 하고,
그리움이기도 하며,
혹은 이름 붙이지 못한 무게이기도 하다.
함께 있어서 외로울 때도 있고,
혼자 있어서 편안할 때도 있다.
그런 감정은 말처럼 간단히 나눌 수 없다.
내가 지금 원하는 건 혼자일까,
아니면 누군가 옆에 있어주는 걸까.
그걸 알기도 전에 우리는 이미 어느 한쪽에 서 있고,
그 사이에서 감정은 항상 오락가락한다.
어떤 날은 혼자이고 싶다가,
어떤 순간엔 말 한마디 없이 누군가 곁에 있길 바란다.
감정은 그렇게 늘 왕복하는 기차 같다.
그리고 그 기차는 자주 제멋대로인 역에 정차한다.
함께 있어도 외로운 날,
혼자 있으면서도 누군가가 그리운 날,
그런 날들이 한없이 반복된다.
에릭 사티가 작곡한 '짐페노디 1번'은
'느리고 고통스럽게'라는 악보의 지시어 아래 만들어졌지만,
우리는 그 곡을 가장 편안한 음악으로 듣는다.
감정은 의도대로 도착하지 않는다.
그것은 언제나 엇갈리고, 오해되고, 또 다르게 닿는다.
어쩌면 우리의 마음도,
늘 정해진 곳으로만 가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각자의 감정은
각자의 '역'에 멈춰 선 채,
언제쯤 떠날지 모르는 채로 조용히 앉아 있을 뿐이다.
누구나 그렇듯 그렇지않듯
나는 오늘도 상반된 언어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