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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램즈이어 May 30. 2024

에트나 화산

카타니아, 시칠리아 풀리아 여행기

속으론 열정이 들끓으면서

겉으로는 단순하기 짝이 없네

회색, 갈색, 검은색으로만

     

제우스가 제압한 괴물 티폰이

아직 네 속에 살아

몸부림치며

거친 숨결 내뿜는 거라고?    

 

오십만 년 전에 태어나

2700년 동안 일했으면서

활화산의 명성을 양보하다니

    

베수비오는

나이로 보나 키로 보나  

네겐 애송이구만

    

폼페이는 사라졌으나

카타니아는

네 치마폭 아래 예쁘게 자라


너는 착하다고 소문났더라

    

뜨거운 네 기슭은

쇠 벼리기가 좋아

대장장이 헤파이스토스의 작업실이었다고?

    

은판 두 겹 청동판 두 겹 금판 한 겹의

아킬레우스 방패가

여기서 만들어졌다면

    

그 예술 혼이

아직까지 흐르고 있나 봐

    

벨리니는

주옥같은 오페라를

바카리니는

훌륭한 대성당을

뚝딱뚝딱 지어냈으니

     

엠페도클레스는 탐구심에

붉은 네 심장으로

뛰어들었다지


나의 씩씩한 친구도 정상에 올라

까만 분화구 맴돌았는데


내가 열심히 체력 길러서

트래킹 하러

다시 오고픈 것은


계속 자라는

네 키가 얼마나 됐나 볼 겸

    

무채색 가운데서 피어난 노랑

야생화 덤불에서

여우도 한번 만날 겸    


---     

** 에트나 화산: 카타니아 인근의 해발 3457미터 유럽에서 가장 높은 활화산

    기원전 7세기경부터 최근까지 폭발 기록이 있다. 17세기에 대규모 지진과 폭발이 있어서 카타니아 시는

    주민의 반 정도를 잃고 건물들이 사라졌다. 지금은 그 후 재건된 바로크 스타일의 모습이다.

    우리 일행은 버스로 1950 미터에 있는 산장까지 가서 거기 있는 소분화구를 둘러보고, 케이블카를 타고  2500 미터까지 올라갔다.


작은 기생화산의 분화구/ 멀리 보이는 이오니아 해


성당 앞의 기병/벨리니의 동상:오페라의 주인공 석상과 악보가 새겨져 있음/ 벨리니 생가
바카리니가 설계한 산타카타 성당/ 카타니아 시내에서 늘 보이는 에트나

** photo by Lambsear and her colleag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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