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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로 Oct 18. 2023

"글쓰기 전략"을 읽고

제가 공동출판을 했고, 글을 쓰고 있다면 주위에 놀라는 분들이 많다. 제 스스로도 놀라고 그래서 올해 가장 큰 변화를 꼽는다면 당연히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퇴직이었다. 작년 말에 퇴직 통보를 받고서 겉으로 내놓지 못하고 마음에 쏟아놓은 눈물에 온몸이 물로 가득 차서 움직일 수 없다는 상상을 하며 미동도 하지 않고 누워 있었기도 했었다. 그러다 바닥에 서서히 몸을 녹여 넣고 그냥 이렇게 흙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마저 했던 그 순간들도 글쓰기에 비하면 작은 변화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삼 개월이 흘러 한동안 잊고 지내던 이런 맘을 새삼스레 다시 그대로 떠오르게 한 것은 “사는 게 글쓰기입니다” 책 덕분이다. 서평 쓰기에 지원해서 받은 책인데 작가 열두 분이 공동 저술한 책으로 글을 쓰기로 한 초심부터 글을 쓰고 있는 현재까지 4장으로 구성하여 써 놓은 책이다. 1장을 읽으며 처음 글을 쓰던 순간들에 대한 여러 작가분들의 사연을 반복해서 읽다 보니 글이 될까? 하면서 써보던 처음 그 순간이 생생하게 되돌아왔다.

퇴직에 대한 원망을 글로 쓰면서 더 비분강개하고 더 좌절하여 거칠게 글로 표현하며 만족하기도 했던 순간도 있었다. 글로 그렇게 쏟아놓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고 퇴고를 하느라 몇 번씩 읽으면서 남의 얘기처럼 생각하기도 하여 결국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유레카의 순간도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퇴직의 충격이 글로 변화했고 그 덕분에 작가가 되었다. 이제는 ‘글을 쓰고 있다’고 서슴없이 말할 수 있기에 글쓰기가 올해 가장 큰 변화라고 얘기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이끌여 몇 주 동안 못쓰고 있던 "글쓰기 전략" 독후감을 적어본다.


글을 쓰려고 컴퓨터를 켜고 제목을 적고 나니 요즘 꼭 지키고 있는 글쓰기 템플릿이 떠올랐다. 멀리서 저를 열심히 응원해 주는 동료가 글쓰기는 꾸준한 연습이 좋다며 선물해 준 책을 읽고 만든 루틴이다. “글쓰기 전략” 책을 읽으면서 ‘그렇지’ 또는 ’ 이렇구나 ‘를 연발하며 공감하고, 전략을 세우고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면 작가와 독자 모두에게 좋겠다는 생각으로 아예 템플릿을 만들었던 것이다. 이 템플릿을 열어두고 사이사이 내용을 추가하고 템플릿을 지우고 자연스럽게 연결을 하여 글을 완성하는 방법으로 이용하고 있다. 자꾸 틀에 맞추어 쓰다 보면 습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책은 위의 템플릿과 같이 생각을 글로 바꾸기까지 과정을 프로세스화 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책이다. 다양한 경우와 사례를 보여주고 있으니 이 중에 자기에 맞거나 혹은 그때의 주제에 맞는 과정을 선택해서 글로 써 나가면 좋겠다. 특히 사례가 많아서 여러 권의 책을 단숨에 읽은 느낌도 든다. 사례가 짧지 않고, 전문을 담고 구성을 논하는 방식이라 정말 여러 권의 책을 읽는 거 같다. 특히 읽고 싶은 내용을 담고 있는 글만 골라놓은 거 같아서 작가와 내가 생각이 닮았다는 기분도 든다.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내용 중에서 글을 쓰는 효과와 과정을 요약한 것으로 생각되는 문구들이 있다.

*글을 잘 쓰면 사회적 발언권을 얻는다.

*글쓰기는 순전히 노동으로 이루어진다. 직접 글을 쓰는 것도 그렇지만 이를 준비하는 것도 노동이다. 그뿐만 아니라 좋은 글을 쓰기 위한 학습도 당연히 고된 노동이다.


다음으로 글쓰기 전략은 "콜럼버스의 달걀" 칼럼처럼 지식과 아이디어 그리고 논리적 구성과 문장력을 요구하고 이를 잘 조화시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느낌을 확 받았고, 정형화된 틀로 만들어 이용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타원형에 대한 생물학적 원리(지식) -> 콜럼버스의 달걀 상식을 뒤집음(창의적 아이디어) -> 제국주의 사상(논리적 구성) -> 이를 적절히 표현(문장력)

1. 세계를 깊이 있게 분석해 낼 수 있는 지식
2. 상식에 도전하는 창의적 아이디어
3. 현상과 세계를 적절히 조직해 낼 수 있는 구성력
4. 생각과 사고를 문자로 표현할 수 있는 문장력

계획단계를 설명하는 챕터에서 몇 가지 글감을 만드는 상세한 팁을 얻을 수 있었다

1) 자료 찾기 :  글은 머리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자료에서 나온다.

2) 글감 만들기: 브레인스토밍을 이용한다.  

    - 대상의 정의나 특징

    - 대상의 유용성

    - 대상의 장점/단점

    - 대상의 긍정적 요소/부정적 요소

    - 대상의 개인적 요소/사회적 요소

    - 대상에 대한 단기적 시각/장기적 시각

    - 대상에 대한 기대효과

그리고 서두에 대해서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는 몇 마디가 있다.

*초고는 가슴으로 쓰고, 재고는 머리로 써야 한다. *독자 입장에서 서두는 그 글을 읽을지 말지를 결정하는 심판의 잣대가 된다.

  - 글의 목적과 배경을 제시

  - 문제가 무엇인가 보여준다

  - 시작을 알리는 첫인사

  - 화제, 과제, 개념

  - 예화를 글의 내용에 맞게 각색하여 사용

  - 인용구를 활용(화재에 포함됨)하여 짧게 전체 주제를 암시하고, 풀이하는 과정에서 내용 전개

마지막으로 수정할 때 필요한 팁인데 어쩌면 이 과정에서 자신과 거리를 띄우고 그래서 독자의 편에 서서 바라보며 글을 완성할 수 있다고 생각되었다

  1) 글은 수정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2) 초고를 수정할 때는 맞춤법이나 문장을 고치기보다는 글의 내용과 흐름을 고쳐라

  3) 시간 간격을 띄워 수정하라. 어느 작가는 6주 정도 시간을 두고 수정하면 좀 더 객관적인 입장에서 글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최소 이틀정도 추천

  4) 소리 내어 읽어보면 불편함을 찾을 수 있다

  5) 종이로 인쇄해서 한번 보라. 화면과는 다름이 있다

  6) 다른 사람한테 보여주라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덕분에 어떤 내용으로 글을 써보라고 해도 이젠 막막하기보다는 곧바로 쓰기 시작할 수 있을 거 같다. 다시 정리해 보면 먼저 1) 틀을 꺼내놓고 질문에 답하듯이 떠오르는 대로 적어나가고 2) 필요한 자료를 적어서 상세 조사를 하여 덧붙이고, 3) 수정하기를 몇 차례 시차를 두고 반복하거나 타인에게 보여줘서 보완하면 글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전체 흐름을 머릿속에 두고 나니 조금 건방져진 나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어 책을 선물해 준 지인과 이렇게 좋은 책을 써주신 정희모/이재성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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