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무심코 삼킨 영양제의 확률게임 & 마그네슘
[약사로서,]
사실 영양제에 대한 정보는 가득 차서 넘쳐흐른다. 정보의 시대가 아닌가.
심지어, 약사로서 보는 정보와 비의료계통 사람(일반인)이 접하는 정보가 큰 차이가 없는 경우도 많다.
정보에 대한 글은 과연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까? 약사로서 추천하는 것은 모두 ‘좋은’ 약일까? 시중의 모든 영양제를 파악하고, 개개인의 모든 병력과 컨디션, 몸 상태, 유전적 특징 등을 모두 파악한다면 가능하다.
고로,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다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고 내가 생각하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영양제는 확률게임]
질병에 대해 의약품을 투여받는 것은, 치료받기 위한 다소 필수적인 절차이다. 하지만, 영양제는 그렇지 않다.
어떤 영양제를 먹어야 할까?라는 물음에 대해 정답은 정해져 있지 않다. 답이 없다. 그저 오롯이 개인의 선택이다.
특정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이 ‘건강함’을 100% 보장하지는 않는다.
영양제 복용은 일종의 ‘확률 게임’이다.
개개인이 부족할 법한 영양소에 대한 영양제를 택하거나, 건강의 측면에서 개인의 신체적 취약 부분에 도움이 될만한 영양제를 선택하는 것이다. 더욱이, 보통 자원(비용)은 한정적이므로, 특정 몇 개의 영양제를 선택하고 집중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영양제 과다복용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도 하다.)
또한, 영양제 또는 약을 복용하였을 때 신체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일반적인 합성의약품의 예시)
전통적인 영양제를 물과 함께 입으로 복용하는 경우. 식도, 위, 소장, 대장을 지나면서 '흡수'된다. 복용한 영양제 성분이 내 몸의 혈관 내로 '흡수'가 된다면, 혈관에 있는 혈액을 따라 온몸으로 퍼지게 된다(분포).
내가 오른쪽 어깨가 아픈 경우, 근이완제 또는 영양제를 먹는다면, 그 성분이 정확히 오른쪽 어깨로 가서 작용을 하는 것은 아니다. 영양제 성분은 온몸의 혈액에 골고루 퍼져있는 상태에서, 일부 확률적으로, '우연히', 오른쪽 어깨 부위 세포들에 들어가 작용이 일어난다고 할 수 있다.
영양제의 확률게임은 우리의 선택에서도, 그리고 복용 시 우리 몸에서도 일어난다.
무슨 영양제를 먹어야 할지, 자신의 몸에 대해서 아는 것은 누구보다 본인이다. 본인은 파악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평소보다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자신을 바라본다면, 본인은 생각보다 본인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약사로서, 또는 다른 보건의료인의 견해가, 건강에 대한 선택에서 조금의 가이드와 방향성,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 역할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운동과 마그네슘]
요즘 나는 사람들과 함께 마라톤 준비를 하며 운동량이 높아졌다. 고로, 개인적으로 마그네슘 섭취량을 평소보다 조금 늘렸다.
마그네슘을 섭취하는 것이, 운동하는 사람들에게는 좋다고 권하는데. 마그네슘뿐만 해당되는 것은 사실 아니다. 과연, 근육과 운동 등에 관련된 요소가 마그네슘 하나일까? 전혀 그렇지 않지. 오히려, 마그네슘 말고도 수많은 요소들이 있다.
앞서 언급했듯, 확률적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에, 확률상 유리한 것을 제시한다.
[왜 마그네슘일까?]
우선 확률상, 마그네슘이 부족할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음식으로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하고 흡수하는데, 그중 마그네슘을 음식으로 하루 권장량을 매번 채울 수 있을까?
예시를 들어보자.
아몬드 100g에는 마그네슘 250mg 정도가 있고,
연어 100g에는 마그네슘 95mg 정도가 있다고 한다.
하루 마그네슘 섭취 권장량은 대략 400mg 전후이다.
하루 마그네슘 섭취량을 단순 계산해 보자. 하루견과가 보통 25g으로 나오니까, 그 정도 무게의 아몬드를 175g 정도, 하루견과 7 봉지. 또는 연어 400g 정도. (단순 계산일 뿐,)
영양제를 섭취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부족한 영양소를 하루이틀이 아니라, 매일 챙겨 먹는 것은 쉽지 않기에, 영양제라는 간편한 방법을 선택해서 부족함을 채우는 것이 목적이다.
더욱이, 일반인 기준 400mg이라고 설정해 두었지만, 사람마다 다를 것이고, 요즘의 나처럼 운동량이 평소 1.5-2배 수준이라면, 중고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라면 필요량은 일반인 설정 기준보다 높다고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으로 생각한다면, 적어도 400mg을 꾸준히 섭취해 주는 것이 그 ‘확률 게임’ 중 합당한 선택이라는 생각이다.
마그네슘을 일례로 들었지만,
마그네슘이 아닌 모든, 그리고 특정 영양제를 선택할 때에, 어떤 의미와 목적을 가지고 복용할지 스스로가 명확히 설정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도움을 받고, 이후의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우리는 한정적이고 소중한 자원을 가지고, 건강을 유지하고자 하는 일종의 확률게임에서 합당한 선택을 하길 바라고 있다.
앞으로도 영양제, 그리고 그 너머의 다양한 건강 측면의 생각과 고민, 실천에 대해 기록할 예정이다. 약사로서, 그리고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