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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몽글 Feb 07. 2024

학교폭력, 신고를 해야 할까요?

귀염뽀짝 우리들의 학교 이야기

학교폭력 해결을 위한 전초전      


[교육플러스] 학교생활을 더욱 행복하게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학생으로서, 그리고 학부모로서 교실과 학교라는 공간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잘 몰라 걱정도 되지만, 그래도 더 잘 알아가고 싶은 마음 가득한 모든 분께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아이가 처음으로 학교에 들어가는 1학년 학부모님부터 친구 관계, 공부 문제 등에 고민이 깊어진 6학년 학부모님까지. 초등학교 생활을 위한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생각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우리 아이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 그리고 학부모님의 학교생활에 대한 한층 더 깊은 이해를 돕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편집자 주>



(이미지=꿈몽글)

아침 시간 등교를 하면서, 어흥어흥 호랑이는 복도에서 윙- 윙- 가방을 돌리고 놀고 있었어요.

“아야!”

아이고, 로켓돌핀의 머리를 가방이 세게 치고 말았어요.

“이게 뭐야, 호랑아!”

(이미지=꿈몽글)

로켓돌핀은 씨익 씨익 화가 났어요. 어흥어흥 호랑이는 미안하단 말이 입 밖으로 잘 나오지는 않았지만, 애써 실수로 그런 것임을 에둘러 이야기했어요.

선생님이 그 장면을 보고, 상황을 들어주었어요. 어흥어흥호랑이는 실수로 그랬다는 점을 말하고, 로켓돌핀은 실수여도 아팠다고 말했어요. 선생님은 두 친구 입장을 다 이해하지만, 실수여도 누군가를 아프게 한 것에 대해서 사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어요. 서로 악수하고 화해하고 일이 마무리되었어요.

선생님은 이후 수업 시간을 활용해서 복도에서 장난치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셨어요.

(이미지=꿈몽글)

로켓돌핀은 집으로 돌아왔어요. 부모님이 차려준 저녁을 먹고 별생각 없이 아까 있던 일을 이야기했어요. 이야기를 듣던 엄마의 표정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가방에 머리를 맞았다니. 혹시 집단 따돌림은 아닐까? 엄마의 걱정이 커졌어요.

“호랑이가 사과는 제대로 했니?”

“아니, 선생님이 시켜서 사과는 했는데. 처음에는 그냥 억지로 그런 건 아니라고 말만 했어.”

바로 제대로 된 사과가 없다고 하니, 엄마는 더 화가 났어요.

(이미지=꿈몽글)

한편 어흥어흥 호랑이도 친구와 화해는 했지만, 억울했어요. 실수로 가방을 돌리다가 로켓돌핀이 달려오다 머리에 맞은 건데, 왜 자기에게 화가 났는지 이해가 어려웠어요.

“엄마! 난 그냥 혼자 걷고 있었는데, 실수로 부딪혔다고 로켓돌핀이 사과하라고 소리쳤어!”

“뭐? 실수로 그런 걸로 걔가 소리를 쳐?”

어흥어흥 호랑이의 엄마도 화가 났어요.

“그래서, 걔는 너한테 사과 했어?”

“아니, 엄마. 그냥 선생님이 각자 잘못한 거 말하고 나보고 사과하래서 사과했는데?”

“너가 사과를 했다고?”

우리 호랑이도 속상한 부분이 있는데 헤아려주지 않고 사과를 강요한 선생님이 미워졌어요.

학교폭력 신고를 할까 말까 고민되는 순간. 학교폭력 신고가 어떤 과정인지 알고 싶은 그때를 위해 준비한 시리즈입니다. 학교폭력에 대해 앞으로 두 달에 걸쳐 다뤄보겠습니다.

(이미지=꿈몽글)






Q1. 언제 학교폭력 신고를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우리 아이가 겪는 상황이 학교폭력인지 아닌지 어떻게 구별할까요?

A1. 현행 법률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학교폭력”을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참 설명이 길죠. 짧게 말하면 생활 속에서 우리 아이가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해당 행위는 학교폭력으로 정의되고 신고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지난 4화에서 말씀드렸듯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 중 갈등 관계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그냥 갈등이 있어도 언제든 학교폭력 신고는 가능한 셈입니다.

결국 학교폭력 신고를 할지 말지에 대해서 아이와 보호자께서 지혜롭게 잘 판단하시면 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진짜 신고해야 할 사안으로 학교폭력 신고를 하는 것에 대해 학교에 죄책감을 느끼거나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학교폭력 신고를 해도 담임교사나 담당 교사, 학교에 피해가 가는 일은 없습니다. 담임교사에게 평가상의 불이익이 생기거나 그런 부분도 없구요. 그러니까 그런 부담감은 갖지 않으셔도 되고, 학교폭력 신고를 학교가 은폐할까 걱정도 안 하셔도 됩니다.

문제는 이제 아이에게 주어진 사안이 학교폭력인지 아닌지는 철저하게 당사자인 학생과 보호자가 잘 판단해야 할 일이라는 점입니다. 누군가는 그냥 친구들끼리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넘어가는 일이, 누군가는 ‘학교폭력’ 신고로서 처절하게 응징해야 할 일이라고 판단될 수 있다는 거죠. 여기에서 이제 우리 학부모님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Q2. 학교폭력 신고를 원하는 게 아니라 그냥 선생님이 한 번 더 혼내주길 원하는 사안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2. 만약 담임교사가 모종의 이유로 해당 사안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면, 상담을 통해 보호자로서의 상황을 파악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고, 적절한 수준의 생활지도를 요청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이미 처리된 사안에 대해, 한 번 더 혼내 달라는 요구는 생각할 점이 많습니다.

담임교사가 이미 지도를 한 사안인데 해당 조치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를 구체적으로 설정해보겠습니다. 가령 앞서 살펴본 이야기에서 로켓돌핀의 엄마가 담임교사에게 이렇게 항의하는 모습이 있을 수 있겠죠.

“우리 애가 다치고 기분이 나쁘다잖아요. 선생님이 상황 알맞게 이해하고 처리하신 거 맞습니까? 상대 아이 벌을 줘야죠, 벌을.”

정말 간곡히 말씀드리자면, 교사는 ‘처벌하는 사람’도 아니고, 학급의 누군가를 ‘미워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모든 학생이 바르게 성장하길 바라고 교육적으로 지도하고 있을 뿐이지요. 서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화해를 하는 수준에서 만족하지 못하는 순간, 교사와 학부모의 대화도 겉돌기 시작합니다.

“어머님, 그러면 어떻게 처리하길 원하실까요?”

“그걸 제가 어떻게 압니까. 하지만 전 이렇게 처리하길 원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끝나도 될 일이 아니라 생각해요.”

“혹시 학교폭력 신고를 원하실까요?”

“제가 언제 학교폭력 신고를 원한다고 했나요? 그렇게 하겠단 게 아니라, 다른 조치를 취해 달라고요.”

“…. 두 아이가 서로 이미 화해를 한 상황인데요, 어머니.”

“선생님, 지금 이게 그렇게 넘어갈 일이라 생각하세요?”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원하실까요? 해당 유형의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수업 중 다루기도 했는데요.”

“공개사과 정돈 해야죠, 공개사과. 반에서 아이들 앞에서 이렇게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요.”

학교폭력 신고도 원하지 않지만, 담임교사가 지도한 내용도 마음에 들지 않아 하며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은 그대로 수용되기가 어렵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 이미 아이들이 화해를 하고 종료된 상황에서 다시 그 사안을 언급하는 것은 정서적으로 옳지 않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며, 서로의 관계를 해치는 대화가 반복되게 됩니다. 어른들의 자존심 싸움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됩니다.

둘. 공개사과는 아동학대로 지적되는 사항입니다. 공개적으로 잘했다, 못했다를 표기하는 칭찬스티커마저 아동학대로 판단한 법원의 판결 사례가 존재합니다. 그런데 이미 화해한 사안으로 다시 학급 전체에게 공개사과를 하는 것은 상대 아이를 향한 정서적 학대를 교사에게 강요하는 셈입니다. 교육적이지도 않습니다.

셋. 공개사과는 학교폭력 처분에도 없는 조치입니다. 서면사과도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 학교폭력 처분에 의해서 가능한 조치입니다. 상대에게 사과를 강요해도 상대 보호자가 불만을 표할 수 있습니다. 해당 갈등이 둘 사이에서 있던 일인데 다른 다수에게 해당 사안을 공표하는 것의 문제점을 말할 필요도 없겠고요.

이런 무리한 요구가 이어지는 사례는 매해 한두 번은 꼭 발생하는 유형인데요.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아이들은 친구를 잃는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아이들끼리 스스로 해결을 하고, 이유를 납득하고, 진정으로 화해한다면 교우 관계에 큰 해를 끼치지 않겠지요. 하지만 어른들의 개입으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 아이들에게 불필요한 과정들이 남발되는 것으로 서로의 상처가 커지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1번에서 말씀드렸듯 학부모님의 지혜로운 판단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학교폭력신고는 추후 이어지는 연재에서 다루겠습니다만, 절차적으로 모두에게 열려있습니다. 신고 즉시 학교폭력 피해를 상정하고 피해 학생을 보호하는 다양한 조치가 준비되어 있으며, 학교폭력전담기구 및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모두 피해 학생이 원하면 무조건 진행할 수 있게 ‘법률’을 통해 보장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을 은폐할 수 없는 구조로 만드는 노력이었겠습니다만, 신고가 남발되는 사회적 배경에 기반하여, 갈수록 학교폭력 접수 건수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말 학교폭력 신고를 통해 해결해야 할 일인지, 아이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인지 지혜롭게 잘 판단하시어 결정하시면 되겠습니다.




Q3. 우리 아이가 잘못하여 학교폭력 신고가 이루어졌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3. 이 부분은 다음 주 연재에서 더욱 그 과정과 함께 상세히 다루겠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의 잘못이 어느 정도인지를 객관적으로, 그리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헤아려보는 것입니다.

신고 즉시 48시간 이내에 접수가 이루어지고, 신고 당일 바로 즉시분리를 최대 7일까지 적용할지 말지에 대해 피해 학생 및 보호자의 의견을 묻습니다. 이후 14일 이내(특별한 이유가 있을 경우 최장 21일로 연장 가능함)에 양쪽의 의견서가 제출되도록 한 다음. 학교폭력 전담기구를 개최합니다. 전담기구에서는 해당 사안이 심의위원회를 갈지 아니면 학교장 자체해결을 할지 결정하게 되며, 전담기구 결정과는 무관하게 피해 측이 원하면 무조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로 사안이 이관될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의 잘못이 명백하다면 학교폭력 신고 접수가 이루어진 후 곧바로 사과의 뜻을 전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도의적으로도 제도적으로도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잘못이 명백함에도 자신의 개인적인 이유를 들어 사과가 늦어지면, 피해 학생과 보호자의 상처는 더욱 커질 테니까요.

간혹 보호자가 개인적인 업무가 바빠 신경을 못 쓴다는 이유로 학교폭력 신고가 접수된 지 십 수 일이 지난 후에 사과를 하면서 ‘나는 충분히 사과를 했는데 상대는 왜 불만이냐.’라는 말을 하는 보호자도 계시는데, 이것은 피해를 입은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은 기본이거니와, 학교폭력 신고 접수 과정에 대한 몰이해로 나오는 심각한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사과는 빠를수록 좋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옳겠고요.

그 밖의 추가 질문사항이 있으면 댓글 또는 메일주소 talkinstory@naver.com으로 질문해주세요. 앞으로 두 달에 걸쳐 학교폭력 테마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다루겠습니다. 가장 궁금하실 내용을 골라 하나하나 함께 해결해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이미지=꿈몽글)




 안녕하세요, 저희는 교실 속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풀어내는 꿈ː몽(夢)글 팀입니다. 교실은 학생과 교사들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순간순간이 쌓이는 공간이지요. 그 속에서 일어나는 장면들, 그리고 행복한 교실을 만들어가는 방법들을 소곤소곤 이야기 나눠보고자 해요. 그렇게 몽글몽글, 꿈 같은 기록을 모아갑니다.

 - 교사 홍산(그림): 아름다운 색깔을 덧대어가며 그림을 그립니다.
 - 교사 김성아(그림): 꿈을 꾸기 위해 그림을 그립니다.
 - 교사 이준기(글): 교실이라는 공간 속 행복을 글로 담아냅니다.

저희 팀에는 —많은 현장의 선생님들이 그렇듯이— 모든 학년을 가르쳐본 교사도 있고, 고학년을 집중적으로 가르친 교사도 있으며, 1학년 부장부터 생활부장까지 이것저것 업무들을 해본 교사도 있습니다. 이런 경험들을 모으고 모아 독자님께 보탬이 될 교실 속 정보를 하나하나 전달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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