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시아 May 06. 2020

유튜브 영상 하나 만드는데 100만 원을 썼다.

각 잡고 유튜브 영상 한 편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


이 글은 초보 유튜버가 영상 제작 예산을 세울 때 참고하기 유용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새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며 채널 소개 영상을 제대로 찍고 싶었다. 마침 수강 중이던 영상 아카데미 졸업과제도 제출해야 했던 터라 '영상미'에 최대한 신경 써서 채널 티저 영상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준비단계에서부터 촬영, 편집 과정을 거치며 100만 원 정도의 비용을 썼다. 물론 큰 규모의 유튜브 채널일 경우 이 정도의 제작비가 그리 큰돈은 아니겠지만, 1인 창작자에게는 꽤 큰 출혈이었다.


이 비용 안에는 준비가 미흡해서 낭비한 실수 비용도 있고, 사람들이 '나도 유튜브 영상이나 찍어볼까' 할 때 고려하지 못하는 여러 부가적인 비용이 포함돼 있다. 이 포스팅에서는 대략적으로 100만 원이 어디에 사용됐는지 정리해보며 ‘영상미를 신경 쓴 유튜브 영상 한 편'을 만들 때 들어가는 비용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아래는 백만 원이 들어간 채널 티저 영상이다.


https://youtu.be/LGvn8rI5HI0


이 영상 한편을 만들기까지 들어간 비용은 아래와 같다. 크게 장소, 장비, 소품, 사운드, 디자인, 기타 비용으로 나눠서 정리했다.




<장소>

스튜디오 렌탈 시간당 30,000원 x 8시간 = 240,000원


<장비>

외장 레코더 (쇼군 인페르노) 24시간 대여 = 30,000원


<소품>

소품 구매(의상, 장갑, 머니건, 책, 지도, 지구본 등) = 대략 200,000원

의상 2개, 1박 2일 대여 = 100,000원


<사운드>

성우 녹음 = 126,000원

배경 음원 + 라이선스 = 29,900원


<디자인>

태 영화체 폰트 + 라이선스 = 110,000원

영어 폰트 A (라이선스 포함) = £44.10 (약 66,000원)

영어 폰트 B (라이선스 포함) = $16.00 (약 19,000원)


<기타>

이동 차비 = 100,000원


= 약 102만 원 사용




영상 작업이 익숙하지 않은 초보 유튜버의 경우, 영상 하나 찍는 데 필요한 예산을 잡을 때 카메라나 마이크, 조명 같은 기본적인 장비에 대한 비용만 생각하고, 디자인 라이선스 비용과 부가적인 장비 구매 비용을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마음에 드는 폰트 라이선스라던지, 음원 구매 비용, 영상을 저장할 SD카드나 외장하드 구매 비용 같은 것들 말이다.


물론 이것들은 필수적인 비용이 아니며, 들어간 비용 & 영상 퀄리티와 조회수가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핸드폰과 무료 음원, 폰트, 저화질 촬영으로도 빵빵 터지는 영상을 당연히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영상미’를 고려해, 내 의도에 맞는 음악과 예쁜 폰트를 사용해서 영상을 만들고 싶다면 예산 설정 시 기타 비용들을 고려해야 한다.


좀 더 자세히 참고할 수 있도록 세부적인 비용 사용 히스토리를 아래에 정리했다.





장소

영상 미술에 재능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무엇보다 인테리어가 잘 돼있는 촬영 장소를 잘 고르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이번 촬영은 특히 마음에 드는 스튜디오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인터넷 쇼핑몰이 활성화돼있는 우리나라에는 예쁜 렌탈 스튜디오가 많이 있는데, 저렴하게는 시간당 2,3만 원에서 규모가 크고 인테리어가 잘 돼있는 경우 6만 원을 훌쩍 넘기도 한다.


  (*참고로 대부분 자연광 스튜디오들이 '사진 촬영' 중심의 스튜디오인 경우가 많아 아무리 예뻐도 영상 촬영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는데, 유튜브용 영상 스튜디오 고르는 법은 나중에 다른 글로 다룰 예정이다.)


<출처> http://www.studio-ruach.com/


특히 나는 영상 무드를 옛날 미국 빈티지, 레트로 광고 느낌처럼 가고 싶었는데, 마침 미드 센츄리 빈티지 무드의 스튜디오를 찾았고, 개업 기념으로 할인 이벤트를 하고 있어서 시간당 3만 원에 총 8시간을 빌렸다.


우선 스튜디오 실제 크기와, 촬영 구도를 대략적으로 잡기 위해 하루 방문해서 1시간 정도 체크하고, 본 촬영을 하러 3시간 대여를 하러 갔다가 준비 미흡으로 촬영을 제대로 못해 3시간을 날렸다. 그리고 다시 준비를 꼼꼼히 한 뒤 다른 날 4시간을 추가로 대여해 본 촬영을 마쳤다.


9만 원을 날린 것은 도와주는 사람이 없이 혼자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장비 세팅과 정리 시간을 충분히 잡지 못한 점, 새로운 장비(외장 레코더)를 충분히 공부하고 가지 않아 버벅거렸던 것과, 너무나도 대충 짠 콘티에 약간의 ADHD가 겹쳐 원하는 컷을 하나도 제대로 찍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법 비싼 교훈을 얻고, 다음 촬영 시 콘티를 제대로 잡아가고, 정리를 도와줄 지인과 함께해 무사히 촬영을 마쳤다.



장비

나는 카메라나 마이크 같은 기본적인 촬영 장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진 않았다. 다만 영상 퀄리티를 높이고 싶어 외장 레코더를 추가로 대여했다. 스튜디오에서 가깝고 다른 렌탈샵 대비 비용이 괜찮았던 480p rental에서 대여. 물론 장비 숙지 제대로 못해서 몇 번 찍어보지 못하고 그대로 반납했다...


대여하고 제대로 활용 못한 외장레코더....

 

초보 크리에이터들의 경우 비싼 장비를 덜컥 구매하는 대신 이렇게 장비 렌탈샵을 이용할 수 있는데, 카메라부터 렌즈, 마이크 등 필요한 기기를 원하는 시간만큼 대여할 수 있다. 기종에 따라 가격대는 다양하며 요청 시 기본적인 사용방법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렌탈 업체는 slr렌탈, 아케이드 비디오 스튜디오, 한렌탈, 제이포, 소니렌트 등이 있다.


한 가지 주의사항으로 대여할 때 반드시 기기 결함이 없는지 충분히 체크한 후 사용하는 게 좋다. (내가 고장 낸 거 아닌데 뒤집어쓰지 않으려면 제주도에서 차 렌탈할 때처럼 원래 바디 상태를 꼼꼼히 체크해둘 것)


추가로 장비 준비 시 생각지 못한 곳에 돈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바로 '메모리 비용'이다. 영상을 저장하기 위한 SD카드나 하드 비용, 컴퓨터에 백업하기 위한 외장 하드 비용들이 만만찮게 들어가기도 하니 사전에 예산 짤 때 잘 고려하는 게 좋다.



소품


영상미에 신경 쓰다 보니 촬영에 필요한 소품이 꽤 많이 필요했다. 비용을 아끼자면 충분히 아낄 수 있는 영역이었지만 한 편의 영상 작업물을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에 세세한 소품까지 구매하고 제작했다. 거의 20만 원가량을 사용.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먼저 의상은 첫 촬영 때는 경성 의복에서 두 세트를 1박 2일에 10만 원에 대여했다. 하지만 촬영을 망치면서 대여비만 날렸고, 다시 빌리기 아까워서 다음 촬영 때는 구매해버렸다. 사실 이런 특이한 옷들은 일회성이고, 의상실에서 목걸이나 가방 같은 소품까지 같이 빌려주기 때문에 빌리는 게 훨씬 편하지만 다시 대여료를 내기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 올라온 해외 직구 상품을 구매했다. 가격은 의상부터 모자, 가방, 장갑까지 구매하는데 10만 원 정도. 이런 특이한 옷들은 보통 중국에서 오는 해외 직구다 보니 배송이 오래 걸려 촬영 스케줄과 맞추려면 최대한 빨리 결정해서 주문해야 한다.



카세트 플레이어는 UO(어반 아웃피터스) 직구로 구매. 안에 테이프는 인터넷에서 공테이프를 구매해 인쇄해놓은 로고를 붙였다.



책은 두꺼운 책에 색상지를 붙이고, 글씨를 인쇄해서 제작했다. 저기 들어가는 글씨도 무료 폰트를 이용해서 인쇄했다.



그 외에 장바구니, 머니건, 전화기, 지구본, 지고, 타이머 등은 인터넷에서 서치한 뒤 마음에 드는 디자인으로 구매했다. 나머지는 기존 소장품들을 최대한 활용.



또 예쁜 잡지나 음료병, 테이프 뒤로 보이는 케이크 모양 향초들이나 그릇은 모두 스튜디오에 있던 것들. 애초에 이 소품들을 보고 스튜디오를 결정했다. 비용절감을 하려면 사전에 스튜디오 인테리어 소품을 꼼꼼히 보고, 예약 시 필요한 소품까지 요청해두는 게 좋다. 또 지인에게 소품을 대여하는 방법도 있다. (곱게 쓰고 사례하자)




사운드

개인적으로 영상 퀄리티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에 하나로 사운드를 꼽는데, 영상이 아무리 예뻐도 배경음악이 어울리지 않거나 내레이션 저음질이라면 퀄리티가 낮아 보인다.


그래서 특히 이번 영상에서 음향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먼저 내레이션은 중후한 남성 목소리에 영어를 정확한 발음으로 읽는 전문적인 느낌을 원해서 프리랜서 마켓을 통해 성우에게 대본을 건네고 작업을 맡겼다. 비용은 12만 원 정도. 적은 비용은 아니지만 결과물을 듣고 충분히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했다. 내레이션 하나로 원하는 영상 분위기가 확실히 잡혔고, 퀄리티가 달라졌다.


자주 이용하는 스톡 콘텐츠 사이트 <모션 엘리먼츠>


배경음악은 터키 행진곡을 애초에 골라두고 대본을 썼는데, 클래식의 경우 저작권은 소멸했더라도 저작인접권(연주자나 음원사의 저작권)이 소멸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모션 엘리먼츠에서 구매해서 썼다. 참고로 곡 하나당 돈이 든 것이 아니라 한 달에 3개의 음원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연간 $198 정액제를 끊어 누군가 연주해서 올린 터키 행진곡을 구매해서 사용했다.



디자인

특히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이 폰트나 사진 같은 디자인 저작물에 대한 것들인데, 무료 폰트도 예쁜 게 많지만 난 딱 쓰고 싶은 폰트 느낌이 정해져 있어서 폰트를 구매하는데 꽤 시간이 들었다.




우선 한글 자막 폰트는 영화관에서 주로 보이는 태 영화체를 무조건 쓰고 싶었기 때문에, 태 폰트 공식 스토어에서 폰트와 유튜브에서 쓸 수 있는 라이선스를 11만 원 정도에 구매했다.


또 영어 폰트의 경우 해외 개인 폰트 디자이너 사이트에서 나의 사용처를 적어 저작권에 대해 문의를 하고 견적을 받아 구매하거나, 영문 폰트 사이트에서 폰트 사용 범위를 꼼꼼히 문의한 뒤 구매해 사용했다.


이처럼 폰트 구매 시 단순하게 '폰트 자체'만 구매하는 게 아니라 내가 유튜브에 광고를 달고 사용하는 권한까지 포함돼 있는지 라이선스를 꼼꼼히 확인한 뒤 구매해야 한다.




이외에도 무거운 촬영 장비를 옮기기 위한 차 기름값과 이동비로 10만 원 정도를 사용했었다.






물론 내가 100만 원이나 들인 영상이 빵빵 터지거나 조회수가 높은 영상은 아니지만, 채널 대문을 제대로 만들어서 뿌듯했고, 나중에 규모가 큰 기획 영상을 찍을 때 대략적으로 예산을 어떻게 짜고 준비해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쓰다 보니 장황한 글이 됐는데, 초보 유튜버가 이 글을 보고 대략적으로 영상 예산 세우는 법을 터득하고, 나와 같은 실수 비용을 저지르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 정리했다. 글로벌 채널은 티저를 올려두고 약간 힘을 다 써서 이후 콘텐츠를 빠르게 올리지 못했는데 앞으로 꾸준히 업로드될 예정이다. 다음 영상을 기대해주시라.



글로벌 채널 바로가기 >>

https://www.youtube.com/channel/UCYlFOmE9eTXTKN7vyvr_gXA


국내 채널 바로가기 >>

https://www.youtube.com/channel/UCxy1sz-8QLfoeZe6AYgJRJA


매거진의 이전글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살아남기 #여정의 시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