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수십 개의 당신들이 발생하고

하나의 선

지금 내 생활의 일부나 전부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나라는 사람과 연결되었던 기원을 쫓아가보면 아주 적은 필연성과 아주 짙은 우연성으로 이루어졌다는 걸 알고 놀라기도 한다. 선이 하나 만들어지는 데에는 위태로운 개연성마저도 그 일을 해내곤 하지만 한 번 만들어진 선은 운명과 같은 강한 연관성을 파생시킨다.

하나의 마음이 너무 괴로워 그것을 둘로 가르면 이쪽에도 저쪽에도 당신이 있다. 더 괴로워진 내가 그것들을 다시 둘로 가르면 네 개의 당신이 생긴다. 여덟 개의 당신, 열여섯 개의 당신. 괴로워할수록 당신들은 많아지고 나는 더 괴로워진다. 그러다 어디선가 당신이 나타나 둘 곳 없이 허둥대는 내 손을 잡는다. 나를 괴롭히던 수십 개의 당신들이 사라진다.

실재하는 당신만이 나를 구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