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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Mynsu Kang May 13. 2024

[기술경영] 미래를 어떻게 예측할 것인가?

다시쓰는 C경영학 시리즈 8

들어가기 전에...

  필자는 2016년 부터 IT회사에서 본격적인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심각한 취업난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일할 수 있다는 감격이 체 식기도 전에 필자는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돌이켜 보면 2015년 부터 2016년 이 시점이 경영 환경에서의 큰 변화가 일어난 시점이었다. 바로 이제부터는 기술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고, 컴퓨터가 인간을 비로소 이긴 사건이 발생한 시기 였기도 했다. 첫 째는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건이다.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의 바둑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이세돌 9단을 5번 대결에서 4번을 이겼다. 인간의 무기력한 패배였지만 인공지능 관점에서는 실로 엄청난 승리였다. 사람들은 인간이 인공지능을 상대하여 1승을 올린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둘 째는 2016년 1월,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교수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제 4차 산업 혁명(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키워드를 전 세계에 제시하였다. 이는 전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산업 혁명으로서 근본적으로 경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 놓을 것으로 전망되었다. 이 때문에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근거로 "어떻게 일할 것인가?"인가 필자의 삶에 큰 화두였다.


미래는 기술의 시대인가?

 2023년 1월, 마이크로소프트는 100억 달러(원화 환산 시 약 13조)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였다. 대상은 'ChatGPT'로 유명한 OpenAI이다. OpenAI는 2015년 샘 올트먼(Sam Altman)이 인간 친화적 인공지능(AI)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로 설립한 회사이다. 이후 2022년 말, 세상에 처음으로 ChatGPT가 공개된지 단 5일 만에 100만 유저를 달성하는 등 반응은 뜨거웠다. 이 정도 규모의 유저를 확보하기 위해서 넷플릭스는 약 3.5년, 에어비앤비는 2.5년, Youtube는 10개월, 페이스북은 8개월, 인스타그램은 2.5개월이 소요된 점을 고려할 때 놀라운 성과이다.


출처: 포브스(Forbes) 뉴스 기사 (2023.01.27)


반면, 전 세계 검색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구글을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다. 2022년 기준 구글의 전체 매출 중 약 56%가 검색 사업에서 나온 것을 고려할 때 Open AI의 등장은 큰 위협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이 때문에 구글은 서둘러 2023년 2월 대화형 AI인 람다(LaMDA)를 통해 Bard를 출시하였다. 구글의 AI 기술력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서비스 시연에서 오류가 발생함으로써 시총 약 200조가 사라지는 역 효과가 발생하였다. 


출처: No, That's Wrong: Google's Bard AI Demo Spouts Incorrect Info | PCMag


[참고] 주요 IT 기업 시가총액 비교 :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출처: 자체제작

AI를 많이 사용할 수록 클라우드 컴퓨팅도 많이 사용하게 된다. AI를 구동하는 인프라가 모두 클라우드 기반이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인 에저(Azure)를 가지고 있다. 이는 2014년에 부임한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CEO가 원도우 운영체제(O/S) 중심이었던 비즈니스 모델을 오피스365와 클라우드 서비스로의 전환을 추진한 결과이다. 한 때 상당한 매출을 차지하던 윈도우 등 개인용 컴퓨터 서비스는 약 30% 정도로 감소한 반면 클라우드 서비스는 약 40%, 오피스는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 기술에 대한 경쟁력은 기업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세계 3대 ICT 박람회 중 하나인 CES 2024 에서는 'ALL TOGETHER, ALL ON'이라는 주제로 AI(인공지능)를 비롯한 첨단기술이 모든 산업 분야에서 적용되며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다양한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두산은 로봇틱스 기술을 활용하여 분리수거 로봇을 선보이며 CES 혁신상을 수상하였고, 기아에서는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기반차량) 차량을 선보였는데, 운전선을 제외한 차량 뒤편 구조를 모듈화하여 필요에 따라 편리하게 바꿀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LG전자는 미래 차량을 움직이는 공간으로 보고, 이동 상황과 주행 목적에 맞춰 고객이 원하는 공간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하였다. 차량 내부에 설치된 올레드 스크린을 통해 게임을 즐길 수도 있으며, 차량 전면부에 헤드라이트를 통해 자동차 극장처럼 영상을 볼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세탁기, 냉장고에 AI를 도입하여 세탁물을 자체 센싱하여 적절한 세탁코스를 제공하는 것과 냉장고는 사용자가 문을 열어서 직접 확인하지 않고도 냉장고 내 식재료 리스트, 유통기한 관리, 추천 레시피 등을 제공한다.


필자는 앞으로의 미래는 어떻게 될것인지 오랜 시간 고민해왔다. 혹자는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하고, 더러는 예측무용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런데 미래에 대한 고민에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전 세계 최고의 기업들은그 미래를 차근차근 준비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CES와 같은 박람회에서 위의 내용과 같이 수 많은 기업이 참가하고 자신들의 제품과 미래 비전을 홍보하며, 

미래는 이렇게 변할 거야!

라는 메세지를 자신감있게 던질 수 있는 것이다.


미래 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그 답은 혁신이다. 네이버 사전에 의하면 혁신은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함'이라고 정의한다. 다른 말로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자 기업이 미래를 준비하는 적극적인 활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혁신의 또 다른 이름은 창조적 파괴이다. 창조적 파괴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기존 시장의 제품 또는 서비스를 몰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mp3가 CD를 몰아내고, 스트리밍 서비스가 mp3를 몰아낸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렇다면 왜 기업 경영에서 혁신이나 창조적 파괴가 필요한 것인가? 바로 기업의 생존 때문이다. 혹자는 이렇게 반문할 지도 모른다.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이익잉여금을 회사에 쌓아놓고 어려움이 있을 때 적절하게 사용하면 되는 것 아닌가?" 왜 그렇다면 한 때 전 세계의 황금을 쓸어담던 대항해시대의 강대국이었던 포르투갈이나 에스파냐는 다 어기로 가버렸나? 필자는 지속가능성은 '부'에 있지 않으며 '혁신' 또는 '생산성'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 것이 궁극적으로 부의 원천이라고 믿는다. 


기업의 생존율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줄어들게 된다. 창업 2년 만에 20% 기업이 문을 닫고 5년 이내에 절반 이상이 폐업하게 된다. 시간의 지평선을 늘려서 50년을 기준으로 잡으면 전체의 2% 기업만이 살아남으며 100년으로 늘리면 0.5%로 줄어들게 된다. 우리 주변에서 100년의 역사를 가진 기업이 많이 없는 이유를 뒷받침 한다. 따라서, 기업이 오랜 기간에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 번에 큰 성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꾸준하게 성과를 내야 하며 달리 표현하면 경영자에게도 한 번에 큰 성과를 내는 것 보다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오래된 이야기 이다. 회사의 한 임원과 점심식사를 하며 나눈 이야기 중 일부를 나누려 한다. 아무래도 IT 업계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앞으로의 미래를 예측해 보거나 기술의 변화가 대화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필자는 식사를 함께 한 임원에게 물었다. "아무리 자율주행 기술이 사람들이 원하는 발전 방향이고 많은 투자가 있다 할 지라도 정말 우리 삶에 실현될 수 있을까요?" 필자가 이렇게 질문한 이유는 수 많은 기술이 등장하고 사라지기는 반복하는 패턴이 있기도 했지만 기술적 '유행(fashion)'과 '본질(fundamental)'을 구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해당 임원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반드시 실현될 거라고 말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 눈에는 다 보이지 않겠지만, 누군가는 꿈을 꾸고 있고 또 다른 이는 그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을거야. 이 꿈은 전염되는 거야." 미래는 결코 그냥 주어지는 것이나 점쟁이 처럼 예측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들의 치열한 꿈이 모여 만들어 낸 산출물의 집합이다. 바로 이들이 미래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많은 기업들이 매년 기업 경영 트렌드를 분석하거나 미래 사회를 예측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미래는 분석이나 예측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만약 예측이 가능했다면 왜 기업의 현재가치와 미래가치의 집합인 주식시장은 그토록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예측을 벗어나는 것인가? 미래는 꿈꾸는 자들의 몫이며 개척해 나가야 하는 미지의 영역이다. 따라서 미래는 확정된 것이 없기에 불확실하다고도 말할 수 있고, 반대로 미래는 확정된 것이 없기에 기회와 가능성이 넘쳐 난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한 나라 또는 한 기업의 부는 미래를 선점하겠다는 도전정신을 지닌 혁신가들을 얼마나 많이 보유했는지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글을 마무리 하며...

  15세기 전까지 유럽은 중국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아는가? 세계 4대 발명품인 종이, 화약, 인쇄술, 나침판 등 수 많은 발명품은 중국이 세계 최초로 발명했고 혁신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중국은 세계 처음으로 나침판을 개발하였으나 이를 해외 시장 개척에 활용하지 못했고, 화약을 최초로 발명하였지만 자신의 국가를 효과적으로 방어하는데 활용하지 못했다. 현대의 기업경영에도 마찬가지이다. 필름을 생산하던 세계적인 회사 코닥은 디지털 카메라 기술도 가장 먼저 개발하였다. 그러나 필름 판매를 저해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디지털 카메라 기술을 활용하지 못했다. 그 결과 회사는 파산했고 전 세계 수 많은 경영 대학(원)과 경영학 교과서에서 실린 대표적으로 실패한 기업 경영실패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기술 개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라기 보다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


미래를 칠흙같은 어둠 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며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언론과 전문가들은 수 많은 직업이 기술에 의해 대체될 것이고 사람들이 하는 모든 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한다.이 글의 도입부에서 언급한 필자가 2016년에 경험했던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어둠이었다. 그러나 어두움은 그 스스로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빛의 없음의 동의어일지도 모른다. 빛은 혁신이고 도전이다. 어두움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빛이 없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마찬가지다. 빛은 경이로움이다. 기업 경영에도 독자의 삶에도 불안감과 두려움은 곧 사라질 것이다. 빛이 찾아오는 순간. 필자가 경험했던 것 처럼 말이다.


[참고자료]

1. 경영학 두뇌, 김병도, 해냄출판사

2. 기술경영 강의자료 중 일부 참조, 양홍석 교수, 서울대학교

2. 혁신으로 대한민국을 경영하라 : 서울대 경영대학 김병도 학장이 전하는 부자 나라의 DNA, 김병도, 해냄출판사

3. Information Technology 강의자료 중 일부 참조, 장정주 교수, 서울대학교


*C경영학이란?

C경영학은 기존 경영학의 목표인 사업가치 극대화, 주주가치 제고, 수익성 확보 등의 개념을 뛰어넘어 사람 중심 경영으로 경영 성과보다 성장에 초점을 맞춰 직원과 공동체를 살리는 경영을 지향합니다. 사회적 영향력과 가치, 다양한 사업적 이해관계자를 고려한 포용적 비즈니스 모델을 "바른 경영"이라고 정의하고, 이런 철학을 가지고 시대와 사회를 섬기는 비즈니스 리더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여기서의 C는 읽는 독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만, Challenge, Creative, Collaborative, Christian 각자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저자소개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주)티머니, LG CNS Entrue 컨설팅, GS 리테일 등에서 근무하였습니다. 경영 컨설턴트로서 다양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비즈니스의 사회적 영향력(social impact)을 고려하는 "바른 경영"에 관심이 많으며,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전심전력(2021, 북팟), 일하는 이유(2022, 북랩), 크리스천은 돈 걱정하면 안되나요(2023, 두란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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