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우리는 시를 해부하며 배웠다. 그러나 자라고 보니 그 시는 그런 시가 아니었다. 우리 생은 시다. 시는 시인의 채 아물지 않은 생이다.
*구지(俱胝)선사 : 손가락 하나를 세워 보여준 천룡에 의해 깨달음을 얻은 구지. 이후 누가 묻기만 하면 손가락을 하나 세워 보였는데, 어느 날 그가 없는 사이 동자승이 -그를 흉내내어 -학인들에게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후에 그 이야기를 들은 구지는 동자승의 손가락을 칼로 자르고 제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순간 동자승이 훤히 깨쳤다는 이야기. 혜가도 마찬가지. 제 팔을 잘라 가르침을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