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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sanasu Nov 12. 2024

수원삼성의 시즌 마감과 인천의 강등 확정

2024.11.9~10.


K2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가 열렸던 9일.


수원삼성만이 경기를 치르지 못하고 다른 팀의 결과를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 부산과 전남 두 팀 다 이기는 결과만 아니면 5위 안에 들어 플레이오프를 치러볼 수 있기에 희망적인 예상이 더 많이 들었던 날이다.


그러나 하필 꼭 그 하나의 경우의 수로 수렴되었다. 부산과 전남 모두 승리를 거두며 수원은 6위로 밀려났다. 부산과 승점은 같지만 다득점에서 밀렸다. 아무것도 해보지도 못하고 시즌을 마감당해 버린 기분이었다. 과거의 지거나 비긴 경기에서 승점을 1점만 더 따놨더라면, 하는 소용없는 한숨만 내뿜었다.



수원삼성의 2부 리그 첫 시즌은 어수선하게 끝나버렸고 내년에도 2부 리그에서 한 해를 보내야 한다. 치열하고 만만치 않은 2부 팀들을 경험하고 나니 내년에는 승격하리라고 당연스럽게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올해의 경험으로 한 게임 한 게임을 얼마나 소중하게 치러야 하는지를 선수들이 깊게 느꼈기를 바랄 뿐이다. 선수와 감독 그리고 우리 팬들 모두 한 해 고생하셨습니다.






한편 K리그1 경기가 있었던 10일.


전북이 대구를 이기고 대전이 인천을 이기면서 인천 유나이티드는 창단 후 처음으로 강등이 확정되었다.


작년 가을, 인천 원정 경기에서 수원이 패한 후 경기장의 모든 구역에서 '수원강등'을 외치던 공포스러운 기억이 떠오른다. 수원을 조롱하는 걸개와 원정석을 향한 모욕 행위들을 목도하면서 심히 불쾌했지만 도대체 수원한테 얼마나 당한 게 많으면 저러는 것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복수는 복수를 낳는 것일까. 수원이 당했던 똑같은 방식으로 인천은 대전에게 조롱을 당해야 했다.


축구장에서 가장 흔하게 벌어지는 착각이 있다. 간절하게 무언가를 원하면 이루어지리라는 희망이다. 하지만 꾸준히 응원한다고 간절히 바란다고 게임을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그냥 응원하고 바라는 그 자체로 팬의 도리는 다 한 것이다. 그러니 게임을 이겼다고 상대팀을 조롱하고 무시하면서 마치 그런 행위의 정당성을 확보한 듯이 쏟아내 버리면, 우리 누구도 그런 권리와 정당성을 부여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그 화살은 언젠가 다시 나에게 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중요한 건 이런 비이성적인 감정의 교환이 축구에서 가장 재미있는 요소라는 점이다.


2023년 가을, 수원을 향한 인천의 조롱
2024년 가을, 인천을 향한 대전의 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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