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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세 Dec 03. 2023

배낭여행 한 달에 얼마를 썼을까?

11월 결산

온전하게 11월 한 달을 보냈다. 결산을 했다.  그동안 어플을 사용해 매일 쓴 돈을 빠짐없이 기록했다. 과연 얼마를 썼을까?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11월 여행비용 결산

숙소비용        460.184
전체식비        507,881
교통비           227.373
문화생활비     92.984
쇼핑               272.062      

합계 1.560.484
 

세부항목


<식비>


- 외식
20.243  연어스테이크
39.325  한식당
12.690  샐러드바
22.100  치킨샐러드
39.930  골롱카(폴란드 전통음식)
23.100  치킨떡볶이

합계 157.388

외식비          157.388
순수식비       350.493

<쇼핑목록>

파카상의  히트택상의 털모자
털장갑 블루투스 이어폰

경비를 줄이는 방법은 간단하다. 외식을 줄이고 쇼핑을 최대한 자제하면 된다. 숙소비용은 한 달에 50만원 정도 잡았다. 하루 2만원 미만의 호스텔을 이용하면 된다. 가장 최저 비용의 호스텔을 알아 봐야 한다. 보통 6인실에서 10인실 정도의 숙소이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익숙해지면 나름 지낼만 하다. 마음맞는 친구 만나면 지내기 편하다. 물론 이런 생활이 맞지 않는 사람은 호텔이나  1인실을 예약하면 된다. 비용은 두 배 이상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 20대로 보이는 남미 계열의 여성 둘이 우리 방으로 들어왔다. 반갑게 인사했다.  혼성 도미토리도 있고 여성 전용도 있다. 많은 여성여행자들도 거리낌없이 이용한다.

단기여행을 가시는 분들은 먹는 비용을 아끼지 않고 계획한 예산 안에서 즐기면 될 것이다. 숙박비와 식비, 교통비가 핵심이다. 장을 봐서 호스텔에서 해서 먹으면 거의 ⅓ 수준으로 비용을 낮출 수 있다. 단백질은 달걀과 우유로, 탄수화물은 쌀과  스파게티로 해결했다. 야채는 당근, 양파를 주로 사용했다. 그리고 편의점에 가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포장된 야채들이 있다. 케첩과 마요네즈를 넣고 섞으면 괜찮은 야채샐러드가 된다. 비타민은 그렇게 섭취했다. 사과가 비교적 저렴해서 사다 놓고 먹었다.


그리고 세 번째가 교통비이다. 거의 고정 비용이다. 이동이 많으면 많이 지출하고 한 곳에 오래 머물면 지출이 적을 것이다. 도시간 장거리 이동은 어떤 회사를 이용하든 비용이 거의 비슷하다. 기차가 조금 저렴하니 시간표를 잘 보고 기차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 비행기도 잘 보면 라이너스 같은 저가 비행기가 있다. 잘 검색해서 활용하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나는 거의 버스로 다녔다. 이제부터는 좀더 저렴한 기차도 활용해 볼 생각이다.


쇼핑의 경우 거의 월동장비들이다. 한국에서

미처 준비해가지 못한 것들을 샀다. 조금 더 치밀하고 꼼꼼하게 준비했으면 안사도 되는 것들이다. 이어폰도 집에 있는데 분실할까봐 유선이어폰을 가지고 갔다. 털모자가 이렇게 중요한 겨울장비인지 유럽에 와서야 알았다.

털모자를 쓰고 유선 이어폰 쓰기가 너무 아프고 불편해서 결국 소니 거로 70.000원

주고 하나 샀다. 털모자는 세 개나 샀는데 다 잘 쓰고 있다. 나의 유일한 사치이다.


내가 애당초 목표로 잡았던 금액이 한 달에 백만원이다. 이제 여행에 점차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외식과 쇼핑을 자제하면 계획대로 지출이 가능할 것 같다. 그렇게 해서 1년 비용을 1,500만원 정도로 계획했다.


남쪽으로 내려가면 물가가 비교적 저렴한 나라들이 있다. 그 나라에서 머무를 때는 지출이 더 줄어들 것이다. 반대로 서유럽 쪽으로 가면 지출이 더 늘어날 것이다. 좌우간 한 달에 100만원 예비비 300만원 해서  1,500만원으로 여행을 마쳐 볼 생각이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다. 더 적게 쓸 수도 더 많이 쓸 수도 있다. 단기여행이라면 화끈하게 지출하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여행은 그렇게 돈을 쓸 수가 없다. 나는 100만원 정도가 딱 적당하다. 문화생활비는 박물관, 국립공원 입장료 등이다. 중요한 곳들은 그래도  돈을 내서라도 들어 가봐야 되지 않을까 해서 골라서 입장한다.

술은 거의 먹지 않는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아무래도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되기에 자제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사온 맥주 한 캔 정도 가볍게 숙소에서 마신다.  1년의 시간과 1,500만 원이라는 자원을 투자해서 새로운 경험을 얻는 거래를 하고 있다. 각자의 여행목적과 경제상황, 시간여건 등을 잘 고려해서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여행을 떠나면 좋을 것이다. 나는 새로운 경험을 하며 글을 쓰겠다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왔기에 그에 맞추어 움직이고 있다.

돈은 쓰라고 있는 것이다. 기회비용을 잘 고려해서 그에 상응하는 만족을 얻으면 합리적 소비라고 볼 수 있다. 각자 만족을 느끼는 부분이 다르다. 상황과 처지에 맞는 여행을 떠나면 된다. 여기에 정답은 없다. 나는 내가 투자한 비용을 여행이 끝나기 전에 회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복안은 없지만 방향만은 그렇게 잡고 있다.

한국을 떠나온 지 45일 정도 지났다. 워밍업은 끝난 듯하다. 이제부터 더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움직이려고 한다. 언어의 장벽도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필요한 말들은 문제없이 하고 있다. 장기체류를 통해 현지인과의 심도깊은 교류를 준비하고 있다. 내 여행의 목적은 새로운 경험의 축적과 창작활동이다.

생활인으로서 앞으로의 경제활동도 계획해야 한다. 이것도 이번 여행의 목적 중 하나이다. 돈은 필요하다. 그러나 전부는 아니다. 돈은 쓰기 위해 버는 것이다.  돈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꼭 필요한 데 쓰기 위한 경제활동을 준비하려 한다.

지금까지의 여행에 매우 만족한다. 앞으로 또 어떤 일이 예상치 않게 생길 지도 모르지만 그때마다 해결책을 모색하며 헤쳐갈 것이다. 문제가 없는 삶은 없다. 문제는 해결하라고 주어지는 것이다.  문제의 해결을 통해 나는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간다. 새로운 곳을 향한 설레임이 사라질 때 그 때가 돌아올 때이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다. 그 때는 겸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끝은 또다른 새로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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