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증 플레이리스트 6p
오후 3시 4분. 고요하고 적막한 거실. 옷들은 제각각의 모습을 한 채 바닥에 누워있고, 저 멀리 그릇 청소거리들은 은근하게 자신의 냄새를 풍기며 존재를 알리고 있었다. 그러한 거실에 앉아있던 중 머릿 속을 스쳐지나가는 건 '꿈'이었다.
예술가란 이름을 달고 미래를 계획했던 5년하고 2개월. 이 기간동안 정말 행복한 삶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떠나야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 무대 위가 아닌 무대 아래서, 객석에서 무대를 바라보아야할 것 같았다. 누군가 예전에 내게 그랬었다. "정말 노력해보고 정 안될 것 같으면 포기하는 것도 능력이야. 포기해도 누가 너 뭐라 안 해." 포기하는 것도 용기일까. 마치 포커 카드와 같았다. 내 마음은 무대를 향하고 있는데 현실은 숫자를 보여주며 나를 주저앉게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숫자말고 조커를 보여줬으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이번 생은 아닌가 보다.
복잡한 머릿 속을 한 가지 생각으로 정리했다. 냉큼 나의 최애 노트를 펼쳐 떠나기 전 만들고 싶은 공연 리스트를 적어보았다. 곧 떠나야할 걸 알기에 조금은 조심히 그리고 신중히 적어내려가는 내 모습은 날 긴장하게 만들었고, 코와 손바닥에 약간의 땀을 맺히게 했다. 생각이 생각을 잡아 먹었던 20분 전과는 달리 리스트를 만들 때는 행복이 내 머릿 속을 가득 채웠다.
이 글을 보는 당신에게도 조심스레 묻고 싶다. 나와 같은 경험이 있었는지.
TOIL - 시한부
적어내려가는 wish list
뭐가 좋을지 고민
하는 중야 baby 마지막이잖아 우리
이제 곧 떠나야해 난 멀리
이제 곧 떠나야해 난 멀리
습관적 글쓰기를 위해 하루를 기록합니다. 하루동안 제게 입력된 생각이나 상상의 순간들 어쩌면 일기일지도 어쩌면 소설이 될 수도 있는 이 글은 하루의 끝 쯤 하루를 확인할 수 있는 영수증 정도 되겠네요. 영수증을 확인하면서 음악도 소개해드릴게요. 영수증 플레이리스트 <영플리> 지금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